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의 영화 팬이라면 추석과 설날 등 한국 고유의 명절에 자연스레 그의 영화를 기다리게 된다.
올해는 추석을 조금 비껴간 11월 중순에 그의 영화가 선을 보였다. 홍콩에서 벗어나 헐리우드로 건너간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헐리우드에서 이미 '러시아워'로 진가를 발휘한 성룡은 드림웍스사의 제작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턱시도'에서 다시한번 그의 현란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미국 현지에선 특수효과를 가장 적게 사용할 수 있는 배우로 알려져 있으며, 각종 소품을 이용한 세련된 '모던쿵푸(필자 명명)'는 어느 배우의 그것보다도 박수받을 만 하다.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 줄과 막대기 등 여러가지 소품이 이용돼 그의 쿵푸 솜씨를 볼 수 있었다. 20여년 넘게 이러한 동작을 보면서도 질리지 않는 것은 매번 새로운 모습이 볼 수 있어서가 아닐까.
이제 지천명을 코 앞에 둔 성룡의 나이는 조금씩 굵어지는 주름살로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잃지 않는 웃음과 너털스러움은 상대배역이었던 제니퍼에게도 큰 NG로 작용했으리라. 성룡 영화의 엔딩은 NG장면으로 유명하다. 드림웍스에서도 그 같은 배려를 했는가 보다. 골든하베스트에서 따온 모습.
NG장면에서 제니퍼는 연신 웃으면서 연기가 안된다고 웃으며 말한다. 후훗. 제니퍼 러브 휴잇은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1, 2'에서 열연한 여배우다. 쉽게 알 수 있는 인물. 미국에서는 그녀의 인기가 매우 높다고 전한다. 그러나, 본인은 잘 모른다. 단지 웃음이 인상적일 뿐.
배우에서 벗어나면 줄거리는 다소 실망스럽다. 칼질을 해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접합 부분 땜질에 신경을 쓰지 않은 느낌이다. 줄거리는 뻔한 내용이다. 권선징악. 성룡의 모토다. 성룡이 나오면 모조리 해피엔딩이다. 그래서 즐거운지도... 가장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을 지키는 모습은 기본을 지키는 모습으로 이어져 내려온다.
성룡이 아니었다면 모두 특수효과로 만들었어야 할 장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관객은 그의 액션에 입을 가리면서도, 아찔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게 아닐런지.
성룡의 영화. 항상 보아왔지만, 질리지 않는 매력의 소유자. 줄거리고 나발이고간에 그의 액션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영화적 약점도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은 이미 중독됐단 얘기가 아닐까. 난 이미 중독됐다고 말하고 싶다. 성룡의 영화를 싫어하는 자도 많겠지만. 가끔 유선방송에서 '오복성' '쾌찬차' '복성고조' '용형호제' 등을 해주면 다른 채널로 돌릴 수 없다. 그 때 항상 함께 나왔던 홍금보, 원표.. 그리고 다섯 친구들은 모두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답답함이 있다면 추천할 만 하다. 매니아라면 당연히 보아야 할 영화고.
★★★☆
2002년 과거 블로그에 올렸던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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