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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인터뷰

[친환경농산물특집]인터뷰-전라남도 박준영 도지사(1)

[친환경농산물특집]인터뷰①"친환경 농업은 농촌의 생존 문제다"
인터뷰-전라남도 박준영 도지사(1)

“친환경 농업은 농촌의 생존 문제”
도농 모두 친환경에 만족하게끔 제도 정비 중... ‘상호보험제도’ 등
개방화에 대비 국내 농산물, “방어만 할 게 아니라 품질로 승부내야”


최근 웰빙 붐을 타고 유행어처럼 번지는 단어가 바로 ‘친환경’이 아닐까 한다. 여기저기서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친환경’이 대세인 양, 외치고 있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자연과 사람을 훼손한 반대급부에 해당하는 ‘손실 보험’ 쯤으로 여기고 있는 듯 하다. 어쨌든 환영이다. 환경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마인드는 전 인류가 갖고 있는 공통분모이기에 거기서 출발하는 ‘친환경 농산물’은 어찌보면 대국민 담화문에 해당하는 정부의 굳건한 의지이기도 하다.
이에 <디지털농경21>에서는 현재 일고 있는 ‘친환경 농업’에 대한 것을 면밀히 검토해 보고, 2006년부터 시행 예정인 ‘우수농산물관리제도’와 비교 분석해 시리즈로 연재한다.<편집자 주>

전라남도는 지난해 박준영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됐다. 모든 농산물 생산량의 30%를 ‘친환경 농산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박지사의 다짐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집계된 ‘친환경 인증 농가’는 총 5,851개다.(농산물품질관리원 조사) 이 중 전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박지사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30%가 무모한 수치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전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농촌의 생존 문제이기 때문이죠. 지난 40년 간 전남은 농업을 근간으로 했지만 최근 산업화로 인해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붕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촌의 생존 문제. 수입화다 뭐다해서 개방화의 물결에 몸을 싣고 보니 대한민국 농업이 그 동안 뭘 했는지도 모를 만큼 피폐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친환경’일 수도 있다.

세계 최대 농산물 수입국인 일본도 이미 ‘친환경’이 아니면 손을 절레절레 흔들고 있으며, 중국 산동성과 동북 3성에는 대대적으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해 세계에 뿌릴 태세를 갖추고 있다. 유럽도 이에 질세라 2010년까지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20%까지 확대할 계획에 있다.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농민이 깨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박지사의 논리다.
박지사는 이에 대해 “도시민들을 위해 친환경 체험 프로그램과 40세 이하 귀농자에 한해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며 “천혜의 자원을 가진 전남이 앞장서 친환경 농업을 적극 수용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막막하다. 친환경 농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족히 3~4년은 걸린다.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후세대에 물려주면 늦습니다. 우리가 극복해 나가야할 과제입니다. 3~4년만 참으면 그 뒤에 친환경 농산물 생산은 매우 수월할 것입니다.”

농민들의 의식 전환으로 친환경 농업을 받아들였다고 치자. 만약 실패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전남도는 이를 대비해 ‘상호보험제도’를 도입해 놓고 있다. 또한 친환경 농산물의 판로를 위해 농협과 협의 중에 있으며, 학교 급식 식재료를 전남지역만이라도 친환경 농산물로 공급하고자 한다.
또한 시군별로 1,000ha 규모로 1개소씩 ‘광역친환경농업시범단지’를 조성해 나가 도시와 연계한 퍼포먼스를 펼칠 계획이다.

대한민국 최대 곡창지대인 전라남도. 그 안에서 펼쳐지는 21세기 농업의 청사진은 어둡지 않아 보였다. ‘친환경’이 대세인지라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흑백사진’같은 분위기가 아닌 대한민국의 농업을 이끌 ‘컬러사진’같은 밝음을 전라남도 박준영 도지사에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전라남도 박준영 도지사와의 일문일답.

- 2009년까지 경지면적 대비 친환경 인증 면적을 30%선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으로 안다. 경과가 어떠한가.

지난 40년간 전남은 농업을 근본으로 하는 풍요와 인심이 넘쳤던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정보화로 인해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 지난해 전남의 인구는 2백만 명이나 줄었으며 매년 1개 군 규모인 3~4만 명이 유출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국 평균(8.1%)치보다 훨씬 높게(14.1%) 나타나고 있으며, 농촌의 공동화, 세대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취약한 산업구조로 인해 1차 산업의 비율이 전국 평균(8.6%)치 보다 3.7배 많은 31.5%에 달하고 있으며 매년 2조7천억 원이 지역 외로 유출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쌀 시장의 개방 확대와 FTA 체결 등으로 인해 개방의 파고가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농촌과 농업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 창출과 전남만이 갖고 있는 비교우위 자산을 특화시켜 산업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전남은 ‘생명식품생산 5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친환경 농업을 위해 2009년까지 총 1조799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연간 2천억 원 상당의 규모로 보인다. 또한 기반구축 및 교육 홍보 분야에 1,534억원, 재배 및 생산 분야에 4,919억원, 유통 및 판촉 분야에 4,346억원 등 3개 분야 54개 사업을 새롭게 추진할 계획에 있다.

