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ortfolio/인터뷰

[인터뷰](사)한국하천협회 임충수 회장

하천 부지→농지 활용, “바람직하지 않다”
하천 개발 사업은 ‘친환경 공법’으로 가야


(사)한국하천협회는 지난해 1월 설립된 민간 기구로 하천에 관한 기술 용역 및 기술자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사)한국하천협회 임충수 회장의 말에 의하면, 국내의 대부분 하천은 치수 목적만을 위해 개발되지 말고 인간과 자연이 융화될 수 있는 ‘친환경’ 위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지난 기사에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하천의 개수율은 80%를 상회한다. 국가 하천의 경우는 97.7%의 높은 개수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이 과연 인간과 얼마큼 융화될 수 있는 터전으로 만들어져나가고 있느냐에 대한 물음에는 의문을 달았다.

다음은 (사)한국하천협회 임충수 회장과의 일문일답.

-하천 치수 사업이란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치수 사업의 목적은 우선 통수관리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물의 조절을 의미한다. 물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하천의 용지를 넓히고 낮게 땅을 파내는 작업이다. 보통 하천은 ‘제수위’와 ‘하도(홍수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제수위는 물이 직접적으로 흐르는 곳을 말하고, 하도는 홍수가 났을 때 물이 흐르는 비정기적 부지를 얘기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모든 작업을 하천 치수 사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하천 관리는 무엇이라 할 수 있나.
하천은 치수 기능도 수행하지만, 이수 기능도 있을 수 있다. 평소에는 물을 이용한 ‘이수’에 역점을 두고, 홍수시 ‘치수’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계획하는 것이다. 홍수라고 해봤자, 1년에 약 15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어찌 보면 ‘이수 기능’이 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이 평소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땅으로 이용해야 옳다. 하천에 나무를 많이 심는 것도 바로 홍수에 대한 대비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은 모두 자금이 많이 투입되는 것이라 국가에서 주로 관장한다.

- 우리나라에서 치수 사업이 가장 잘 돼 있는 하천이 있는가.
치수사업의 대표적 케이스가 바로 한강시민공원이다.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잘 해 놨다고 볼 수 있다. 잠실대교 밑의 수중보는 이러한 치수 기능 역할에 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이수사업의 대표적인 곳으로 자연친화적 설계를 자랑하는 경기도의 오산천을 꼽을 만 하다. 건교부에서 이미 7년간 시범 사업으로 운영한 곳이다.
매년 환경부에서는 친자연형 하천에 대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전남의 함평천도 좋다.

- 한국의 하천은 선진국에 비해 어떠한가.
굳이 비교하자면 선진국에 비해 ‘중간 정도’라 할 만 하다. 1급 하천의 경우 종종 콘크리트를 심어 주차장으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 못된 것이다. 치수의 기본은 홍수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오히려 농지로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하겠다.

- 서울의 청계천도 자연친화적인 하천으로 개발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는가.
자연형 하천의 모든 공법이 총체적으로 투입된 곳이다. 대표적 진열장이라 할 만 하다. 잘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수질을 문제 삼기도 하는데, 서울은 계획도시가 아니라 한계가 있다. 오폐수관이 따로 매설돼 있지 않다.
그런 면에서 청계천에는 오폐수 관을 별도로 빼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으로 인해 물고기가 사는 맑은 물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거의 모든 하천에 적용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울시에는 적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이러한 하천 부근 부지에 농민이 농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견해는.
치수 차원에서 보자면 친 자연 이전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언급할 입장은 아니지만 굳이 농지로 활용코자 한다면, 친환경 농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하천 부지 내에서의 농사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하천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농지가 모자란 상황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바람직하진 않다.

- (사)한국하천협회의 발족 계기는 무엇인가.
하천의 모든 정책에 대한 대정부 제안을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치수 사업을 하되,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자연친화적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본 단체의 모토다. 인간과 보다 가까워 질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사)한국하천협회의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이제 설립된 지 1년 됐다. 하천 설계 기준은 자연 친화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공사에 들어간다. 지난해 7월 회원들과 일본의 ‘강살리기’ 운동에도 참여했다. 또한 10월에는 일본 하천 환경전에 참가해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아울러 지난 1월에는 전국의 하천을 담당하는 공무원 약 900명을 초빙해 1박 2일간 2회에 걸쳐 워크숍을 가졌다. 하천의 친환경적 요인에 대해 인식을 함양하는 계기가 됐을 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