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야. 우리 이혼하자."
유쾌한 해학, 따뜻한 영화다. 입가에 웬지 모를 미소를 짓게 되는 영화를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즉, 장진의 영화가 그렇다. 장진 감독은 자신이 시나리오 혹은 기획자를 맡았을 땐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고 한다. 그래도 그가 감독한 작품이 좋다. <아는 여자>, <박수칠 때 떠나라>, <거룩한 계보>까지.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제목은 미국과의 시차, 즉 백악관과 청와대의 관계를 암시하는 것에 기인하지 않나 싶다. 정치적 색깔이 깔린 것은 아니지만 대사 중 그런 부분이 있어 혹시 그러지 않았을까.
복권에 당첨된 대통령 김정호(이순재), 장기 이식을 원하는 국민에게 자신의 장기를 이식해주는 대통령 차지욱(장동건), 남편의 이혼 통보를 받게 되는 여성대통령 한경자(고두심). 이 세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내가 대통령이라면?'이라고 상상해 본 적 있을 것이다. 장진 감독은 그 기대치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권위적이지 않은 대통령상을 면밀하게 그려냈다. 지난해 돌아가신 故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르는 건 나만 그런 것인가. 임하룡의 살집과 표정, 생김새가 그 분과 닮아 훗날 그와 관련된 영화가 제작된다면 아마도 캐스팅 1순위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만 연기력이... -_-;
정치적 색채가 없어서 심의를 통과했을 것이고, 특히 '전체 관람가'로 승인받았다는 것에 주목해 본다. 이 시대의 자화상일 수도 있다. 시대가 많이 변한 것이겠지...
머리 무겁고 스트레스에 찌들어 사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이 될 수 있는 영화다. 생각 없이 보면 좋다. 생각하지 않고 보길 바란다. 그것이 장진 감독이 추구하는 바가 아닐까. "경자야. 우리 이혼하자."란 대사로 그들과 우리의 인생은 다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랜만에 배우 장동건을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하다. 흥행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마지막 장진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내레이션으로 깔아놓았다.
"그들도 어느 순간엔 한 사람의 남편이고 부인이고, 한 아이의 아버지란 이야깁니다. 그들의 기쁨, 슬픔, 행복이 우리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명대사
"경자야. 우리 이혼하자." -최창면-
"하늘에서 이백억 떨어지면 목이부러지거나 죽지 않을까요?" -장조리장-
"굿모닝~ 프레지던트~" "여긴 저녁이거든요." -차지욱 대통령-
★★★★
한국 | 코미디 | 2009.10.22 | 전체관람가 | 1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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