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 멜로를 위해 51kg까지 감량한 김명민의 투혼!
슬프다. 슬픈 영화다. 긴 병 앞에 효자 없다는 말을 무색하게 만드는 이지수(하지원). 사랑, 아~ 사랑. 그래, 진짜 사랑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루게릭병에 걸린 백종우(김명민)를 죽음까지 곁에 있어주는 그녀. 얼마 전 운명한 故 장진영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영화는 많았다. 주인공이 병이 들어 시름시름 앓아가는 스토리와 그 혹은 그녀를 지켜주는 상대 배우자 혹은 애인. '병'이란 것을 주제로 극화시킨 영화가 많아 다소 식상할 수 있으나, 배우 김명민은 실제 51kg까지 감량해 냈다.(영화 속 체중계에 실제 나타난다) 실제 죽음을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지독한 다이어트. 뼈만 앙상하게 남은 등골을 보니 청룡영화제와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받을 만 하단 생각이 들었다.
또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실제 몰입할 수 있는 계기도 충분히 마련해 줬으니, 분명 이 시대 몇 안 되는 열정적 배우라 할 수 있겠다.
얼굴에 붙은 모기 하나 제대로 잡지 못하고, 결국 말도 못하는 상태에 이르는 루게릭병. 점점 근육이 말라가고 내장까지 굳어지는 병. 줄기세포 복제가 빨리 이뤄져 이런 환자들이 희망을 얻을 수 있게끔 됐으면 좋겠다란 생각은 나만 했을까.
"이쯤 되면 거의 죽은 거 아닌가. 산송장."
이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는 쟁쟁한 조연 배우들의 출연이다. 특별 출연진만 해도 설경구와 송영창, 강신일이 얼굴이 비추고, 임하룡, 임성민, 신신애, 임형준, 가인, 정의철, 김여진 등이 그들이다. 임성민은 대사 하나 없이 임하룡의 부인 역으로 분했다. 특히, 브아걸의 '가인'이 출연한 것이 이채롭다. 껌 좀 씹었고 침 좀 뱉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연기가 매우 자연(?)스럽다. 개인적으로 연기파 배우 김여진을 좋아하는데, 그의 연기는 오래 전부터 명품으로 아낄만 하다.
하지만 최루성 멜로에 익숙한 관객들은 이를 외면할 지도 모른다. 아니 외면했다. 흥행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화 <편지>에서 박신양이 죽고 비디오 영상물을 보며 울던 故 최진실의 눈물 연기를 기억해서 그런지, '또 그렇고 그런 눈물 영화'쯤으로 보아 넘길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런 눈물 영화가 흥행에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것일까? 그런데도 해마다 출시되는 눈물 영화의 스토리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곱게 봐주자. 김명민이 살인적인 다이어트로 감정의 디테일을 살렸기에 충분히 공감할 만 하다. 이젠 그러한 살인적 다이어트 혹은 목숨을 거는 투혼이 있어도 안 되는 이 상황이 아쉽긴 하지만.
# 명대사
▶아빠, 나 사람 생긴 거 같애. -이지수-
--> '...같애'라는 표현.
▶"혼인신고는?" "아직요. 경황이 없어서." "좀 천천히 하자"
--> 지수와 지수 아버지의 대화. "좀 천천히 하자."란 말에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는 듯 해 보인다.
▶이쯤되면 거의 죽은 거 아닌가. 산송장. 점점 죽어가고 있다고. 죽여줘. -백종우-
--> 죽음의 길목에 서면 사람은 과연 어떤 마음이 들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
한국 | 드라마 | 2009.09.24 | 12세이상관람가 | 1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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