이러한 계획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이미 산학연 협조 체제를 구축해 시군별로 ‘친환경농업추진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친환경 농업단체, 교수, 농가로 구성된 기술자문팀도 구성했다.
이런 점에서 놓고 보면 독일 등 유럽국가에서는 2010년까지 유기농산물을 20%까지 확대하고, 정부도 친환경인증면적을 10%까지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전남의 친환경 목표치 30%는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부응하면서 우리만이 가진 자연자원을 특화 발전 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라 할 수 있다.

- 친환경 농산물은 생산비 및 판매가가 높아 일부 농민들에게는 회의적이다. 어떻게 보는가.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땅을 사랑하겠다는 신념과 끈질긴 의지 없이는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아직까지 농법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재배 생산이 까다롭지만 이러한 난관을 우리 세대에서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 산동성과 동북3성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겨냥해 이미 친환경 농산물을 대대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초기 단계의 어려움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일반 농법보다 생산비와 노동 인력이 매우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땅의 지력이 회복되고 재배농법이 익숙해지는 3~4년차부터는 훨씬 쉬워질 것이다. 초기 단계에서 재배 방법이 어렵다고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는 농업 농촌 생존의 문제다.

얼마 전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소비자들은 안전성만 확보되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사 먹겠다는 의견이 많다고 조사됐다. 희망적인 부분이다.

-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부분이 있다면.

친환경 농업은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인류 건강을 위한 산업이다. 생산자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실천으로 안전한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 공급하고 소비자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농민을 비롯한, 소비자, 공직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대대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현장체험교육관의 건립과 농업인 전문기술 교육 등을 이어나가야 한다.
친환경농업의 안정적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흙 살리기’ 운동은 그 일환이다. 누구나 쉽게 실천 가능한 친환경 표준 농법과 생물농약 등 농자재 개발 보급을 통해 이뤄나가야 한다.

또한, 실천과정의 실패에 대비해 ‘상호보험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판로 확보를 위해 학교 급식 식재료를 친환경 농산물로 공급토록 지원할 것이며, 농약 안전성 검사를 강화해 ‘도지사 품질인증제’ ‘생산 이력제’ 등을 실시할 것이다.
이 밖에 시군별로 1,000ha 규모로 1개소씩 ‘광역친환경농업시범단지’를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은 생산보다 유통의 시대다. 1시군 1유통회사를 설립할 계획에 있으며,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판촉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로써 농민은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전념하고 판매는 행정지원하에 농협과 생산자 조직이 전담하는 형태가 된다.

- 유통과 관련해 이러한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한 농민들은 서로 경쟁적 출하하려고 하지 않겠는가.

이 것은 전국에 분포돼 있는 농협이 담당해야 할 부분이다. 약간 문제가 있긴 하지만 조정 중인 것으로 안다. 그러나 무안, 함평, 나주 등 올해 안으로 몇 개 지역은 유통 회사를 만들어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으로 안다. 가격과 출하 시기 등 서로 조절 가능하게 될 것이다. 도에서는 항상 작목별로 조합을 만들라고 주문한다.

- 학교 급식 이야기가 나와서 묻겠다. 학교 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제공하는 것은 WTO에 위배되는 일이라 법제화하는 과정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안다. 그래서 현재 ‘학교급식법’은 보류 중에 있다. 위에서 언급한 학교 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한다는 이야기는 지역별로 학교 식재료를 친환경 농산물로 공급한다는 말로 해석해도 되는가.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모두 판로가 있다. 그러나 올해 전남지역에서 쌀 생산을 신규로 5천ha 늘렸다. 5개년 계획이라 예산이 만만찮다. 그래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전남만이라도 하자는 것이다.

최근 우리 자녀들의 건강이 매우 열악해졌다. 최근 신문 보도 내용을 보니, 우리나라 군인으로 복무 중인 20대 청년들의 불임률이 20%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이유는 환경호르몬의 영향이다. 음식물이 원인인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민족의 문제다. 친환경 농산물 위주의 학교 급식을 통해 전남 학생들만이라도 건강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