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갖고가 이년아!"
박애자. 그리고 최영희. 배우 최강희와 김영애가 뭉쳐 만든 영화 <애자>. 이름, 아니 제목만 봐도 愛者라 하고프다.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그 진정성에 대해 정기훈 감독은 무려 400쌍의 모녀를 인터뷰했다고 한다.
영화 <애자>는 10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해운대>에 가려 그다지 빛을 보진 못했으나, 한국인의 말랑거리는 감성을 그대로 건드려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을 듯 하다. 내용이야 심파극이자 통속적인 멜로이지만, 보는 이들은 항상 이런 류의 영화가 항상 새롭다. 매번 비슷한 내용과 눈물이지만, 항상 새로운 마음 가짐을 갖게 해 오히려 고맙다.
교통사고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장애인이 된 오빠에 비해 사랑을 덜 받고 자랐다고 생각하는 애자는 하늘이 내린 '글솜씨'로 고딩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 결국 '작가'의 길을 걷는다. 영화 중반부에 나오는 애자의 집 안에 쌓여있는 수 많은 책들을 보며 남일 같지 않아 보였다. 한 때 소설가를 꿈꿨던 자로서 부럽기도 하고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그렇다고 '가족'간의 사랑이 모두 온전하지 않은 우리네 현실에 발맞춰 <애자>도 모녀 간의 사랑에만 중점을 뒀다.
즉 이 영화는 애자의 사회적 위치보다 모녀간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보니 잘려나간 필름이 여러 컷 돼 보인다. 간혹 이해 안 되는 장면의 전환도 있어 보이고, 설명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보인다. 그 덕분에 스토리 전개는 매우 빠르다.
스토리를 알고 봤기 때문에 어머니의 병환이 영화 후반부를 장식할 줄 알았으나, 중반부부터 시작돼 긴장감이 다소 떨어지기도 했다. 또한 런닝타임도 2시간을 넘어 후반부의 클라이막스에 대한 카타르시스도 더위에 늘어진 껌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해피한 후반부를 볼 수 있어 먹먹했던 가슴이 조금 풀어졌다.
김C의 출연이 이채롭다. 까메오로 출연해 다소 많은 분량의 대사를 소화해냈다. 최강희의 구지가도 웃긴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그런 것들이 있기에 슬픔이 더욱 극대화됐으리라. 슬픈 영화의 주요 진행과정이 그렇다. 즐겁고 행복한 장면을 더 많이 넣어 슬픔은 극대화시킨다.
공간적 배경이 '부산'이었기에 '부산사투리'가 줄줄이 나왔는데, 다소 거친 지역적 특성 상 그런 말들이 더 눈물샘을 자극했던 것 같다. 그들에게는 거친 말들이 오히려 더 깊이 사랑한다는 얘기라는 설처럼.
"김치 갖고 가 이년아!"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무리 자식과 싸워도 부모는 그런 것이다. 어머니의 마음은 그런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과 딸, 혹은 아들이 이 영화를 꼭 함께 봤으면 좋겠다.
# 명대사
<애자 엄마 최영희의 명대사들>
"김치 갖고 가 이년아!"
"죄 많은 년 일찍 뒤지라고 재발했는갑다."
"깐따삐야 꼬스뿌라떼. 뭘바 이년아 평생 몰쓸줄 알았냐?"
"퍼뜩와. 애미 심심해."
★★★★
드라마, 코미디 | 한국 | 110 분 | 개봉 2009.09.09
고구마DVD영화관 찾아오시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 대학로 CGV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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