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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GGM/고구마의 추천 영화

[외국] 행복을 찾아서

 

 

 

 


결국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


예로부터 입지전적인 성공스토리는 언제나 극화된 바가 많다. 그런 영화들의 공통된 포인트는 결말을 알고 극장에 입장하게 되어 다소 지루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그런 면에서 그것들과 동격에 놓일 수 없어 보인다. 워낙 출중한 배우 윌스미스의 탁월한 연기 탓인지, 전혀 진부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실존 인물 '크리스 가드너'를 그려냈다.


지금은 투자사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를 설립하고 1700억원의 자산가로 백만장자가 된 그이지만, 한 때는 노숙자로 공동화장실에서 아들(제이든 스미스)과 잠을 청해야 했던 그다. 필자는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도 그 곳에서 흘린 눈물을 그는 잊을 수 있을까.


가드너의 말에 의하면, 그는 '딘 위터 증권사'의 인터십 프로그램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해 정규직으로 채용되던 날을 '행복'이라 했다. 그 순간 살짝 가슴 뭉클해짐을 느꼈다. 고생을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작금의 취업 대란 사태를 겪으면서 무수히 많은 젊은이들도 그러했을 듯 하다. 어쩌면 그들을 위한 영화일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위인전'처럼 느껴지는 이런 영화들을 맹목적으로 추앙하진 않는다. 성공의 요인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되지만, 스스로에게 작용하는 알 수 없는 힘 즉, '행운'도 한 몫한다는 것을 필자는 믿는다. 그러기에 무턱대고 들이대면 세상은 보기좋게 쓴잔을 건배하자고 들이댄다. '노력'이 많아야겠지만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깨가 축 쳐지는 사람을 여럿 봤기 때문이다.(다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헝그리 정신. 이 영화가 보여주는 중요한 덕목이다. 아마 지금 독일에 가 있는 축구 선수 정대세도 그런 생각으로 개막전에 2골을 작렬했을 지도 모를 일. 이 영화에 삽입된 노래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


헝그리 정신과 함께 여유로움도 성공스토리의 주된 키포인트다. 회사 사장이 "셔츠도 제대로 입고 오지 않은 자네를 내가 왜 채용하려 하는지 아는가?" 라고 말하자, "아주 죽이는 바지를 입고 와서요?"라고 대답할 만큼의 넉살과 여유가 설탕발린 도너츠처럼 인생 자체에 묻어있어야 한다. "빨리 뛰어 저 버스를 타지 않으면 평생 아빠와 한 방을 써야할 지도 몰라"라고 아들에게 말하는 아버지의 유머. 우리네 아버지들은 얼마나 유머러스한가.


어느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지만, 아버지들이 모두 명언만 해주시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들에게 대체로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곤 하지만 '크리스'가 농구장에서 아들 '크리스토퍼'에게 남기는 말은 영영 가슴에 남는다. 아들은 그 말을 평생 갖고 갈 것이다.


"네가 해내지 못 할 거란 말은 절대 믿으면 안돼."
 

경제적으로 빈곤을 겪었거나, 현재 통장 잔고 1000원 미만인 사람, 이혼을 했거나 이혼을 앞둔 사람, '돈'과 '섹스'가 결혼 생활의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꼭 봤으면 한다. 특히, 먼 미래에 무엇이 될 지 모르는 사람에게 현재 그 모습이 한심하고 비참해 보여 비수를 꽂으며 '헤어지자'고 말했던 사람은 꼼꼼히 점자책 읽듯이 보시라.


이 영화로 윌 스미스는 2007년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Tip. 크리스 가드너는?
1954년 미국 밀워키에서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크리스 가드너는 폭력적인 계부 때문에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매일같이 계부에게 맞는 엄마와 세 누이의 모습에 격분한 크리스는 8살때 계부가 있던 집에 불을 질렀고, 곧바로 남의 집에 입양될 수 밖에 없었다.


여러 집을 전전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어머니와 삼촌들의 격려에 힘을 얻어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긴 했지만 학비가 없어 대학진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1972년 해군에 입대한 크리스는 제대 이후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에서 의료기 세일즈맨으로 일했지만 한물간 의료기는 좀처럼 팔리지 않고, 린다와의 신혼생활도 처음부터 가난이란 위험에 봉착하게 되었다.


당시 우연히 만난 주식중개인 밥 브리지스의 추천으로 주식중개에 흥미를 가지게 된 그는 의료기 영업을 접고 뛰어든 주식중개 회사에서 출근 하루만에 학력을 이유로 해고당하기도 했다. 다시 딘 위터사의 인턴쉽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합격했지만 쥐꼬리만한 인턴 비용으론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영화에선 인턴쉽은 아예 무급으로 묘사). 주차비가 없어 구치소 신세를 져야했고, 풀려나서 돌아와보니 집도 없고 아내는 가출한 상황에서 아들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크리스는 마침내 그의 성실함을 알아본 고객 중 한사람에게 스카우트되어 당시 월 스트리트에서 가장 성공적이던 투자사였던 ‘베어 스턴스’에서 일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최고의 노력 끝에 결국 자신의 이름을 내건 투자사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를 설립할 정도의 백만장자 재산가가 되었다. 그가 보유한 자산은 현재 1억8천만 달러 (약 1,7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수많은 자선단체에 고액헌금으로 자신처럼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
드라마 | 미국 | 117 분 | 개봉 200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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