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오지 마라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기억이 머리에 알알이 박혀서
레이저처럼 선명하게 각인된다면
눈이 멀지 않을까.
모든 추억이 머리에 미친 황소처럼 날뛰고
영사기 필름처럼 매일매일 흘러간다면,
뇌는 터져버리지 않을까.
그래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가
지움없이 입힘도 없음을,
지움이 있어야 채움이 있음을,
이제는 안다.
가만두라, 망각의 시간.
과거가 없으면 현재도 없었고
그것이 멘토임에 토달지 않을 테니.
내 머리는 산으로 가고, 바다로 갔다.
사람이 없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으니
이제 사람은 오지 마라.
망각한 뇌가 감지한 산과 바다는
얼마나 황홀한 노을을 보여주던지.
시간은 가슴에 새겼으니
내 머리에 사람아 오지 마라.
2010.9.28.
불탄고구마.
# 아픔 속에서 허우적대는 모든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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