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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인터뷰

[농업전문가]인터뷰⑩ 제주대학교 농업자원경제학과 현공남 교수

“고난 겪은 제주감귤, 살아나고 있습니다”
감귤 품질 향상 시급 … 시장 조건에 맞는 유통 체계로 개편해야
제주 감자 고구마 수입으로 타격 입어 “직불제 도입 절실”
제주 항공요금 인상 … 제주지역민간항공사 설립 도모 중

농업은 산업의 근간이며 경제 이전의 문제라 외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자각 인식을 한 다수 농민들의 최대 개혁 과제는 ‘쌀 개방’과 ‘농협개혁’으로 집중되기도 한다.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대한민국의 농업. 선진 농업을 근간으로 삼는 국가라면 한번쯤 거쳐 갔을 법한 과정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점차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합심해야 할 때다. 이에 본지는 2005년에도 계속 될 연중기획으로 농업경제 관련 전문가를 초빙, 대한민국 농업경제의 현안과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해결책을 마련해 본다. <편집자 주>

제주도의 산업구성은 1차산업이 33.1%, 2차산업 3.9%, 3차산업 63%로 농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제주도는 물이 부족하고 충적지가 없어 경지면적 가운데 논은 2.4%에 불과하며, 농경지는 해발고도 200m 이하의 해안지대에 집중되어 있다.

제주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감귤 생산 능력이다. 감귤은 90년대로 접어들면서 50만t 이상 생산에 연간 3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제주도의 농업 주도 작물이다. 한 때는 전국 과수 생산량의 28%를 차지하기도 했던 감귤.

그러나 최근 감귤은 큰 폐해를 겪고 있다. 바로 한칠레 FTA의 영향이다. 디지털농경21의 ‘릴레이인터뷰’ 그 열 번째 주인공은 바로 제주대학교 농업자원경제학과 현공남 교수다.

그는 제주도의 감귤 사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의 감귤을 포함한 신선과일의 국민1인당 소비는 그 동안 국민소득의 향상에 따라 꾸준히 증가해 오다가 1990년대 후반 들어서는 미국, 일본 등에서 이미 경험하고 있는 바와 같이 포화점에 도달하여 소득증가에도 불구하고 증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일 뿐만 아니라 감귤의 소비세 둔화로 인해 제주 감귤은 현재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현교수는 “WTO와 한칠레 FTA로 인해 상대적으로 값싸고 질좋은 수입과일의 홍수로 인해 국내 감귤은 소비자들에게 품질(맛, 안전성, 신선도)면에서 신용을 얻는데 실패했다”면서 “감귤은 현재 소득 증가로 인한 물량 증가가 아닌 소비를 감소시키는 ‘열등재’로 전락했다”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한칠레 FTA에서 감귤류 수입이 상징적으로만 허용됐다는 점에 대해 “칠레가 아직 감귤류의 수출 규모가 미미하다는 점과 감귤 조치가 DDA 협상 결과가 나올 때 까지 보류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제주대 현공남 교수와의 일문일답.

- 지난 연말 쌀 관세화 유예냐, 관세화냐를 놓고 정부와 상대국들간에 협상을 한 결과 쌀 관세화 유예로 결정되고 의무수입물량은 7.965%로 확정됐다. 수입쌀은 올 10월경부터 시중에 판매될 계획에 있다고 한다. 향후 국내 쌀 시장의 판도변화를 어떻게 보는가.
물론 앞으로 WTO의 검증과 국회비준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결정된 쌀 개방조건은 국내 쌀 생산자가 미래의 쌀농사, 나아가서는 소득 확보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크게 증대시킬 우려가 있다.
의무수입물량이 2004년 대비 2014년까지 2배 확대한다는 협상 결과도 그렇지만, 수입쌀의 일부분을 밥쌀용으로 시판(2005년도 의무수입물량의 10%에서 2010~2014년간 의무수입물량의 30%로 증량)한다는 조건은 쌀 생산자나 소비자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커다란 환경 변화라 할 것이다.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시판용 쌀의 수입 내용과 시판을 위한 일반 공매에서 시장이 어떻게 대응해올 것인가는 앞으로 수입 쌀 시판 확대에 따른 국내 쌀시장의 판도변화와 DDA협상 등 시장개방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아무튼 앞으로 예상되는 국내 쌀값 하락과 이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 줄 수 있도록 정부는 쌀산업의 경쟁력 증대, 쌀자급율 목표의 설정과 그 유지방안 마련 등 미래의 쌀산업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고, 예상되는 농가소득 감소에 대한 투명한 보상방안이 시급히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시판되지 않을 수입쌀의 예상되는 재고누적 때문에 발생할 국내 쌀시장 교란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큰 과제다.

