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영화인 셈이다
홍상수의 영화에는 항상 '찌질이'가 나온다.(개인적으로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 찌질한 캐릭터는 극의 전체를 뒤흔들며 시종 답답함을 선사한다. 그러나 스토리는 모세혈관처럼 스크린 전면에 퍼져있어 전반부 내용을 곱씹게 만든다.
이번엔 김상경이다. 주로 배우 '김태우'가 홍상수표 찌질이 역을 맡았다면 이번엔 김상경이 '그'를 대변하고 있다. 실제 홍상수가 그런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으나, 현실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서일까. 그런 캐릭터는 살면서 몇 번 보았던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이런 전개가 모래알같이 나열돼 있는 영화보다 어쩌면 나을지 모른다.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사실적이어서 이러한 내용 전달이 더욱 감흥스럽다. 특히 도원경의 노래 '다시 사랑한다면'의 삽입은 제대로된 선택이었다.
엄지원과 김상경, 이기우 주연의 영화 <극장전>은 제목처럼 영화에서 시작되어 영화로 끝난다. 영화가 현실인지, 현실이 영화인지 모를 인생. 죽고 싶다고만 외치던 주인공은 결국 죽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극장전>은 시간적 배경, 공간적 배경이 한정돼 있다. 배우들의 의상도 줄곧 한 가지다. 엄청난 제작비 절감. 종로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낯설지 않아 좋다.
"여배우도 여자라고요." "제발 이러지 마세요."
증권가에 나돌았다는 엑스파일과 연관지어 일반인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드는 대사.
사랑 또한 마찬가지. 첫 눈에 반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 내 인생의 영향을 끼친 인물에 대한 가식적 조명 등 우리 삶에 투영돼 있는 내재된 가치들은 모두 혼란스러운 것이고 가을비에 떨어진 낙엽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홍상수표 영화가 좋다. 이런 쌀쌀한 찬바람 부는 가을에 더욱 잘 어울리는 영화다. 짧은 런닝타임(90분) 때문에 기분도 최고조로 오르는 한 여름 뙤약볕의 그것과는 차별적이다.
'다시 사랑한다면'이란 노래만 반복적으로 듣게 되는 영화.
★★★★
드라마 | 한국 | 89 분 | 개봉 200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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