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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소설

불행아와 이름표9

S#27 병원(밤;회상)
피묻은 가운을 입은 의사와 정훈이 복도에 서서 대화를 나눈다. 의사와 대화를 나누다 고개를 떨구는 정훈. 고개를 떨구며 의사의 명찰을 본다. 피가 잔뜩 묻어 있어 잘 보이지 않는다.

의사 힘들어요.
정훈 어디가 어떻게 다친건데요?
의사 환자 안보셨어요? 보셨으면 그런 질문은 하지 않을텐데요.
정훈 아예. 아직은요. 보기 전에 환자의 상태를 알고 싶어서요.
의사 힘듭니다. 오늘 안을 넘기긴 힘들 거예요.
정훈 ...

S#28 카페 안(낮)
채린이 의자에 앉는다.

채린 됐어요. 이제 해보세요.
정훈 예... 제겐 여자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어제까지.
채린 (놀라며) 애인이요?
정훈 예.
채린 아. 그랬군요. 근데, 어제까지란 말은...
정훈 어제 죽었어요.
채린 ...
정훈 (쓴 웃음을 지으며)힘드네요. 솔직히.
채린 음...
정훈 제가 괜스레 이상한 얘길 꺼낸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채린 아녜요.
정훈 오늘 술 한잔 하실래요?
채린 아뇨. 안돼요. 사실은... 저 다음달에 결혼해요.
정훈 (놀라며) 예?
채린 놀라셨죠. 그 땐... 그저 우리가 술에 취해서...(손짓을 하며)
정훈 예! 알아요. 그건 얘기하지 마요. 촌스럽게 그런 것 갖고 말하자는 게 아니니깐 요.
채린 화내지 말아요. 애인이 있었다면서요.
정훈 모르겠네요.
채린 절 너무 나쁜 여자로 몰진 마세요. 제가 원하는 상황은 모두 책임은 지니까.

정훈과 채린, 손이 동시에 담배로 향한다. 서로 불을 붙이며.

정훈 그러시겠죠.
채린 (불쾌한 듯이) 지금 제가 뭘 잘못하고 있나요?
정훈 아닙니다. 잘못한 것 없습니다.
채린 근데, 왜 그러세요.
정훈 아닙니다.

정훈은 하고싶은 말을 다하지 못하고 일어선다. 채린은 그저 자리에 계속 앉아 있을 뿐이다. 문을 열고 나가는 정훈의 등뒤로 채린이 보인다.

S#29 거리(밤)
비틀거리며 길을 걷는 정훈. 지나가는 행인들이 바라본다. 정훈은 술에 취해 큰소리로 '불행아'를 부른다.

S#30 정훈의 방
침대에 누워 윤희의 사진을 본다. 눈물을 흘리는 정훈. 윤희 사진과 정훈과 채린의 여관에서 둘이 엉켜있는 모습(OL)이 겹쳐진다.

... 10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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