- 지난 10년간 정부는 수입쌀 관세화 유예기간 동안 해놓은 일이 거의 없다는 평이 많다. 관세화 유예가 된다 하더라도 향후 10년간 그러한 일들이 반복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농업의 마스터플랜이 있는가. 진정한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지금과 같이 짧은 미래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마스터플랜을 짠다는 것이 어려운 과제일 뿐 아니라, 어느 개인이 이를 작성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먼 장래에 대한 전망은 현재의 기술적 조건과 개방 확대를 전제로 할 경우, 어느 정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농업이 필요로 하는 요소 중에서 토지가 가장 희소한 자원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현재의 일반적인 쌀 생산과 같은 작목 위주의 생산구조에서 기능성 쌀의 개발과 재배와 같은 자본 및 기술집약적인 작목 위주 생산구조로의 전환은 불가피하고, 또 그러한 방향으로의 개편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으로의 농업 개편은 여러 가지 농업자원과 경영체의 이동, 진입, 탈퇴라는 조정과정이 불가피하게 뒤따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여러 부문간의 생산물과 요소의 가격격차가 커지고, 전체 농가의 소득불안이 증대되고, 그 외에도 농업이 갖는 여러 가지 사회 공익적인 효과가 감소되어,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시장적 혹은 비시장적 장단기 해결 방법을 끝임이 없이 모색하고 제공하는 사회적 노력이 계속 필요하다.

- 제주지역은 현재 감귤 살리기 운동이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감귤 값의 폭락으로 과수원을 포기하는 농가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제주도 농업경제 최대현안은 무엇이며, 그 해결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물론 계속되는 감귤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문제다. 1990년대 들어 중반까지는 감귤 하나의 작목 만으로도 지역총생산의 15%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지역경제에서 절대적인 산업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기에 들어서는 감귤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악화되어 감귤가격 폭락현상이 지난해까지 계속되어 왔다. 그 원인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우리나라의 감귤을 포함한 신선과일의 국민 1인당 소비는 그 동안 국민소득의 향상에 따라 꾸준히 증가해 오다가 1990년대 후반 들어서는 미국, 일본 등에서 이미 경험하고 있는 바와 같이 포화점에 도달하여 소득증가에도 불구하고 증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WTO와 한-칠레 FTA체제의 전개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나 품질이 좋은 수입과일의 수요가 증대되고 국내에서도 사과 등의 품질향상이 이뤄진 반면에, 감귤 특히 노지밀감의 경우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품질(맛, 안전성, 신선도)의 생산과 신용을 얻는 데 실패했다. 특히 감귤은 소비자에게는 이제 소득 증가에 따라 도리어 소비를 감소시키는 열등재로 전락해버렸다고 판단된다.
또한 소비감퇴에 따른 생산의 조정도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 바로 이러한 요인이 그 동안 감귤가격의 폭락과 이로 인한 제주지역 농가 및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가져온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2004년산 노지감귤 시장은 근래 보기 드물게 호전되어 감귤가격이 비교적 높게 형성되고 있다. 그 원인의 파악은 추후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미국 오렌지수입의 일시 중단, 생육기간 동안의 적절한 기후 조건에 따른 감귤 당도의 증가와 산도의 감소, 감귤원 폐원사업의 확대와 적과 등에 의한 생산조정 성과, 감귤유통명령제의 계속적인 실시로 비상품 감귤(강제착색, 규격미달 감귤, 중결점과 등)의 유통이 크게 억제되고 있다는 점 등이 중요한 요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는 최근의 이러한 경험과 분석으로부터 감귤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자동적으로 도출됐다고 본다. 우선 감귤의 품질향상이 가장 시급하며, 현재의 시장조건에 맞도록 적절한 생산과 출하조절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생산 및 산지유통체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우수품종의 개발 확보와 보급체계를 확립하고, 품질향상을 위한 재배기술(근역제한, 다양한 친환경 농법, 전정, 적과 등)의 표준화와 보급 뿐 아니라, 유통과정에서 우수품질 상품이 차별적으로 최종소비자 까지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감귤상품의 등급 표준화, 선별, 포장, 브랜드화 등이 효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또한, 산지유통기구의 시장 교섭력이 확보될 수 있도록 유통체계가 개편되어야 한다. 현재 실질적으로 개별출하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소규모의 작목반 선과장 위주의 유통에서 선과가 자동화되고 규모화된 대형선과장시설로, 운영은 실질적인 공동선별-공동유통-공동정산이 이뤄지는 단위유통조직과 이 조직이 효과적으로 연합하여 소비지 유통기구와 거래되고, 관리되는 체계로의 산지유통체계 전환이 매우 절실하다.

