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야기에 이어서 계속...
감포 진천해수욕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눈을 뜨니 오전 9시. 9시에 출발하자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늦잠을 잤다. 얼렁 씻고 길을 나서니 10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여수시. 그러나, 제5호 태풍 '라마순'이 북상중이라는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문명과 철저히 단절된 민박집이어서 그 어떤 세상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관계로 아침에서야 태풍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강행하기로 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다 남해고속도로로 직행. 그러나, 중간에 약간 길을 헤맸다. 부산이 큰 건지 길이 많은 건지... 백양터널 방향으로 갔는데, 엄한 곳이 나와서 열나 진뺐다.
우여곡절끝에 남해고속도로를 들어섰는데... 이게 왠걸. 태풍이 내일 새벽 3시 목포 해안 110km 지점을 지난다고 했다. 우리는 그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고, 미친 놈이라고 서로 욕을 해대며 시속 100km를 밟아댔다.
비... 이건 비라고 할 수가 없다. 동네 아줌마가 옥상에서 빠깨스로 물을 버리려 했을 때의 그 물세례를 맞아본 사람이라면 이해가 갈 것이다. 와이퍼를 최대로 작동시켜도 앞차의 물보라와 비때문에 전방 10m를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난 이런 상황을 오히려 즐긴다. 잼있다. 평범한 운전은 싫증났으니... 흐흐. 5-6시간을 운전하고 여수에 도착했다. 돌산대교 운운하던 미키쉐이의 말마따나 멋진 곳이라 생각했다.
돌산대교... 그것을 건너는 것은 한강다리 건너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뭐가 보이냐? 뭐가 멋있다고 그러냐. 이런 다리는 흔해"
"아쒸... 이게 아닌데... 비가 오니깐 하나두 안보이네"
-_-;
우리들이 하는 일이란. 여수 돌산대교를 거쳐 들어간 곳은 여수 끝자락에 붙어있는 방산포 해수욕장. 장대비가 쏟아붓는 관계로 민박 집 앞에 차를 세워두고 전화를 걸었다. 민박집까지 그 몇미터를 걸어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여보세요? 방하나 주세요."
"아... 태풍이 와서리... 방이 없는디."
"네? 방이 없다뇨?"
"방이 드러버... 딴데 알아보슈"
-_-;
해수욕장을 언덕배기에서 보니, 파도가 10m는 돼 보였다. 바다에 들어가서 실종됐다는 사람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 순간이다.
하는 수 없이 빗속을 뚫고 다시 전진... 전진. 여수 시내에서 여관을 잡고 영화나 볼 심산으로 편의점에 들러 물어봤건만... 이 동네는 영화도 안보나부다. 영화관이 없었다. -_-;
되는 일이 아직까지 없다. 여수 시내를 두세바퀴 돌다가 순천쪽으로 빠지다보니 길가에 '만성포 해수욕장'이 보였다. 뭔놈의 '포포포'가 많은지. 들어가는 길가에 나무가 두어개 쓰러져 있고... 이러다가 고립되는 거 아냐?
그러나, 우린 굳건히 방을 잡았다. 3만원 달라는 거 열나 깍아 2만5천원. 방에는 다행히 TV가 있었다. 그 덕에 새벽 3시까지 열나 잼없는 지방방송의 뉴스와 영화를 봤다. '중화영웅'이었는데, 그거 24시간 연속 재방송한다. 드럽다.
이 날 저녁, 우린 또 한번의 부르주아 식사를 했다. 아침은 길바닥에서 라면으로 떼우더니, 저녁은 왕의 밥처럼 먹었다. 벌써 2일째 이런 행태를 하고 있다. 돈은 돈대로 깨지고 기억에 남는 건 없고... 아 띠바. -_-;
광어를 시켰는데, 5만원 달랜다. 열나 깍아 4만5천원에 쇼부쳤다. 근데, 이거... 정말이지... 스끼다시가 6개를 넘지 않는다. 그 흔한 튀김도 그 흔한 멍게도 안준다. 그래도 우린 빗속을 뚫고 나가기 싫어 걍 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현찰이 없었다. 빗속에서 우왕좌왕하다보니 돈을 못찾았다. 그러다보니 현금이 둘이 합쳐 6천원이다. 짜장면 2개 시키면 됐지만, 알다시피 지방은 오후 8시만 되면 문을 닫는다. 그 때 시각이 오후 9시였다.
아... 짜장면을 신용카드로 먹자고 미키가 제의했다. -_-;; 싸대기 날릴라다가 말았다.
미키의 잠버릇 때문에 그 자슥은 침대에서 난 땅에서 잤다. 그렇게 4일째 날은 저물었다.
새벽까지 뉴스 속보에서 태풍 소식을 전해주었는데, 우린 별 걱정을 안했다. 왜냐? 창문너머 눈 앞에서 10m짜리 파도가 보였지만 별일 있겠나 싶었다. 내일 오전에 충남 천안으로 태풍이 상륙한다던데... 우린 태풍의 눈을 보기 위해 그 속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감포 진천해수욕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눈을 뜨니 오전 9시. 9시에 출발하자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늦잠을 잤다. 얼렁 씻고 길을 나서니 10시.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다음 행선지는 여수시. 그러나, 제5호 태풍 '라마순'이 북상중이라는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문명과 철저히 단절된 민박집이어서 그 어떤 세상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관계로 아침에서야 태풍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강행하기로 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다 남해고속도로로 직행. 그러나, 중간에 약간 길을 헤맸다. 부산이 큰 건지 길이 많은 건지... 백양터널 방향으로 갔는데, 엄한 곳이 나와서 열나 진뺐다.
