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환상이다."
500일 동안 '써머'와의 사랑과 이별이야기. 제목도 기막히게 절묘하고 내용도 그러하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단 하나! 진부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서. 이 세상 누구라도 이런 사랑, 이런 이별, 이런 고통스런 마음을 가져본 적 있다고 생각하기에.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고 1년을 회상하면 다들 이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이 영화의 줄기다.
편집자가 누군지 몰라도 참으로 머리 복잡했을 듯 하다. 편집의 묘미가 압권이다. 11일째 사랑에 빠지고 22일째 포기하고 다시 390일로 넘어갔다가 39일로 되돌아오고...
같은 직장에서 만난 여자란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남자'와 '여자'란 것. 주인공 톰 한센(조셉 고든 레빗)은 약간 동양적 냄새가 나기도 하는 마스크를 지녀 이 영화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는 지도 모르겠다.
"연애는 해봤는데 사랑은 안 해 봤어요. 사랑 같은 건 없어요. 환상이죠."
썸머는 톰에게 그렇게 말했다. 사랑은 없다고. 그런 여자가 남자를 떠나고 결혼을 하다니. 크크.
연애 과정을 가장 잘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라 말하고 싶다. 이처럼 현실적인 대사와 내용 전개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것 같다. 여자는 '사랑'이란 단어를 붙이기에는 부담되고, 덜어내기에는 아까운 그런... 우리 주위에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류의 사랑'과 닮았다. 그래서인지 홍상수의 영화가 생각났다.
사랑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들. 연애도 아닌 친구인 관계를 겪어본 이라면 고개를 1만 번 끄덕일 터.
"널 좋아하지만 심각한 건 싫어."
"우리 애인 사이 맞거든."
이기적이다. 마지막 내레이션이 다소 위안을 준다.
"우연, 그것은 우주의 이치다. 그것보다 위대한 것은 없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온다. 그것이 세상 이치다.
★★★☆
코미디,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 미국 | 95 분 | 개봉 201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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