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으로 다가서는 늦깍이 배우 "묻지마 다쳐!" - 탤런트 김정은
☞ MBC 25기 늦게 시작한 연기 생활
늦게 시작한 배우 생활. 연극영화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연기의 깊은 맛도 잘 모른다. 하지만, 그 배역에 알맞은 그녀만의 인물 설정은 늦게 시작한 것이 오히려 좋다. 많이 살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평범한 일상 생활에서 겪었던 많은 에피소드와 경험들을 연기에 쉽게 되살릴 수 있게 때문이다.
탤런트 김정은은 지난 97년 MBC 공채 25기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출연했던 '별은 내 가슴에'에 출연했을 당시만 해도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동료 탤런트들의 질주를 멀리서 바라만 보아야 했던 그녀. 하지만, 이내 입술을 굳게 다물고 결심을 한다.
MBC '예스터데이', '영웅반란', '복수혈전', '오월의 사랑' 등 그다지 비중이 크지 않은 역을 맡았기 때문일까. 그런 그녀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어 가는 듯 했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그녀에게 어둠의 장막을 뚫고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MBC 미니시리즈 '해바라기'에 캐스팅 되면서부터다. 이때 부터 그녀의 인생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저는 원래 소심한 편이예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였죠. 그런데, '해바라기'에 정신병자로 출연하면서, 머리를 깍으면서 그런 제 인생의 모든 벽들이 허물어 졌어요." 그녀의 실제 성격은 매우 활발한 반면 여성스러움도 겸비했다는 것. 극중 배역이 악역이나 평범하지 않은 인물에 캐스팅 된 것이 다소 아쉽다는 얘기다. 다소 차분해 보이기도 하는 그녀의 분위기는 극중 배역과 전혀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주위의 평이라고 그녀는 전한다.
그녀는 연기를 몰랐던 게 오히려 더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 만큼 그 배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얘기. "자연스런 연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편안한 연기요. 연기같지 않은 연기를 추구하는 게 제 연기 제일 원칙입니다."
☞ 토끼의 눈을 가진 여자
김정은의 눈을 보고 최근 동료들이 지어준 별명인 '너구리' 보다 여고시절 별명이었던 '토끼'가 더 어울리는 듯 했다. 그런 토끼의 눈망울을 가진 그녀도 신체 콤플렉스가 있을까? "긴 얼굴이요. 처음엔 얼굴을 커버해 보려고 머리도 기르고 목폴라 옷은 입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이젠 아니예요. 컴플렉스는 감출수록 더 드러난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실제 그녀는 하얀 목폴라가 매우 잘 어울렸다. 큰 키에 현대적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그녀에게 사극도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하지만, 훗날 연기에 대한 막연함이 깨졌을 때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한마디.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이웃집 막내 동생 같기도 한 김정은의 주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소주 반병 정도. 하지만, 술자리의 그런 분위기를 매우 좋아한다. 또 그녀는 근사한 카페의 양주잔 보다는 친구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술집에서 떠드는 소주잔을 곁들인 수다를 더 사랑한다.
"남자친구요?(웃음) 예전엔 있었죠. 상처한지 오래됐어요.(웃음) 제 이상형은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남자예요. 그리고 자신의 일을 정열적으로 하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남자라면 좋겠죠. 하지만, 언젠가 좋은 사람이 나타나도 제가 먼저 나서지 못할 것 같아요. 적극적이지 못하거든요. 그런면에서는." 연애에 관한 한 급하게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녀의 다소 소극적인 성격으로 이상형의 남자가 나타나도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할 것이라는 뜻이다.
☞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싶은 연기자 김정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짜여져 있는 그녀의 스케줄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요즘의 일상을 '정신없다' 고 표현한다. 얼마전 모통신회사 광고에 동료 배우 차태현씨와 함께 출연하며 장안에 큰 화제를 모은 김정은은 '묻지마. 다쳐' 라는 말을 유행시킬 정도로 유명세를 치렀다. 1편 광고가 나간 후에 큰 반응을 일으키자 재계약을 했었다는 후문이 그녀의 인기를 심감케 한다.
그녀는 그런 인기를 몰아 지난 연말 MBC 연기대상에서는 신인상을, SBS에서는 시트콤 인기상을 받았다. 단번에 두 개의 상을 거머쥔 그녀는 아직도 실감하지 못하는 듯 이렇게 말했다. "아직 못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해바라기가 끝난지 1년이 조금 넘었잖아요. 그래서 아직까진 불편함을 못 느끼겠어요. 간혹 알아봐 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기분이 무척 좋아지죠."
그녀는 간혹 통신에 들어가 팬들의 연기평을 보며 자신의 연기를 분석한다. 때론 그런 글들을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고 한다. 특히 연기가 '인상적이었다'란 말을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 선배 연기자인 박원숙씨를 인간적인 면에서 가장 존경한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자연스럽고 솔직한 연기를 하는 게 연기자로서의 꿈이다.
"공채 25기로 출발해 늦은 연기자 생활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매사에 임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고 싶어요."
그녀가 바라는 새천년 바람이다. 연기에 대해 전혀 모른다며 겸손해 하는 탤런트 김정은. 이제 그녀는 용띠해를 맞아 용처럼 비상하는 꿈을 꿀지도 모른다. 지난해 많은 상을 받아 더욱 노력해야 겠다는 다짐과 함께 올 한해도 처음 시작했던 그 마음으로 새천년을 맞이했다.
마지막으로 다음 드라마의 배역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묻지마. 다쳐."
한국담배인삼공사 / 대신증권 사외보 게재(2000년)
[인터뷰] - 탤런트 김정은
# 필자 기억으로 많은 연예인을 만나본 건 아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여자 연예인이 바로 김정은이다.
매우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데도 환하게 웃으며 시종 인터뷰를 즐겁게 응대했다. 신인 시절 김정은의 파릇함은 이제 서서히 가셔가지만, 지금도 내 기억에 김정은은 꽤 괜찮은 '여자'로 기억돼 있다.
'Portfolio > 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정한 연기자가 되야죠" - 탤런트 홍충민 (0) | 2009.04.28 |
---|---|
서민 위해 뛰는 신바람 웃음 전도사 - 신바람 황수관 박사 (0) | 2009.04.28 |
[농업전문가]인터뷰⑩ 제주대학교 농업자원경제학과 현공남 교수 (0) | 2009.03.17 |
[농업전문가]인터뷰⑧ 경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 류진춘 교수 (0) | 2009.03.17 |
[농업전문가]인터뷰⑦ 밀양대 산업경제학과 조재환 교수 (0) | 2009.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