우여곡절끝에 남해고속도로를 들어섰는데... 이게 왠걸. 태풍이 내일 새벽 3시 목포 해안 110km 지점을 지난다고 했다. 우리는 그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고, 미친 놈이라고 서로 욕을 해대며 시속 100km를 밟아댔다.
비... 이건 비라고 할 수가 없다. 동네 아줌마가 옥상에서 빠깨스로 물을 버리려 했을 때의 그 물세례를 맞아본 사람이라면 이해가 갈 것이다. 와이퍼를 최대로 작동시켜도 앞차의 물보라와 비때문에 전방 10m를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난 이런 상황을 오히려 즐긴다. 잼있다. 평범한 운전은 싫증났으니... 흐흐. 5-6시간을 운전하고 여수에 도착했다. 돌산대교 운운하던 미키쉐이의 말마따나 멋진 곳이라 생각했다.
돌산대교... 그것을 건너는 것은 한강다리 건너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뭐가 보이냐? 뭐가 멋있다고 그러냐. 이런 다리는 흔해"
"아쒸... 이게 아닌데... 비가 오니깐 하나두 안보이네"
-_-;
우리들이 하는 일이란. 여수 돌산대교를 거쳐 들어간 곳은 여수 끝자락에 붙어있는 방산포 해수욕장. 장대비가 쏟아붓는 관계로 민박 집 앞에 차를 세워두고 전화를 걸었다. 민박집까지 그 몇미터를 걸어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여보세요? 방하나 주세요."
"아... 태풍이 와서리... 방이 없는디."
"네? 방이 없다뇨?"
"방이 드러버... 딴데 알아보슈"
-_-;
해수욕장을 언덕배기에서 보니, 파도가 10m는 돼 보였다. 바다에 들어가서 실종됐다는 사람의 이야기가 가슴에 와 닿는 순간이다.
하는 수 없이 빗속을 뚫고 다시 전진... 전진. 여수 시내에서 여관을 잡고 영화나 볼 심산으로 편의점에 들러 물어봤건만... 이 동네는 영화도 안보나부다. 영화관이 없었다. -_-;
되는 일이 아직까지 없다. 여수 시내를 두세바퀴 돌다가 순천쪽으로 빠지다보니 길가에 '만성포 해수욕장'이 보였다. 뭔놈의 '포포포'가 많은지. 들어가는 길가에 나무가 두어개 쓰러져 있고... 이러다가 고립되는 거 아냐?
그러나, 우린 굳건히 방을 잡았다. 3만원 달라는 거 열나 깍아 2만5천원. 방에는 다행히 TV가 있었다. 그 덕에 새벽 3시까지 열나 잼없는 지방방송의 뉴스와 영화를 봤다. '중화영웅'이었는데, 그거 24시간 연속 재방송한다. 드럽다.
이 날 저녁, 우린 또 한번의 부르주아 식사를 했다. 아침은 길바닥에서 라면으로 떼우더니, 저녁은 왕의 밥처럼 먹었다. 벌써 2일째 이런 행태를 하고 있다. 돈은 돈대로 깨지고 기억에 남는 건 없고... 아 띠바. -_-;
광어를 시켰는데, 5만원 달랜다. 열나 깍아 4만5천원에 쇼부쳤다. 근데, 이거... 정말이지... 스끼다시가 6개를 넘지 않는다. 그 흔한 튀김도 그 흔한 멍게도 안준다. 그래도 우린 빗속을 뚫고 나가기 싫어 걍 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현찰이 없었다. 빗속에서 우왕좌왕하다보니 돈을 못찾았다. 그러다보니 현금이 둘이 합쳐 6천원이다. 짜장면 2개 시키면 됐지만, 알다시피 지방은 오후 8시만 되면 문을 닫는다. 그 때 시각이 오후 9시였다.
아... 짜장면을 신용카드로 먹자고 미키가 제의했다. -_-;; 싸대기 날릴라다가 말았다.
미키의 잠버릇 때문에 그 자슥은 침대에서 난 땅에서 잤다. 그렇게 4일째 날은 저물었다.
새벽까지 뉴스 속보에서 태풍 소식을 전해주었는데, 우린 별 걱정을 안했다. 왜냐? 창문너머 눈 앞에서 10m짜리 파도가 보였지만 별일 있겠나 싶었다. 내일 오전에 충남 천안으로 태풍이 상륙한다던데... 우린 태풍의 눈을 보기 위해 그 속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Sensibility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어컨(2002) (0) | 2009.07.21 |
---|---|
[전국투어] 다섯째날 - 땅끝찍고 서울로(2002) (0) | 2009.07.21 |
[전국투어] 셋째날 - 새벽을 울린 뽕작라면(2002) (0) | 2009.07.21 |
[전국투어] 둘째날 - 환상의 환선굴(2002) (0) | 2009.07.21 |
[전국투어] 첫째날 - 안개속 경포대(2002) (0) | 2009.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