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하지 않는 세상?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세상이 있다면? 영화 <그곳에선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그렇게 출발한다. 원제는 <거짓말의 발명(The Invention of Lying)>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세계에서 한 남자가 거짓말을 시작하면서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발생한다는, 다소 기발한 발상의 영화다.
BBC-TV의 히트 시리즈 <오피스>의 작가 겸 주연이자 <고스트 타운>에서의 빼어난 연기를 통해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박물관이 살아있다 1,2><스타더스트>등으로 알려진 영국 출신 코미디언 릭키 제바이스가 이 작품으로 감독 겸 작가에 데뷔하는 신인 매튜 로빈슨과 함께 공동으로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 마크 벨리슨(릭키 제바이스)은 사회적 낙오자로 영화에서는 '실패자'라 불리우는 남자다. 이런 남자가 하루 아침에 인생 역전에 성공하니, 바로 그 계기가 된 것이 '거짓말'이다. 모든 말들은 진심이고 진실된 대화만 오고가는 세상에서 그의 말은 일약 화제가 되고 이슈화되어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생각만해도 기분이 상큼해지는 아이디어 아닌가?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봤던 일들이 화면에 배치되어 곳곳에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진실과 거짓. 영화를 보는 내내 진실을 이야기하는데 웃음이 나오는 이유를 내 자신도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니 우리가 살면서 내뱉는 말 중의 대부분은 거짓말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가장 진실된 말은 '질문'이란 생각도 들었다. 질문을 할 때 거짓을 말할 수 없다. 다만 대답이 때때로 그것을 거짓할 뿐.
역시 거짓말의 시작은 돈이었다. 돈을 위해 시작된 거짓말은 일파만파로 퍼진다. 영화를 보면서 현실 감각을 감정이입할 수 밖에 없어 실소나 의문을 제기할 만한 장면이 많았지만, 그마저도 웃고 넘기면 그 뿐. 영화는 영화니까.
진실만 있다면, 인간의 감정 스펙트럼이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일까. 거짓말은 모두에게 다양한 행복감을 가져다 준다. 죽고 나면 모두에게 저택이 주어진다는 말에 경제적 생산성이 12%나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국민들은 행복해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말에 특히 큰 포만감을 느낀다.
마크는 일종의 종교적 교주처럼 '하늘에 사는 사람'과 소통하는 유일한 지구인으로 분해 세상에 알린다. 그러나 추잡하지 않고 밉지 않다. 결국 '사랑'까지 쟁취해 남부러울 것 없다. 그렇게 영화는 막을 내린다. 해피엔딩인 셈. 다만, 드라마적 요소가 강하다보니 기발한 아이디어에 비해 결말이 축축하고 빈틈이 많아 보인다.
가끔 누군가에게 주목받고 싶거나, 일탈을 꿈꿀 때, 로또에 당첨되고 싶을 때 등 현실 도피용으로 좋을 영화다.
★★★☆
미국 | 코미디, 로맨스/멜로 | 15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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