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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sibility/詩

아내의 브래지어

누구나 한번쯤

브래지어 호크 풀어보았겠지

그래, 사랑을 해본 놈이라면

풀었던 호크 채워도 봤겠지

하지만 그녀의 브래지어 빨아본 사람

몇이나 될까, 나 오늘 아침에

아내의 브래지어 빨면서 이런 생각해보았다

한 남자만을 위해

처지는 가슴 일으켜세우고자 애썼을

아내 생각하자니 왈칵,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남자도 때로는 눈물로 아내의 슬픔을 빠는 것이다

이처럼 아내는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

동굴처럼 웅크리고 산 것을

그 시간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어떤 꿈을 꾸고 있었는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 오늘 아침에

피죤 두 방울 떨어뜨렸다

그렇게라도 향기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시집 ‘팽이는 서고 싶다’

※시인 박영희:1962년 전남 무안 출생. 85년 문학 무크 ‘民意’에 ‘남악리’ 등 10편의 시를 발표. 시집 ‘조카의 하늘’ ‘해 뜨는 검은 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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