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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GGM/고구마의 추천 영화

[외국]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21세기 사랑과 결혼의 현주소


세상의 모든 연인들, 혹은 사랑을 갈구하는 솔로들을 위해 태어난 영화. <러브 액츄얼리>나 <발렌타인데이>처럼. 최근 사랑 영화의 대세는 옴니버스형식인 것 같다. 이 영화도 그 줄기에 있다. 사람이 죽을 때 까지 버리지 못할 것, 사랑과 이별. 인간의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울 것이 바로 이 주제일 듯 하다.


그래서인지 이런 영화는 개봉할 때 마다 흥행 성공이다. 이 영화도 미국에서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도 그럴것이 엄청난 배우들이 비엔나 소시지처럼 나온다. 벤 에플렉이나 드류 배리모어,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애니스톤, 스칼렛 요한슨 등은 어느 영화에서나 원톱으로 서도 손색없는 배우들이다. 이런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영화를 만들어냈으니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겠다.


이 영화는 사랑과 결혼을 염두에 둔 커플들이라면 필수 코스다. 영화 <어글리 트루스>에서 제라드 버틀러의 대사와 좀 중복되는가 싶지만 완전히 중복된다고 볼 순 없다. 맥락은 같아 비슷한 캐릭터가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닐(벤 에플렉)은 7년째 함께 동거 생활을 하고 있는 베스(제니퍼 애니스톤)에게 이렇게 말한다. "서로 못믿는 인간들이 하는 게 결혼이야"라고. 자신은 절대 결혼을 할 수 없다고. 그래서 헤어진다. 이런 캐릭터들이 촘촘히 엮인 굴비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옴니버스의 기본 코스인 영화 중간에 Chapter를 넣어 주의를 환기시킨다.
첫 번째, 전화를 안 하는 그 남자의 진심은?
두 번째, 결혼 생각 없는 그 남자의 진심은?
세 번째, 잠자리를 거부하는 그녀의 진심은?
네 번째, 다른 여자와 자는 내 남자의 진심은?
이러한 진심에 대한 부연 설명은 '인터뷰'를 차용해 이어나간다. 보다 리얼하고 드라마틱한 스토리 전개의 옵션인 셈이다.


이 영화는 사랑과 관련된 "포옹도 헤어질 때 하면 더 만날 의사가 없단 의미야." "연애는 정석대로 간다. 예외란 없다." 등등의 명대사를 줄줄이 쏟아낸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도 결론이 서지 않는다. 사랑은 뭔가. 결혼은 뭔가. 감정에 충실하면 항상 상처받는 것인가. 그럼에도 감정이 아직 살아있는 것이라며, 울부짖는 '지지(지니퍼 굿윈)'의 말에 큰 공감을 얻는 것은 뭔지... 이젠 여유롭게 웃으며 보게 됐지만.


한국인 정서와 다소 달라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한국인들도 이런 쿨한 만남과 섹스, 사랑과 이별, 결혼과 이혼을 하고 살고 있다.(필자는 그렇게 믿고 있음) 클럽 혹은 사교장(그 어디든 좋다)에서 처음 만난 이성에게 자연스럽게 웃으며 접근하는 것을 더 이상 '추잡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이 정도 영화쯤이야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지 않을까.


오랜 세월 경험을 통해 필자가 내린 결론이나, 이 영화를 보고난 느낌은 그나마 비슷했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울 때,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라는 것. 사랑도 마찬가지다. 영화 끄트머리에 나온 대사도 이런 마음을 대신해 준다.


"해피엔딩이란 앞만 보고 가는 것."


★★★★
멜로/애정/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 미국, 독일, 네덜란드 | 129 분 | 개봉 200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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