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알간 소주 한 잔에 정신이 번쩍.
소주는 항상 마알간데 정신은 어디로 갔나.
엉킨 풀갈퀴에 정신이 어지럽고 몽롱하네.
처음처럼 살겠다고 참한 이슬만 먹었던 건 아닌데,
뜨거운감자의 노래에 고개 숙이고
설익은 고구마만 먹는다.
걸어온 길을 보아하니
20년 전의 싱싱한 풀내음은 어디로 가고
해탈의 흐뭇한 표정만 남았나.
그렇디 그런 마알간 정신은
네모난 액정 속 디지털 영상으로 사라졌음을.
배고파 허둥대는 도심의 비둘기들도
이제 그 쯤은 알 것이다.
흐트러지고 어지러운 길 위에 왜 누워 있는 지.
왜 소주 한 잔에 정신 번쩍 들었는지.
너도 그 쯤은 알 것이다.
2010.5.11.
고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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