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시대라 해석할까?
레인오브파이어라 해서 불과 비의 만남쯤으로 해석할 뻔 했다. 스펠링을 보지 않고선 그리 해석할 수 밖에.
익룡이 나온다. 공룡을 지배하고 빙하기를 초래하고 얼음속에 묻혀있다가 2020년 다시 부활해 지구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다. 한번쯤 상상속으로 되새겨봄직한 소재를 영화화했다.
배경색이 온통 회색빛이다. 검은 블루톤이 시종일관 스크린을 장악한다. 우울한 사람은 이 영화로 인해 더 우울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화면 곳곳에 나타나는 CG와 스펙터클한 액션으로 인해 우울증은 잠시 미룰 수 있어 좋다.
런던시가를 폐허로 만든것이나, 수백억원을 들였음직한 세트도 눈요기거리다. 말꼬리 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의문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나 나오는 프랑스인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다가 나타났을까. 구세주는 왜 미국인일까. 영국인은 현재 부시와 블레어처럼 종속관계로 그려질까. 익룡 수컷 한마리를 공격할때 암컷 수백마리는 다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 걸까.
그러나, 영화는 영화로 받아들이자는 결심을 한 이후론 꼬치꼬치 캐묻지 않기로 했다. 일상사처럼 말이다.
매튜 매커너히는 변호사로 분했던 지난 96년 '타임 투 킬'로 기억되는 배우다. 처음 그를 접했을 땐 흑인배우의 지성파 덴젤 워싱턴을 연상시킬 수 있었으며, 맷데이먼 등의 지성파 배우로 손색없어 보일 정도였다. 배심원들을 설득하며 눈물을 보이는 그의 눈망울. 이 영화에선 그 눈망울을 기억해 내지 않으면 변호사라는 인물과 도저히 매치가 되지 않는다.
그 후, 애드TV, 웨딩플래너 등을 보며 로맨틱류의 영화와 절묘하게 잘 맞는 배우쯤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역할은 근육질의 그것도 모자라 '람보'같은 용맹성과 독보적 카리스마를 지닌 역할로 분했다. 이름도 '밴젠'이다. '디젤'도 아니고, '가솔린'도 아닌 밴젠. 정말 멋진 변신이다. 변호사로 분하면서 알마니 정장 뒤에 숨겨놨던 근육을 이제야 보여준 것인지. 배우의 변신은 무죄인가?
시그널에서 이름이 제일 먼저 뜨는 것을 보면 그가 주인공인데, 영화 시작 후 20여분 흐른뒤 그가 등장하는 것과 이야기의 흐름이 '퀸'을 중심으로 흐르는 것 등을 보면 다소 비중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퀸 역을 맡았던 크리스챤 베일은 지난 2000년 여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아메리카 싸이코'에 나왔던 배우다. 어렴풋이 살인마로 기억된다. 맞는진 모르겠다. 영국인이다. 헐리우드에선 영국인 역할에 영국인을 캐스팅한다. 영국영어의 억센 발음때문인가? 난 모른다.
그런데, 아시아인들은 뒤죽박죽이다. 중국인이 일본인 역할을 하고, 일본인은 또 다른 아시아 국가의 인물을 소화해 낸다. 한국인은 한국인 역할을 하긴 하는 건가? 그래, 박중훈이 있었지. 어설픈 영어로 나불댔던... 그래도, 괴물이 나타나 도시를 파괴하든, 해일이 일어 온 나라를 집어삼키던, 아시아 국가들의 피해는 그려주지 않아 다행이다. 항상 유럽이나 미국이니깐.
어쨌든 영화에 대해 조금더 피력하자면, 학교와 집, 도서실... 혹은 회사, 집, 술집 등등에서 삼각형을 그리며 사는, 회색빌딩에 갇혀 담배연기를 산소호흡기 정도로 생각하며 사는 다람쥐같은 인생의 소유자들에겐 다소 어필할 수 있는 영화다.
전쟁을 꿈꾸던가, 이 세상의 종말을 보고 싶다던가, 뭔가 괴물이 나타나 자신을 공격했으면 한다던가, 그래서 용기없다고 느꼈던 자신이 그 괴물을 물리치고 일약 세계적 스타로 급부상한다던가... 하는 자들에겐 다소 미흡할 지 모르겠다.
항공기 즉, 전투기나 전투헬기가 등장해 하늘에서 전투를 벌이는 씬을 조금 넣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인간의 폭력 본능은 이래서 끝이 없는 것일까.
그래도 이 영화는 비교적 구성이 좋다. 소재 파악도 좋고.
삶이 절망적이라면 이 영화를 보라. 숨이 붙어있고 밥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할 것이다.
