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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詩

밝은데 어둡고 무거운데 가볍다

밝은데 어둡고 무거운데 가볍다

온 세상의 이치를 깨닫자고 한 말은 아닌데
평범의 인생이 무어냐고 물으니
한 여름 비지땀 흘리는 시민,
밝은 곳은 어두움을 누르고
무거운 것이 가벼운 곳을 묻는거라 대답한다.
수은등 길게 뿜은 한겨울 오뎅 국물에
가벼운 인생을 조금 적셔 목을 축이면
여전히 따뜻한 인생,
털모자 씌우지 않아도 땀으로 젖는
새벽길의 빗자루는 마침내 평범해지는 것을.
여지껏 무거움 쫓아, 무던해진 감각으로
말끔한 양복 웃도리에 꽂은 만년필은
가벼움 털던 無智로 그를 응시할 뿐.
벌건 대낮에도 형광등 켜 놓고
어두운 쪽방에 살던 한 마리 동족아,
한겨울 리어카에서
묻혀 있던 희망을 찾았다고
가벼움을 무거움에 끼워 살 수 있느냐.

진정,
살 수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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