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의 사랑만이 로맨스로 남는다
우디 앨런의 2009년 작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지난 2009년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여우조연상(페넬로페 크루즈), 제81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페넬로페 크루즈) 등 수 많은 상을 휩쓸었다. 특히 페넬로페 크루즈는 총 9개의 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스타임을 부각시켰다.
스칼렛 요한슨이나 페넬로페 크루즈나 후안 안토니오 곤잘로는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배우다. 그들이 뭉친 것 만큼이나 화제를 모았던 작품인지라 평단도 큰 호평을 내놓았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기 전에 큰 기대감이 있었던 게 사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한국인의 정서와는 다소 동떨어진 소재다. 원제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다. 이 원제를 한국어 제목으로 옮기면서 흥행 실패는 예상했는 지 모르겠다. 왜 이렇게 제목을 지었는지... B급 영화 같잖아.
대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한 이 영화를 가슴으로 보려면 조금은 큰 눈을 필요로 한다. 눈이 소화하지 못하면 가슴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우디 앨런의 연출력은 박수받을 만 하다. '남자와 여자'라는 난해한 소재를 조금은 유쾌하게, 그리고 조금은 고상하게 그려냈다. 역시 영화는 연출자의 예술이다.
그러면 배우는 허수아비인가? 이 영화를 보면 딱 그 역할에 맞는 배우들이 출연했다고 볼 수 있다. 마리아 역을 맡은 페넬로페 크루즈의 복잡한 심리 묘사는 그런 점에서 좋아보였으나 많은 상을 휩쓸만큼의 그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뭐... 전문가들은 본인 생각과 다를 수 있으니 이해하고 넘기자.
여행이란 건 원래 그렇다. 학창 시절 소풍을 가더라도 설레이는데, 뉴욕에서 스페인까지 장거리 여행을 떠났으니 어떻겠나. 그것도 여자 둘이서 두 달간. 휴식을 위해 떠난다지만 머리는 오히려 '일(사랑)'을 하러 간다고 Input되는 것이다. 설레임과 기대감. 멋진 풍경을 보는 맛도 있지만, 어떠한 일이 벌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 건 누구에게나 큰 공감대다. 그러기에 영화는 쉽게 받아들여진다.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좋아하게 되고, 그는 이혼남이지만 전처가 찾아오고, 그러다 한 명의 여자친구와 전처가 같이 살게 되고, 그들이 떠나고, 다시 한 여자가 찾아오고... 어쩌면 이 영화는 '바람둥이'라 일컫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 바람둥이의 기준이 오묘하다. 시차를 두고 좋아했으니.
우리가 말하는 사랑의 정의는 뭔가 싶다. 쿨함이란 것도 어쩌면 정신적으로 여유로움이 극치에 다다를 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미완성의 사랑만이 로맨스로 남는다."
가장 멋진 대사다. 자유, 영혼, 사랑, 결혼, 구속, 불안, 불만족 등등 우리를 옭아매는 인생의 잣대는 언제나 자신에게 합리적이라 말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그래야 숨 쉬고 산다.
결국 이 영화를 보고 난 요점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여자 심리"라는 것. 쿨한 사랑 한 번 간접적으로나마 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
로맨스/멜로 | 스페인, 미국 | 96 분 | 200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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