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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詩

群像1 - 1998.3.19

 

사랑스런 인간들
제 울타리안에서의 것에는 목숨거는.
사랑스럽다.
가슴이 부서져라 안아준다.

사랑스런 인간들이 많다.
너무 많아... 너무 많아 하는.
너무나 사랑스럽다.
마음을 모두 뺏길 것 같은

사랑스런 인간들이 너무나 많다.
졸부의 자식임을 당당히 여기는 인간들.
역시 내겐 사랑이었다.
주체를 못 할 정도로.

다리에 힘이 빠진다.

등골이 휘어져라
새벽에 나가 새벽에 들어오는 사람들.
따뜻한 국물에 눈물을 흘리는 인정들.
일상에 치여 영원히 잠자고픈 그네들.
사골국물에 밥말아 먹는 꿈을 꾸며...
눈구녕이 쑥 빠져라
도시락 반찬에 계란이 들어간 아이들.
변변찮은 골목에서 짬뽕공을 쥔 소년들.
눈깔사탕 하나에 코피를 쏜 아이들.
뛰는 건 어찌그리 잘하는지.
오늘도 아버지는
쓴 목구녕에 오늘도 쇠주를 들이키고
등짝만 따스한 아랫묵을 잡수시고
오늘도 어머니는
밥 숟가락 맞출 필요도 없이
된장에 석석비며 자릴 잡으시고
오늘도 누이는
이어폰 한짝을 이리저리 굴리며 들으며
되지도 않는 문화생활한다고
오늘도 막동이는
써지지도 않는 연필을 굴리며
지직 거리는 테레비에 시신경을 세우고.
...

삶인지 사람인지 사랑인지도 모르는 인간들.
그런...
그런 사람들.

내 사랑의 의미를 다시 찾는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비벼대는 지하철안에서 잠시 느낀 내 사람들과의.

1998. 3. 19 「群像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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