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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詩

방명록/ 김경미

 

방명록

 

 

넓고 따뜻한 식빵에게 안겨봤으면 좋겠어

분꽃 그 작은 대롱 속에 들어가

종일 꽃의 내부를 살아봤으면 좋겠어

 

진실을 눈썹처럼 곰곰이 만져봤으면 좋겠어

한 장의 풍경과 침묵과 나,

셋이서 나직이 약혼했으면 좋겠어

추억이 돌아서서 타조처럼 다시 뛰어와

용서의 밤을 얘기하고

오늘도 생각하고

내일도 생각하면 좋겠어

당신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김경미. <쉬익, 나의 세컨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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