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캠코더.
▶얼마전 끝난 내 인생의 콩깍지란 드라마. 아주 리얼했고 아주 로맨틱했다. 대사 하나하나에 무릎을 그렇게 쳐본 것도 아주 오랜만이다. 트렌디드라마를 내걸고 MBC가 야무지게 만들어낸 것 같은데, 퍽 좋았다.
주연 배우를 비롯한 조연들의 연기가 매우 빛났다. 절묘한 캐스팅들. 어찌 그리 배역에 딱 들어맞는 얼굴들을 지녔는지... 참 신기할 정도다. 매주 월화에는 그것을 보려고 일찍 귀가했다. 별다른 약속을 일부러 잡으려고도 안했다. 그것을 보려고. 1시간짜리 드라마 때문에 내가 귀가를 서두르다니.
참 오랜만에 일어난 일이다.
남녀간의 우정과 사랑에 대해 솔직하고 아주 담대하게... 그리고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낸 이 드라마는 시종 젊은이들 사이에 깊이 회자된 모양이다. 아주 좋았다. 굿이었다.
▶캠코더를 구입했다. 캠을 손에서 놓은지 2년만이다. 사야지사야지하면서도 사지 못했던 것은 경제적 이유도 있었지만, 나태한 내 생활도 한 몫했다.
독학으로 배운 기술을 2년간 묵혔다. 어도비프리미어 프로그램을 잘 다룰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잘 모르겠다. 자막과 효과를 제대로 넣을 수 있을 지.
캠코더 구입도 참으로 쉽게 했다. 고민은 2년간 했으면서도. 갑작스럽게 중요한 일들은 터지는 듯 하다. TV 홈쇼핑을 그것도 자정이 넘은 시간에 주문했다. 쇼핑호스트의 입김에 넘어갔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자의였다. 사은품이 그런대로 내 눈을 유혹했다.
캠코더로 찍어 CD로 만들어낼 요량으로 디지틀캠코더를 구입했는데, 어째... 다른 기종이 더 좋아보이는 건 뭘까. 다른 기종이 더 좋아보인다. 가격대비 성능으로 보니. 그래도 참아야지. 내가 선택한 길인데.
▶내 인생의 콩깍지와 캠코더. 전혀 공통분모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드라마 내용상,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을 10여년간 알아오면서 친구로 지낸다. 여자의 마음은 잠시 흔들렸으나 제법 친구의 관계를 잘 유지했다. 그런 와중에도 종종 전형적인 '갈대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했으니, 어찌 이를 실패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남자의 마음은 여자에게로 향한다. 그것은 아마 첫만남때부터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남의 떡이 커보인 적도 있었으나, 제 자리로 돌아왔다.
내 인생의 캠코더는 최초다. 최초의 선택이었고 최초의 구입이다. 설레였고 기분도 상쾌했다. 갑작스런 구매가 맘에 걸리긴 했지만, 대기업을 믿었다. 그리고, 지금은 만족한다. 난 이 드라마와 캠코더 구입 과정을 내심 살펴보면서, 결혼이란 지겨운 단어를 또 꺼내게 됐다.
드라마도 결국 남녀 주인공의 결혼으로 끝을 맺는다. 해피엔딩인 것. 캠코더도 2년간 숨죽여 살펴오다 어느날 갑자기 자정 넘은 시간에 10여분의 고민을 끝으로 구입케 됐다.
이 모든 걸 우연의 일치로만 여겨야 하나? 내가 억지로 짜맞추는 것인가?
결혼도 이런 식으로 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콩깍지'류의 드라마에서처럼, 아니면 '캠코더 구입 과정' 처럼.
깊은 사랑으로... 그것이 아니라면 짧은 고민으로 결정내릴 것 같다. 그렇게 하게 될 것 같다. 둘 중의 하나겠지.
▶얼마전 끝난 내 인생의 콩깍지란 드라마. 아주 리얼했고 아주 로맨틱했다. 대사 하나하나에 무릎을 그렇게 쳐본 것도 아주 오랜만이다. 트렌디드라마를 내걸고 MBC가 야무지게 만들어낸 것 같은데, 퍽 좋았다.
주연 배우를 비롯한 조연들의 연기가 매우 빛났다. 절묘한 캐스팅들. 어찌 그리 배역에 딱 들어맞는 얼굴들을 지녔는지... 참 신기할 정도다. 매주 월화에는 그것을 보려고 일찍 귀가했다. 별다른 약속을 일부러 잡으려고도 안했다. 그것을 보려고. 1시간짜리 드라마 때문에 내가 귀가를 서두르다니.
참 오랜만에 일어난 일이다.
남녀간의 우정과 사랑에 대해 솔직하고 아주 담대하게... 그리고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낸 이 드라마는 시종 젊은이들 사이에 깊이 회자된 모양이다. 아주 좋았다. 굿이었다.
▶캠코더를 구입했다. 캠을 손에서 놓은지 2년만이다. 사야지사야지하면서도 사지 못했던 것은 경제적 이유도 있었지만, 나태한 내 생활도 한 몫했다.
독학으로 배운 기술을 2년간 묵혔다. 어도비프리미어 프로그램을 잘 다룰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잘 모르겠다. 자막과 효과를 제대로 넣을 수 있을 지.
캠코더 구입도 참으로 쉽게 했다. 고민은 2년간 했으면서도. 갑작스럽게 중요한 일들은 터지는 듯 하다. TV 홈쇼핑을 그것도 자정이 넘은 시간에 주문했다. 쇼핑호스트의 입김에 넘어갔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자의였다. 사은품이 그런대로 내 눈을 유혹했다.
캠코더로 찍어 CD로 만들어낼 요량으로 디지틀캠코더를 구입했는데, 어째... 다른 기종이 더 좋아보이는 건 뭘까. 다른 기종이 더 좋아보인다. 가격대비 성능으로 보니. 그래도 참아야지. 내가 선택한 길인데.
▶내 인생의 콩깍지와 캠코더. 전혀 공통분모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드라마 내용상,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을 10여년간 알아오면서 친구로 지낸다. 여자의 마음은 잠시 흔들렸으나 제법 친구의 관계를 잘 유지했다. 그런 와중에도 종종 전형적인 '갈대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했으니, 어찌 이를 실패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남자의 마음은 여자에게로 향한다. 그것은 아마 첫만남때부터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남의 떡이 커보인 적도 있었으나, 제 자리로 돌아왔다.
내 인생의 캠코더는 최초다. 최초의 선택이었고 최초의 구입이다. 설레였고 기분도 상쾌했다. 갑작스런 구매가 맘에 걸리긴 했지만, 대기업을 믿었다. 그리고, 지금은 만족한다. 난 이 드라마와 캠코더 구입 과정을 내심 살펴보면서, 결혼이란 지겨운 단어를 또 꺼내게 됐다.
드라마도 결국 남녀 주인공의 결혼으로 끝을 맺는다. 해피엔딩인 것. 캠코더도 2년간 숨죽여 살펴오다 어느날 갑자기 자정 넘은 시간에 10여분의 고민을 끝으로 구입케 됐다.
이 모든 걸 우연의 일치로만 여겨야 하나? 내가 억지로 짜맞추는 것인가?
결혼도 이런 식으로 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의 콩깍지'류의 드라마에서처럼, 아니면 '캠코더 구입 과정' 처럼.
깊은 사랑으로... 그것이 아니라면 짧은 고민으로 결정내릴 것 같다. 그렇게 하게 될 것 같다. 둘 중의 하나겠지.
2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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