- 이 밖에 시사적인 측면에서 보면 제주도에는 현재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으로 안다. 대형 기업들의 제주도 본사 이전 및 제주도 항공 요금 논란, 카지노 설치 등을 들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감귤문제 외에도 제주농업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특히 감귤 다음으로 제주농업의 주축이 되고 있는 감자, 마늘, 양파, 당근 등의 월동성 작목은 중국 등 해외시장개방에 매우 민감한 품목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DDA 협상, 다양한 국가와의 FTA확대 등을 대비해 생산비 절감 등 경쟁력 확보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감귤을 포함한 이들 작목의 개방 속도가 경쟁력 향상(생산기술 향상, 유통개선 등)이나 산업조정과 같은 구조조정 속도 보다 빠르게 될 경우 제주지역의 농가소득은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될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직불제와 같은 비시장적 혹은 비산업적 접근이 중요함을 인식하여 이의 도입을 위한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한칠레 FTA에서 감귤류 수입이 아주 상징적으로만 허용됐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칠레가 아직 감귤류의 수출 규모가 미미하다는 점과 감귤에 관한 조치가 DDA 협상 결과가 나올 때 까지 보류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과일류 수입개방이 제주감귤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제주산 감귤과의 품종의 유사성도 중요하지만, 이 과일들이 소비자의 소비활동에 있어 얼마나 대체관계가 깊으냐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각 품목의 소비 형태, 용도. 시기, 가격대, 소비층 등이 고려되어야 할 사항들이다. 즉, 제주 노지감귤과의 경쟁 정도는 현재 수입되고 있는 과일 중 바나나, 키위, 포도 등이 오렌지 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말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정보지식산업체 본사의 제주 이전은 그 업체가 환경친화적이며 고도의 지식산업이란 측면에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정보지식산업은 회의산업등과 달리 생산규모에 비하여 고용규모 등 지역 내 다른 산업과의 연관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정부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는 해당업체의 적극적인 지역친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제주노선 항공료 인상 정책은 그것이 독과점적 가격설정 행위의 일환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들도 항공료의 인상이 관광객을 포함해 전체 승객의 커다란 감소를 가져와 항공료 수입을 도리어 감소시킨다는 생각에 항공료를 인상했다고 본다. 여행사들도 이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요금인상의 실질적인 피해자는 육지부와의 항공 운송수요가 매우 비탄력적인 지역주민과 업무상 출장으로 이용하는 고객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항공료의 인상으로 항공사의 총수입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주민이 항공료 책정에 대한 정부의 감시를 요구한다거나, 제주지역의 항공수송시장에 대안적이고 경쟁적인 지역항공사 설립을 추진한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여진다. 더욱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항공사의 설립 운영이 지방정부 뿐 아니라 민간기업에 의하여 주도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크게 기대된다.
제주도내에는 현재 내국민이 이용 가능한 카지노설치를 국제자유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자는 의견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내국민용 카지노의 설치는 관광수입이나 지방정부의 세수입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분명 큰 메리트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지역사회가 누리게 될 이러한 경제적 이득 보다는 그것이 초래하게 될 지역사회의 파괴적 환경조성 가능성과 이에 따른 주민 행복 수준의 감소에 더욱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판단되며, 이것은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 생각된다.

