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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詩

외로움 - 1995

집앞에 늦게 섰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매쾌한 냄새가 날 반긴다.
창을 열고 오늘의 일과를 뒤적인다.
습기먹은 이불을 살포시 덮고 눈을 감는다.

잠을 잔다.
잠을 자는 것으로도 모자라 꿈을 꾼다.
언제나 푸른빛들이 날 감싼다.
꿈은 그대로 꿈일지라.
꿈에서 깨어나면 똑딱이는 시계울음에
다시한번 깨어난다.
어둠...
어둠속엔 아무빛도 없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파란빛이
있을 것 같아,
눈을 돌리면
난 혼자가 되어있다.
고독에 필요한 준비물들은 영락없이
날 기다리고 있었고...
내 손 가득히...

오늘도 난 고등어 대가릴 내리쳤다.
그러나...
울지 않았다.

1995년쯤인가... 「외로움」


후기 : 지겹도록 외롭던 시절. 그 시절, 구구절절한 말들이 온통 내 마음을 흔들었던 때. 나 또한 구구절절한 말들을 만들어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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