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화 속으로

 

 

 

 

 

사실적 전쟁 영상, "잊지 말자 한국 전쟁"

영화 <포화 속으로>는 참 말이 많았던 영화다. 이재한 감독은 영화 속에서 '동해'가 '일본어'로 표기된 것을 수정하지 않았단 이유로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래서 필자도 극장에 가서 보지 않았다. 애국심을 발현하려는 영화가 오히려 그것을 부정하고 있으니 너무 터무니없어 보였다. "큰 문제로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던 이 감독은 향후 인터뷰에서 통역이 잘못전달돼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어쨌든 이 영화는 300만 명 이상 관람했고, 비교적 흥행에 성공한 영화라 할 만 해서 DVD로 출시되자마자 구입했다. 이 영화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교적 성공한 영화라 할 만 하다. 많은 톱스타들이 출연한 것으로도 그렇지만 사실적 영상미는 과거 헐리우드 전쟁 영화의 교본이라 할 만한 <지옥의 묵시록>이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 <씬 레드라인> 등과 견줄만 하다.

총알이 날아들고 포탄이 터지는 장면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거치면서 한국 영화에도 많은 노하우가 생겨 사실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제작비도 그렇지만 기술이 따라주지 않으면 힘든 장면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전쟁은 있어서도 안 되고, 사라져야 할 것이지만 망각하는 국민을 위해 매년 호국의 달에 여러 퍼포먼스가 벌어진다.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는 아마 이런 영화가 아닐까 싶다. 전쟁의 사실감을 전달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국방부 표창감이다.

다만 너무 사실적으로, 그리고 주인공들을 영웅화시키다보니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장면도 여럿 있었다. 예컨대, 다리를 폭파시키며 걷는 강석대 대위(김승우)의 느린 걸음, 항상 등장하는 것으로 주인공이 총 하나로 적군 모조리 쏴 죽이기 등.그러나 그런 것으로 이 영화 자체를 부정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작은 군더더기들이 붙어 눈에 거슬릴 순 있으나, 이런 것도 애교로 넘기자. 한국인이 '동해' 표기 실수를 했다는 것이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이 되어 관객이 늘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감독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면 될 것이다.

<내 머릿 속의 지우개>를 통해 정우성을 해외로 진출시켰듯, 이번 영화로 건진 수확은 'TOP'이 아닐까 한다. 아이돌의 배우 진출은 일상화됐지만, 그들과 확연히 차이가 있음을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반공방첩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이런 영화 하나쯤은 남겨놓아야 하지 않을까. 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가치가 있어 보인다.

★★★☆
한국 | 전쟁 | 2010.06.16 | 12세이상관람가 |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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