- 최근 농협법 개정안을 놓고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신용과 경제의 분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 농협 개혁은 어떤 것이라 보는가.
농협의 신경 분리와 같은 문제의 판단기준은 한 경영체 내에서 사업을 전문화하는 것과 결합했을 경우에 어느 것이 생산성이 높으냐 혹은 단위 생산비용이 낮으냐에 있을 것이다.
지금의 농협 특히 중앙회의 상황은 신경분리가 각각의 사업효율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사회적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즉, 일반시중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 농협중앙회의 신용(은행)사업은 이를 전문화함으로서 은행산업의 개방에 따른 경쟁력 향상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조합원 생산자는 농협중앙회가 일선 농협의 사업을 지도 감독하고, 대정부 로비활동을 더욱 강화하여 농정방향을 더욱 농민에게 유리하게 만들며, 이에 필요한 연구 조사활동을 강화하기를 원하지만, 농민들은 농협이 ‘돈 잘 벌리는 신용사업’에만 치중한다는 불만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불만과 사회적 합의에 따라 농협법에서는 이미 신경분리를 명문화해 놓고 있으며, 이 합의가 빠른 시일 내에 원만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 외에도 장기적으로 추구해야 할 농협의 개혁 혹은 구조조정의 방향은 농협이 담당하고 있는 각종사업의 효율성 증진을 위해 사업별로 전문화해야 할 것은 분리하고, 통합하는 것이 효과적이면 그에 따라 조직이나 기능은 통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농협이 담당하고 있는 기능 중 그것이 농민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이득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으면 이를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즉, 혹시나 ‘조합원을 위한 조합’이 되지 못하고, ‘조합직원을 위한 조합’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신경분리를 통해 신용사업을 독립시킬 뿐 아니라 경제사업도 가능하면 기능별, 지역별 연합회를 조직하여 일선 농협의 사업을 보완 혹은 촉진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따라서 농협중앙회는 연구 조사, 회원 조합 및 연합회의 지도 감독, 대정부 정책로비와 같은 비경제사업체, 즉 지금의 상공회의소나 전경련과 같은 기능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조합이나 전문조합 등 일선단위조합도 신용 보다는 농산물의 판매사업 등의 경제사업이 효과적으로 추진되도록 체제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농협의 판매사업은 현재 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세부 품목별로 영세한 규모의 작목반을 독립적으로 조직하여 출하기능을 여기에 맡기고 일선농협은 단순히 작목반 출하 지도와 판매대금정산을 대행하는 기구가 되고 있다.
바람직한 농산물의 유통개선을 위해서는 농협과 같은 규모 있는 생산자조직이 유통전문가를 채용하여 생산물의 수집, 선별, 출하, 판촉 등의 제반 의사결정이 직접 이뤄지도록 하는 실질적인 공동선별-공동출하-공동정산이 이뤄지는 조직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의 품목별 연합회의 구성 요건을 완화하여 감귤과 같이 고도로 지역특화된 작목인 경우는 전문조합과 지역조합이 자유롭게 연합하여 광역단위연합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농협법이 개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연합회가 구성되어야만 일선농협의 산지유통 능력을 보완하고 출하조절 등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창연 기자

<제주의 농업>
산업구성은 1차산업 33.1%, 2차산업 3.9%, 3차산업 63%로 농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다. 토지는 2002년 현재 총 경지면적 5만9,167㏊ 가운데 논이 194㏊, 밭이 5만8,973㏊이며, 과수원 경지면적은 2만6,317㏊로 밭과 과수원이 98% 이상을 차지한다. 경지율은 20.1%이다.

제주도는 물이 부족하고 충적지가 없어 경지면적 가운데 논은 2.4%에 불과하며, 농경지는 해발고도 200m 이하의 해안지대에 집중되어 있다. 농가인구는 1970년대부터 다른 도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줄고 있으나 감소율은 전국 평균치보다는 낮다. 2002년 현재 농업을 하는 농가수는 3만7,850호이고, 농업인구는 11만8,709명이다. 농가의 주소득원인 감귤 재배 농가수는 3만6,055호이며 생산량은 64만9천t으로 전국 과수생산량의 28%를 점유한다.

주요 농산물은, 예전에는 맥주보리 조 콩 유채(油菜) 채소 같은 식량작물이 대부분이었으나, 1960년부터 고구마가 주종을 이루다, 1960년대 말 감귤 재배가 전체 도(道)로 확산됨으로써 1970년대 후반부터는 감귤이 주종을 이루는 등 고소득경제작물 중심으로 바뀌었다. 또한 온난한 기후와 토양에 알맞은 특용작물이 재배되면서 제주도의 농업은 주곡 위주에서 상품작물 재배로 일대 변혁을 겪었다.

특히 감귤은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50만t 이상 생산에 연간 3천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등 제주도 농업을 주도하게 되었다. 아열대성 과일인 제주도의 감귤은 조선시대에는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품이었고, 일제강점기에 개량품종이 도입되었다. 1960년대 말부터 농어민소득을 위한 정부지원이 확대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감귤은 한라산 북쪽 사면의 제주시에서도 재배하지만, 겨울에 따뜻한 서귀포시·남원읍에서 주로 생산된다.

1960년대부터 겨울철 경제작물로 재배되기 시작한 유채는, 1976년 재배면적이 128㎢에 달하는 등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제주의 봄철 관광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식물성 식용유의 원료로 콩 수입이 자유화되면서 수요가 격감하고 있다. 바나나와 파인애플은 일부농가에서 시설작물로 재배한다.
<자료제공: 두산세계대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