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넓고 따뜻한 식빵에게 안겨봤으면 좋겠어
분꽃 그 작은 대롱 속에 들어가
종일 꽃의 내부를 살아봤으면 좋겠어
진실을 눈썹처럼 곰곰이 만져봤으면 좋겠어
한 장의 풍경과 침묵과 나,
셋이서 나직이 약혼했으면 좋겠어
추억이 돌아서서 타조처럼 다시 뛰어와
용서의 밤을 얘기하고
오늘도 생각하고
내일도 생각하면 좋겠어
당신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김경미. <쉬익, 나의 세컨드는>-
'Sensibility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은 오지 마라/ 고구마 (0) | 2010.09.28 |
---|---|
마알간 소주 한 잔/ 고구마 (0) | 2010.09.28 |
들국화/ 천상병 (0) | 2010.09.28 |
손가락의 의미/ 고구마 (0) | 2009.11.23 |
내 기억할 테니/ 고구마 (0) | 2009.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