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지처럼 느껴지는가.
영화는 역시 감독의 산물인가. 로버트 저메키스의 1997년 작 <콘택트>는 그런 의미에서 13년이 지났음에도 전혀 지루하거나 남루하지 않다. 오히려 지금의 과학적 상식을 접미해도 매우 세련됐다. 저메키스 감독은 <빽투더퓨처>시리즈나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등으로 여러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매년 작품을 내놓을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는 감독 중 하나다.
영화 <콘택트>는 최근 지구와 닮은 소행성이 발견됨에 따라 영화가 현실이 되는 또 하나의 '증거물'이 될 듯 하다. 많은 영화들이 현실화됐던 것처럼 말이다. 영화 제목처럼 주인공 엘리 애로웨이(조디 포스터)는 어린 시절부터 '그 무언가'를 찾아 계속해서 'Contact'하는 일에 몰두해 결국 천문학자가 된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는 외계의 어떤 신호를 모티프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데, 바로 그 점이 '종교와 과학'의 영원한 숙제를 다시금 상기하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 신자들도 십계명 중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라는 세 번째 계명을 잠시 떠올리게 될 것이다.
"혹시 하나님이 안 계신다면?" 라는 의문. 영화 내용에도 분명히 종교와 과학의 갈등이 소소히 다뤄진다. 지금보면 매우 풋풋한 얼굴의 조디 포스터와(여주인공)와 한 때 지성미 줄줄 흘렀던 매튜 매커너히(남주인공)도 연인이란 이름으로 '종교'와 '과학'을 대변하고 있다.
종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 영화는 '금기'다. 그럼에도 뛰어난 상상력을 토대로 만들어낸 CG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10여 년 전에 본 영상인데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아쉬운 것은 그런 장면이 극 후반부에 집중되고 짧아 매우 아쉽다는 게 흠이라면 흠.
베가성(직녀성)으로부터 정체 모를 메시지로 시작된 '흥분'은 관객에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1936년 나치 히틀러의 올림픽 연설 방송이 외계로 송출됐다는 것. 그것이 반세기가 지나 지구로 수신됐다는 것에서 영화는 본격 실마리를 찾아간다.
지금은 이런 메시지에 흥분해 행성을 여행한다는 내용보다는 보다 직접적으로 외계인을 출연시키는데(디스트릭트9, 아바타 등) 주안점을 두는 것 같다. 보다 더 자극적이고 화려한 이미지를 원하는 바, 이런 류의 영화가 '3D' 키워드가 된 것도 사실이다.
아마 이 영화를 3D로 만들었다면 임팩트는 오히려 아바타보다 강했을 지도. 플로리다의 해안과 펩사콜라(펩시가 아님)를 주제로한 하이라이트 이미지는 마치 '천국'을 보는 듯 하다. 로빈 윌리암스가 주연한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그것과 비슷하다.
지구가 먼지라 생각되고 내 존재의 하찮음이 느껴진다면 무한한 우주의 공간으로 뛰어들라. 이 영화가 조용히 안내해 줄 것이다.
★★★★
SF, 드라마 | 미국 | 153 분 | 개봉 1997.11.15
고구마DVD영화관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대학로 CGV 옆
네이버 검색창에서 '대학로 dvd방'를 치세요!
'okGGM > 고구마의 추천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줄평] 그저 그런 영화들(3) (0) | 2010.10.15 |
---|---|
[한국] 가을로 (0) | 2010.10.13 |
[한국] 극장전 (0) | 2010.10.11 |
[1줄평] 그저 그런 영화들(6) (0) | 2010.09.14 |
[외국]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0) | 2010.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