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개봉하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 제목이다. 이영애와 유지태가 출연한다고 해서 장안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영화에 주된 테마는 사랑.
구구절절한 사랑 놀음보다는 현 시대 감각에 맞는 상징적 표현을 가면으로 쓴 직설적 표현이 더욱 눈길을 끄는 영화다.
안서 김억이 1918년에 발표한 대한민국 최초의 자유시의 제목과 매우 흡사해 간혹 헷갈릴 수도 있으나, 일제 식민치하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작자와 현대의 영화 테마인 사랑이 어찌 부합할 수 있으랴.
작자 김억은 김소월의 스승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
1918년 11월 '태서문예신보'에 발표된 이 작품은 주요한의 '불놀이'보다 몇 개월 앞선 작품인데도 서정적 자유시로서의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시를 일단 음미해 보자.
'봄은 간다'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짧은 운율을 중심으로 한 시상은 소월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안서의 초기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는 '봄은 간다'.
'봄날은 간다'를 떠올리며 연상케 된 '봄은 간다'.
이영애는 사랑의 時가 모자라 '자고 갈래요?' 그랬을까?
김억은 당시 詩가 모자란 기분이 들어 기둥을 時로 택했을까.
오묘하다...
2001-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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