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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GGM/고구마의 추천 영화

[한국] YMCA 야구단

명필름 작품이다. 명필름의 영화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뭔가 싼뜻함이 있다. 산뜻하다는 표현은 때가 되면 밥상 머리에 앉아 으레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쥐는 일상적인 것이라는 의미와는 다르다.

시그널도 그렇지만, 작품 곳곳에 녹아든 정성이 돋보인다. 명필름의 작품들은 대체로 그러했다. 헐리우드의 시그널을 무척이나 동경했던 본인으로써는 명필름의 그러한 것들이 애국심으로까지 번지게 만든 계기가 됐기 때문에 그들의 시도에 큰 박수를 보내곤 한다.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구한말의 세트를 만들어 분위기를 한층 북돋웠다. 사실상 YMCA야구단의 창설과 창설인이 극중 인물과 다르다 하더라도, 이러한 명필름의 볼거리 제공에 마음속 박수를 보내다보면 꼬치꼬치 캐묻지 않게 된다.

송강호와 김혜수 출연으로도 그렇지만, 실제 일본인이 출연한 것이나 무명에 가까운 배우들이 줄줄이 출연하는 것도 나름대로 신선했다. 영화 '후아유'에 주인공으로 분했던 조승우가 특별출연한 것도 이채롭다. 암행어사 출두요!라고 소리치던 모습. 끌끌.

송강호의 표정연기는 넘버3의 그것을 다시 보는 것 같았고, 김혜수는 여전히 예쁘다. 그러나, 김주현이나 황정민은 주연같은 조연을 충실히 해내어 극의 흐름을 멋지게 순화시켰다.

그러나, 두 번 보게 된다면 후회할 만한 요소도 있긴 했다. 내용상 '뻔한 스토리'도 그렇지만, 굵은 줄거리안에 곁가지들을 조금더 다듬고 조금더 멋지게 장식했다면 하는 바램이 있다. 좀 더 긴박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은 조감독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김현석 감독의 처녀작이란 것에 위안을 둔다. JSA를 각색했다지. 아마도.

어쨌든, YMCA야구단은 화창한 햇살의 영화는 아니지만, 잔잔하게 봄볕을 비춘 강물을 바라보는 느낌 정도되는 영화다. 크게 웃음을 던지게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은 예고편으로 단련된, 작위적 가능성이 농후한 웃음쯤으로 관객들은 여길지도 모른다.

야구를 광적으로 좋아하거나, 야구의 문외한인 사람이 보아야 할 영화. 어중간하게 야구를 좋아하면 안보는 게 낫다. 80년대 '공포의 외인구단'을 생각나게 만드는 영화.

★★★
 
 

 


 

2002년 과거 블로그에 올렸던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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