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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수필

그녀의 팬티는 예뻤다2

그녀의 팬티는 예뻤다2 - 1997

그리 오래된 얘기는 아니다. 재작년 내가 자취 생활을 할 때 일어난 일이다. 집앞에서 생생하게 일어났던 일로써, 그 땐 정말 가슴 두근거림이 있었던 일이다. 지금 생각해봐도 우스운 이야기다.

난 그 날따라 잠이 오질 않았다. 늦게 먹은 밥이 원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시원한 가을밤을 그렇게 잠으로 채워넣기가 싫었기 때문이리라.
새벽2-3시쯤 되었을까. 난 담배 한대를 물고는 스카이라운지였던(그 때 당시엔) 자취방의 마당에 나와 별을 세고 있었다. 별 하나, 별 둘, 별 셋...

담배가 거의 다 타들어 갈 무렵, 한대의 택시가 우리집 건물앞에 서더니 3명의 여인을 내려놓고는 뒤꽁무니 빼듯 그렇게 쏜살같이 가버렸다. 난 심심하던 중에 참 잘됐다 싶어, 눈을 크게 뜨고 담배총을 튀긴 후에 예의
주시했다.

뭔가 재미난 일이 벌어질 거란 생각이 내 머리속을 꽉 채우기가 무섭게 그녀들의 떠드는 소리가 하늘로 떠올라 나의 귓전을 때렸다. 뭐라고 자세히는 들리지 않았고, 워낙 주택가인 우리 동네인 만큼 그 시간에 사람들이 다닌다는 것이 만무했다. 그래서, 그녀들의 목소리는 온동네에 퍼질만큼 크게 들렸다.

"야~~~취한당~~~~으으끄억~~~~"
한 여인네께서 얼큰하게 취했는지 한마디 쏴 붙이고는 그 자리에 덥석 주저 앉았다.
"야~~~근데, 여기가 어디냐...잉?? 오긴 왔는데..."
"우리 동네야...쫌 만 걸어가믄 돼...으...나두 올라오는데...이거...흐흐...."

세명을 끌고 온 여인으로 보이는 조금은 덜 취한 그 여인네께선 다른 두명을 부축한답시고 팔뚝을 잡고 일으켜 세우려 하고 있었다.

"야야~~~ 잠깐...우...미치겠군...넘 어지럽다야....으..."

숨을 거칠게 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조금은 터프하게 보이는 그 여인네께서 제일 많이 취하신 듯 했다.

뭔가 셋은 쑥덕거리고 있었다. 난 이 광경까진 그저 동네 처녀들이 술에 취해 자취하는 친구네 집에 들르러 온, 그저 그 뿐인 줄 알았다. 한눈으로 흘리고 지나쳐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마도 그녀들은 그 광경을 첨부터 끝까지 시청하고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으리라.

담배를 한 대 다시 물고 나와보니, 세명의 여인네들은 자리를 옮겼다. 난 어디로 갔는지 한참을 눈을 돌려서야 알아낼 수 있었다.
아~~~그런데... 이럴수가!!

한명은 차옆에, 한명은 차앞에, 한명은 차앞과 옆의 중간지점(정확히는 깜박이등 쪽). 봉고차였다. 12인승. 9인승이었던가? 모르겠다. 하여간에, 그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봉고차가 모든 걸 가려 줄거라고 생각 했을까. 셋은 인적없는 새벽2시의 네거리에서! 아무리 인적이 없다지만, 조금은 무리가 있어보였다.

그녀들이 조금만 고개를 들어 하늘이 내려다 보고 있다고 생각했으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하늘까지 갈 것도 없다. 4층 옥상에서 내가 내려다 보는 것만 보았어도 그녀들은 그런 행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난생 처음 보는 구경. 절대 놓칠 수 없었다. 군대에서 참호를 파고 눈만 빼꼼히 빼고 경계총을 하듯이, 난 그렇게 그녀들을 경계했다.
조금만 참지. 아니지. 날 위해서 그 세명의 여인네들은 생생한 스트립쇼를 보여주고 있는데. 모두 머리통만 보였기 때문에 자세히 보진 못했다.

물론, 보고 싶은 맘이 없었다면 남자가 아니겠지. 여자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앞쪽의 여인네의 그 것(?)은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쌍바위 골. 왜냐하면, 봉고차의 헤드가 우리 건물쪽을 향하고 있었기에 앞쪽의 여인네는 나에게 참으로...실로...진실로...모든걸...흐흐.

하지만, 차쪽을 보고 모두 일제히 발사하고 있었던 터라 허연 치즈덩어리 두 개만 보였다. 그래도 그 취한 와중에도 앞뒤가 어딘지는 알고 있었는지, 그 여인네의 허연 것(까만 밤과 대조가 이뤄져서 그랬을까. 무척 하앳던 것으로 기억된다)이 올라가고, 검은색으로 보이는 스커트가 올라가고. 좌우 동초를 보고 있던 세명의 사수들은 앉아쏴 자세에서 다리가 뻐근했던지 뭐라고 킥킥대고는 그길로 어깨동물 하곤 노랠 부르며 유유히 사라졌다.

그녀들은 대로변에서 자기들이 처음이라고 떠들고 있었다. '아무도 못봤겠지' 하면서. 그래, 여자라고 마렵지 말란법이 없지. 여잔 참으면 병이 된다는데. 싸야지. 암. 혼자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건 그녀들의 오산이었다. 내가 봤다. 아주 조용히. 나즈막히.

그 때 그녀들, 지금 어딘가에서 요조숙녀인냥 살아갈 것인지도 모른다. 술 자리에선 이렇게 얘길 하면서.

"저 술 못해용~~~ 여자가 어떻게 술을~~~"
남자가 묻는다.
"화장실 안가세요?"
"호호호. 가야죠. 전 항상 맥주를 먹으면 자주 화장실을 가죠. 호호호..."

재작년 자취하던 옛집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수 많은 일들과 재미난 일들이 많았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다. 지금 생각해도 재미던 기억이다. 그녀들은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이 되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