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깊은 산사에 새벽이 물들면
도량석으로 발걸음 옮기던
노 스님의 흰자위로 별 두개가 흐른다
꿈 많았던 소년의 별빛
이제 없지만
속세의 안타까움을 가슴에 남겨
종소리에 새긴다
삶을 꿈꾸던 핏줄 굵던 청년의 팔뚝은
세상의 시름앞에 결국
고개를 떨구고
암자의 서린 풀이슬처럼 아침마다 고행속에 묻는다
두세달이면 족할까 이삼년이면 채울까
근심으로 얼룩진 오늘의 기도
별빛은 네(四)개로 번져 하늘이 마셨다
2
하늘로 올라간 어지러움의 끝은 사람이라고
그것 하나로 시작하려던 노총각은 짓밟히고
그의 꿈은 현실 앞에 두 손을 든다
멋적게 서 있는 이별 앞에
저금 통장 두 개뿐
사랑은 주는 것이라고
사람은 받는 것이라고
눈을 뜨니 새벽의 공기가 콧잔등을 누르고
시린 입을 열어 어둑한 창틈으로 손을,
그리고 눈을
어제의 현실이 오늘의 꿈이기를
머리 맡에 남겨둔 색바랜 배갯잎에
그리움 젖어
사람을 꿈꾸었던 만년설은
결국 망상이었나
2002. 12. 26
깊은 산사에 새벽이 물들면
도량석으로 발걸음 옮기던
노 스님의 흰자위로 별 두개가 흐른다
꿈 많았던 소년의 별빛
이제 없지만
속세의 안타까움을 가슴에 남겨
종소리에 새긴다
삶을 꿈꾸던 핏줄 굵던 청년의 팔뚝은
세상의 시름앞에 결국
고개를 떨구고
암자의 서린 풀이슬처럼 아침마다 고행속에 묻는다
두세달이면 족할까 이삼년이면 채울까
근심으로 얼룩진 오늘의 기도
별빛은 네(四)개로 번져 하늘이 마셨다
2
하늘로 올라간 어지러움의 끝은 사람이라고
그것 하나로 시작하려던 노총각은 짓밟히고
그의 꿈은 현실 앞에 두 손을 든다
멋적게 서 있는 이별 앞에
저금 통장 두 개뿐
사랑은 주는 것이라고
사람은 받는 것이라고
눈을 뜨니 새벽의 공기가 콧잔등을 누르고
시린 입을 열어 어둑한 창틈으로 손을,
그리고 눈을
어제의 현실이 오늘의 꿈이기를
머리 맡에 남겨둔 색바랜 배갯잎에
그리움 젖어
사람을 꿈꾸었던 만년설은
결국 망상이었나
200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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