★★★☆
레인오브파이어라 해서 불과 비의 만남쯤으로 해석할 뻔 했다. 스펠링을 보지 않고선 그리 해석할 수 밖에.
익룡이 나온다. 공룡을 지배하고 빙하기를 초래하고 얼음속에 묻혀있다가 2020년 다시 부활해 지구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린다. 한번쯤 상상속으로 되새겨봄직한 소재를 영화화했다.
배경색이 온통 회색빛이다. 검은 블루톤이 시종일관 스크린을 장악한다. 우울한 사람은 이 영화로 인해 더 우울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화면 곳곳에 나타나는 CG와 스펙터클한 액션으로 인해 우울증은 잠시 미룰 수 있어 좋다.
런던시가를 폐허로 만든것이나, 수백억원을 들였음직한 세트도 눈요기거리다. 말꼬리 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런 의문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나 나오는 프랑스인들은 도대체 어디에 있다가 나타났을까. 구세주는 왜 미국인일까. 영국인은 현재 부시와 블레어처럼 종속관계로 그려질까. 익룡 수컷 한마리를 공격할때 암컷 수백마리는 다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 걸까.
그러나, 영화는 영화로 받아들이자는 결심을 한 이후론 꼬치꼬치 캐묻지 않기로 했다. 일상사처럼 말이다.
매튜 매커너히는 변호사로 분했던 지난 96년 '타임 투 킬'로 기억되는 배우다. 처음 그를 접했을 땐 흑인배우의 지성파 덴젤 워싱턴을 연상시킬 수 있었으며, 맷데이먼 등의 지성파 배우로 손색없어 보일 정도였다. 배심원들을 설득하며 눈물을 보이는 그의 눈망울. 이 영화에선 그 눈망울을 기억해 내지 않으면 변호사라는 인물과 도저히 매치가 되지 않는다.
그 후, 애드TV, 웨딩플래너 등을 보며 로맨틱류의 영화와 절묘하게 잘 맞는 배우쯤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역할은 근육질의 그것도 모자라 '람보'같은 용맹성과 독보적 카리스마를 지닌 역할로 분했다. 이름도 '밴젠'이다. '디젤'도 아니고, '가솔린'도 아닌 밴젠. 정말 멋진 변신이다. 변호사로 분하면서 알마니 정장 뒤에 숨겨놨던 근육을 이제야 보여준 것인지. 배우의 변신은 무죄인가?
시그널에서 이름이 제일 먼저 뜨는 것을 보면 그가 주인공인데, 영화 시작 후 20여분 흐른뒤 그가 등장하는 것과 이야기의 흐름이 '퀸'을 중심으로 흐르는 것 등을 보면 다소 비중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퀸 역을 맡았던 크리스챤 베일은 지난 2000년 여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아메리카 싸이코'에 나왔던 배우다. 어렴풋이 살인마로 기억된다. 맞는진 모르겠다. 영국인이다. 헐리우드에선 영국인 역할에 영국인을 캐스팅한다. 영국영어의 억센 발음때문인가? 난 모른다.
그런데, 아시아인들은 뒤죽박죽이다. 중국인이 일본인 역할을 하고, 일본인은 또 다른 아시아 국가의 인물을 소화해 낸다. 한국인은 한국인 역할을 하긴 하는 건가? 그래, 박중훈이 있었지. 어설픈 영어로 나불댔던... 그래도, 괴물이 나타나 도시를 파괴하든, 해일이 일어 온 나라를 집어삼키던, 아시아 국가들의 피해는 그려주지 않아 다행이다. 항상 유럽이나 미국이니깐.
어쨌든 영화에 대해 조금더 피력하자면, 학교와 집, 도서실... 혹은 회사, 집, 술집 등등에서 삼각형을 그리며 사는, 회색빌딩에 갇혀 담배연기를 산소호흡기 정도로 생각하며 사는 다람쥐같은 인생의 소유자들에겐 다소 어필할 수 있는 영화다.
전쟁을 꿈꾸던가, 이 세상의 종말을 보고 싶다던가, 뭔가 괴물이 나타나 자신을 공격했으면 한다던가, 그래서 용기없다고 느꼈던 자신이 그 괴물을 물리치고 일약 세계적 스타로 급부상한다던가... 하는 자들에겐 다소 미흡할 지 모르겠다.
항공기 즉, 전투기나 전투헬기가 등장해 하늘에서 전투를 벌이는 씬을 조금 넣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인간의 폭력 본능은 이래서 끝이 없는 것일까.
그래도 이 영화는 비교적 구성이 좋다. 소재 파악도 좋고.
삶이 절망적이라면 이 영화를 보라. 숨이 붙어있고 밥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할 것이다.
★★★☆
2002년 과거 블로그에 올렸던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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