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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소설

불행아와 이름표8

제4일
S#23 정훈의 방안(아침)
일어나지 않고 침대에 그대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정훈. 시계를 본다. 7시 30분. 말끔히 정돈된 책상이 보인다. 흐트러짐이 없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어 보인다.

정훈 (혼잣말로) 7시 30분... 왜 내가 지금 일어났지...? 할 일도 없는데...
어머니 (방문을 열며) 일어나라. 밥먹어.
정훈 ...

방문이 열리고 눈이 부셔 잠시 얼굴을 찡그리는 정훈.

S#24 식탁
식탁을 마주하고 어머니와 정훈이 앉아있다. 밥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정훈과 그런 정훈을 바라보는 어머니.

어머니 정훈아.
정훈 (힘없이)예.
어머니 너 무슨 일 있냐? 회사일 말고.
정훈 (멍하니 생각에 잠기다 정신이 들며)아뇨. 무슨 일은...
어머니 너 선 안 볼래? 아버지가 손주놈을 보고 싶어하는 눈치더라. 말씀은 안하시지만...
정훈 (큰소리로)참. 선 안본대니깐요. 회사두 내가 알아서 다시 찾을 거구. 어머닌 제발 상관 마세요 좀!!
어머니 알았다.(밥을 다시 먹는 어머니)

정훈은 숟가락을 놓고 자릴 일어선다.

정훈 (혼잣말로)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게 뭐지...

S#25 광고회사 사무실(낮)
사무실로 말끔히 차려입은 정훈이 들어선다. 지나가는 한 사원을 붙들고 말을 붙인다.

정훈 저 말씀좀 묻겠습니다. 서채린 씨라고 계십니까?
사원 아예. 잠시만 기다리세요.
정훈 예.
사원 (먼 쪽을 바라보며) 서채린 씨! 손님 왔어요.

사무실 구석에 앉아 있다가 일어서며 손을 내 보이는 채린. '이리오라'는 손짓을 한다.

정훈 사무실 안에서 이렇게 손님을 맞아도 돼요? 시간이 괜찮으시면 잠시... 차라도...
채린 (서류들을 손에 쥐고) 지금은 안 되요. 너무 바쁘거든요.
정훈 아... 그러세요. 그러면, 기다릴까요?
채린 아뇨. 시간을 좀 내죠뭐. 요밑에 카페가 하나 있는데, 거기 가 계세요. 금방 갈께요.
정훈 예. 그러지요.
채린 근데,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정훈은 말없이 웃으며 돌아서 나간다. 그런 정훈을 바라보는 채린.

S#26 카페 안(낮)
정훈이 담배를 물고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곧 채린이 들어서며 자리에 앉는다. 정훈이 웃는 얼굴로 맞이하며 채린을 바라본다.

채린 많이 기다리셨죠?
정훈 아뇨. 많이는요.
채린 일이 지금 막 끝났거든요. 아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식사 안하셨죠? 식사나 하러 갈래요?
정훈 아뇨. 그냥 차나 마시죠.
채린 (머뭇거리며) 그래요. 그럼.
정훈 채린씨.
채린 (주문한 차를 마시며)예?
정훈 전 하고픈 얘기가 많아요.
채린 무슨 얘긴 데요? 저 두 할 말이 있는데...
정훈 예? 하실 말씀이? 제게요?
채린 예. 뭘 그렇게 놀래요. 별 얘긴 아녜요. 긴장 마세요. (웃음)
정훈 예...
채린 해봐요. 제가 다 들어드리지요. 까짓꺼.
정훈 전요. 어려서부터 외아들로 자랐어요. 어려운 걸 모르고 자랐지요.
채린 (손을 들며)잠깐만요. 시간이 걸릴 것 같은 얘긴데, 화장실 좀 다녀온 후에 들어도 될까요?
정훈 그러세요.

채린이 일어서서 나간다. 잠시 창가를 바라보며 어제 병원에서 들은 얘길 되내인다.

...9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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