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kGGM/고구마의 추천 영화

[외국] 인 디 에어

 

 

 

 

 

"나이가 들면 진실에 대한 시각이 달라져."


매일 비행기를 타고 새로운 곳을 돌아다니는 일, 익숙한 호텔에서의 아침 식사는 덤이다. 그 덕에 1000만 마일을 쌓을 수 있다면? 이 영화에서 '아메리카 항공' 국내선 일곱 번째 VIP고객이 된 주인공은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여행에 관한 개똥철학' 하나 정도는 있다. 빙햄도 마찬가지. 그는 "삶이란 배낭에 넣고 다니는 짐 같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무거운 짐이며, 짐을 다 버리고 나면 정말 상쾌하지 않을까? 당신의 배낭에는 지금 무엇이 들어 있나?"라고 묻는다. <주노>의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이 우리에게 묻는 것처럼. 그렇게 모두 버리면 정말 홀가분 할까? 이 타이밍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빙햄은 '해고 통보가'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각 기업이 하지 못하는 말들과 행동, 재취업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사람이다. 영화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제이슨 감독의 전작을 참고하면 뭔가 메시지가 있겠지만, 다소 머리 아픈 작업이 될 것 같아 본인은 생략하련다. 그저 이 영화에 몰입해 보면 그러한 메시지 말고도 뚜렷이 기억남는 대사가 몇 있었으니까.


"문자로 이별을 통보해? 인터넷으로 해고하는 거랑 같군."


올해 MTV에서 '주목할만한 배우상'을 수상한 안나 켄드릭(나탈리 키너)이 남자친구와의 결별을 두고 빙햄이 하는 말이다. 그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해고를 통보하는 빙햄의 회사에 취업해 '인터넷 통보 프로그램'을 개발, 빙햄과 함께 실전 경험을 익히는 와중에 결별을 통보받은 것이다. 나탈리는 결혼하지 않고 연애만 즐기는 빙햄을 이해할 수 없어 몇 마디 던지는데, 빙햄의 대답이 압권이다.


"나이가 들면 진실에 대한 시각이 달라져."


그래, 나이가 들면 그리 되고, 이리 됐고 저리 되지. "나이가 들면..."이란 말을 싫어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그 생각은 나만 갖는 고유 명사가 아니고 일반 명사란 것을 알아차렸을 때, 이미 나는 서른 중반을 넘어서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도 나이가 든 것인가. 결론은 '그렇다'이다. 인정한다.


그래도 수영장 달린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비행기 타고 놀러다니는 듯한 직업이 마냥 부러운 건 아직도 내가 아이같은 마음을 가져서일까. 나이 먹고 싶진 않다. ㅜㅜ


어쨌든, 1년 322일을 호텔과 하늘에서 보내는 기분과 1회용 섹스, 1회용 인사로 점철된 그의 생활에 활력소는 역시 '사랑'이었다. 혹은 자각.


마지막 부분에 작은 반전이 있다. 대체적으로 약간 졸릴 수 있다. 허나 별 셋 정도는 줄 만 하다.


★★★
코미디,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 미국 | 108 분 | 개봉 2010.03.11


고구마DVD영화관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대학로 CGV 옆
네이버 검색창에서 '대학로 고구마'를 치세요!

'okGGM > 고구마의 추천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국] 바스터즈  (0) 2010.06.29
[한국] 하모니  (0) 2010.06.25
[1줄평] 그저 그런 영화들  (0) 2010.05.27
[외국] 500일의 썸머  (0) 2010.05.27
[외국]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0) 2010.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