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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詩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 더보기
접시꽃 당신/ 도종환 접시꽃 당신/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 더보기
사랑법 첫째 / 고정희 사랑법 첫째 / 고정희 그대 향한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 내 기대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덩이 매달아 놓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 따라 행여 그대 잃지 않기 위해서 내 .. 더보기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정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 더보기
봄 날 - 헤르만 헷세 봄 날/ 헤르만 헷세 숲 속엔 바람, 새들의 노래소리 높푸른 상쾌한 하늘 위엔 배처럼 조용히 미끄러지는 장려한 구름... 나는 한 금발의 여인을 꿈꾼다.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꿈꾼다. 저 높고 푸른 넓은 하늘은 내 그리움의 요람. 그 속에 나는 조용히 생각에 잠겨 행복하게 따스히 누워 나직한 콧노래.. 더보기
그리운 이 그리워 - 오세영 그리운 이 그리워/ 오세영 그리운 이 그리워 마음 둘 곳 없는 봄날엔 홀로 어디론가 떠나버리자 사람들은 행선지가 확실한 티켓을 들고 부지런히 역구를 빠져나가고 또 들어오고 이별과 만남의 격정으로 눈물 짓는데 방금 도착한 저 열차는 먼 남쪽 푸른 바닷가에서 온 완행 실어온 동백 꽃잎들을 축.. 더보기
기다림 - 이성복 기다림/ 이성복 날 버리시면 어쩌나 생각진 않지만 이제나 저제나 당신 오는곳만 바라봅니다. 나는 팔도 다리도 없어 당신에게 가지 못하고 당신에게 드릴 말씀 전해줄 친구도 없으니 오다가다 당신은 나를 잊으셨겠지요. 당신을 보고 싶어도 나는 갈수 없지만 당신이 원하시면 언제라도 오셔요. 나는.. 더보기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오광수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오광수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빨간색 머플러로 따스함을 두르고 노란색 털장갑엔 두근거림을 쥐고서 아직도 가을 색이 남아있는 작은 공원이면 좋겠다 내가 먼저 갈께 네가 오면 앉을 벤치에 하나하나 쌓이는 눈들은 파란 우산 위에다 불러모으고 발자국 두길 쭉 내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