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면 살아있는 것 같죠."
"쇼핑하면 살아있는 것 같죠." "쇼핑은 즐거움이에요." "쇼핑하면 황홀해져요."
쇼핑 중독자들은 자신이 중독인 지 모른다. 어느 중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쇼핑 중독은 자신의 경제력을 갉아먹어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되는 참으로 지독한 중독 중 하나 되시겠다. 뭔가 사지 않으면 불안하다. 다만, 쇼핑 중독자라 하여도 가끔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저가 상품들을 '낮은 가격'이나 '판매량 많은 순'으로 정렬해 구입하는 사람과는 차별을 둬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쇼퍼홀릭은 '명품'과 관련이 깊다. 영화 <쇼퍼홀릭>은 그런 의미에서 여러모로 메시지를 전한다. 원제가 <Confessions of a Shopaholic>인 것처럼 주인공 레베카(아일라 피셔)의 쇼핑 중독에 대해 고백하는 영화다.
내용은 깊지 않다. 가볍다. 그래서 편안한 영화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진정 쇼핑중독자들에게는 불편한 영화가 될 수도 있다.
쇼핑 중독자인 레베카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1천만원에 달하는 신용카드 빚도 갚고, 잃었던 사랑과 직장을 모두 회복한다는 해피엔딩의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원예 잡지사 기자로 일하던 레베카가 최고의 패션잡지 '알렛 매거진'에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회사의 입사 제의를 거절하기까지 이르는데, 그 과정이 여러모로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잡지사를 배경으로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실제로는 하나의 칼럼이 세상을 뒤집을 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한다. 인지도를 높이고 광고수입이 많아지려면 적어도 수 차례, 수십 차례의 반복된 정보가 있어야 하고, 운도 매우 따라야 하며, 그 과정에서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데, 영화는 역시 영화다.
그 일련의 과정을 모두 삭제하고 운 좋게 성공하는 케이스만 그렸으니, 이 시대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 전달이 될까 우려스럽다. 특히, 세련되고 아름답게만 그려지는 대다수 잡지사의 일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할 텐데...
뭐 그런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이 영화는 자신의 수입보다 더 많이 명품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제격인 영화다. 자신이 중독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어느새 백화점 VIP고객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라면 눈여겨 볼 만 하다. 자신의 수입이 많아도 마찬가지다. 결국 치료제는 자신의 결단력에 달려있다는 초딩도 아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얼마나 힘든가. 그래도 깨달아야 가정이 편안해진다. 한국 경제를 위해서 소비를 촉구해야겠지만, 그건 싸이월드나 다음블로그를 전혀 모르는 대한민국 0.1%의 국민만이 할 일이고.
여주인공 아일라 피셔를 어디서 봤나 했더니, 얼마전 재밌게 봤던 영화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에 카피걸로 출연했던 배우다. 76년생인데 참 관리 잘 했다. 아일라 출연작은 틈틈히 봐야겠다.
지난 1년 내에 인터넷 쇼핑몰 적립금을 모아 한우 갈비세트 하나 살 정도가 된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필히 봤으면 한다. 2009년 개봉된 영화인데, 한 참 오래된 영화처럼 느껴지는 건 나 뿐인가? 크크.
# 명대사
"쇼핑하면 살아있는 것 같죠."
"쇼핑은 즐거움이에요."
"쇼핑하면 황홀해져요." -레베카-
★★★
미국 | 코미디, 로맨스/멜로 | 2009.03.26 | 12세이상관람가 | 1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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