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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인터뷰

[친환경농산물특집]인터뷰-전라남도 박준영 도지사(2)

[친환경농산물특집]인터뷰②"전 세계는 현재 친환경 농업 전쟁 중"
인터뷰-전라남도 박준영 도지사(2)

“전 세계는 현재 친환경 농업 전쟁 중”
40대 이하 귀농 지원 프로그램 마련 등



- 전남 지역이 ‘친환경 농산물의 메카’가 되기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친환경 농업 실천지역과 농민을 중심으로 품목별로 단지화해야 한다. 쌀은 시군별로 1개, 읍면씩 광역시범단지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인근 지역은 농가나 작목반 단위로 소규모로 육성하고 채소나 과수는 지역별로 특화할 수 있어야 한다.
친환경 농산물이 소비자 중심의 시장 차별화를 이룰 수 있도록 수도권에 ‘친환경 농산물 종합유통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신뢰 확보 및 안정적인 생산 기반 조성을 위해 현장 체험 활동과 상호보험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 이러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는가.

올 연초까지 도지사가 직접 TV 광고에 출연했다. 서울에 직판장도 만들었다. 사실 전라남도의 친환경 농산물에 대해 광고할 것은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로 광고하려고 한다. 오염되지 않은 땅과 물, 공기, 일조량 등 내세울 만한 것들이 많다.
지난해 모홈쇼핑에서는 일반적으로 40여분 걸려 매진되는 쌀 판매가 전남 도지사의 출연으로 15분 만에 매진됐다. 대대적인 홍보가 된 셈이다. 홍보는 도가 책임질 것이다.

- 이러한 1차 산업의 생산물에 대한 가공 식품으로의 전환도 고려 중인가.

가공을 많이 해야 한다. 농산물의 가장 큰 문제(전남) 생산은 많은데 유통과 가공에 취약하다. 쌀을 어떻게 가공할 것이냐. 쌀떡, 쌀가루 등 여러 가지 수산물 포함, 가공식품을 연구 중에 있다. 그러나 돈이 많이 들어간다. 전남의 재정자립도 11%로 전국 꼴찌다. 하여간에 빚을 지고라도 전남은 농업을 살려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수입자유화에 따른 대비, 농산물은 방어적 차원에서 생각할 게 아니라 품질로 승부내야한다.
머리를 잘 쓰면 길이 있다. 지난 수해 때 현장에 가보니 놀랐다. 얼마나 손해가 났느냐고 물으니 1~2억은 비일비재하더라. 도시에서 월급쟁이로 2억원 받는 사람이 많은가. 성공 모델들을 만들어 내려고 한다.

대학생과 40세 이하의 귀농 자에 대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현재 노인들과 많은 세대 차이가 나는데 이를 극복하는 게 문제이긴 하다. 이러한 것이 정착하려면 4~5년은 걸릴 것이다.
그들이 정착하게 되면 쌀을 비롯한 각종 농산물을 생산하게 될 것이고, 도시민들은 그것을 먹게 될 것이다. 과거 못 먹던 시절에도 밥과 김치만 먹고도 이만큼 자랐다. 내 아버님께서는 항상 “뭘 먹더라도 곡기(穀氣)를 끊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쌀과 보리에 뭔가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를 바탕으로 가공 산업의 발달을 꾀해야 한다. 달걀을 보라. 백신을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친환경 농업이라는 것이 생명 산업이다. 그래서 이름도 ‘생명산업 5개년 계획’으로 명명한 것이다. 사람이 하루 세 끼 먹는 것이 중요한데, 그 기능을 찾아내면 첨단 산업으로 승화되는 것 아닌가. 이것이 바로 첨단 산업인 셈이다.

수산물의 경우, 미역, 김, 다시마를 전국에 80% 이상 공급하는 곳이 전남이다. 그런데 미역의 경우 가공에 대한 연구와 생산에 아무도 생각지 않는 듯 하다. 그래서 전남은 해양 바이오 연구라 하여 완도와 고흥 일대에 해양바이오산업단지를 만들고 있다. 과감히 지원할 것이다.

김치공장도 마찬가지다. 배추와 무를 대량 생산하면서 전남에는 김치 공장 하나 없다. 왜 없는가. 최근 묵은 김치가 인기다. 대량 생산 체제에 맞춰 생산해 익혀 놓으면 1년 농사 망치더라도 다음해에 손해 날 일 없다.
한국산 소금이 프랑스와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이라고 한다. 수도권에 배급되는 김치는 모두 중국산이다.

- 향후 전남의 친환경농산물 생산의 비전이 있다면.

전남은 경지 규모가 영세한 농업 구조와 맑은 물, 공기, 오염되지 않은 친환경 농업의 최대 적지다. 가격은 다소 비싸더라도 안전성만 입증된다면 친환경 농산물을 사 먹겠다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농산물 수입국인 일본에서도 안전성이 확보된 농산물만 수입하고 있다.
전남 쌀은 이제 전국적 명성의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다. 수입 개방 확대에 대비, 전국 제1의 명품쌀 생산을 목표로 전남쌀 품질 고급화 및 판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지난해 전국 브랜드쌀 평가에서 우수 브랜드 12개 중 영암 ‘달마지쌀’, 해남 ‘한눈에 반한쌀’, 나주 ‘드림생미’ 등 3개가 선정된 바 있으며, 2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그리고 2004년 농림업무 평가에서 전라남도는 전국 최우수도로 선정돼 상사업비 47억원을 받았다. 이는 시군 특화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 이러한 비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 농업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부터 수입쌀이 시중에 판매될 예정이다. 농민이 깨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다. 쌀 시장이 개방되면 전남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어떻게 보는가.

맞는 얘기다. 쌀 시장이 개방되면 가장 큰 피해는 전남이 볼 것이다. 이렇듯 농민의 자식으로서 도시민들은 농민들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쌀값은 계속 하락할 것이다. 그래서 친환경 농업을 필히 지켜나가야 한다. 조건을 따져보니 전남의 친환경 농업 환경은 매우 뛰어나다.

일조량도 전국 평균치보다 높고, 공기와 물, 땅(황토)이 좋다. 이런 조건이 있어 과거부터 농사를 지어온 곳이다. 산업화로 가면서 대량 생산 체제로 희생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품질도 안 좋아 졌다.
쌀의 품질만 놓고 보면 사실 경기도 이천쌀 보다 좋다. 그러나 사람들 전통적 마인드가 대량 생산 체제라는 인식이 문제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 조건이 있는데 유기농으로 가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다면 친환경으로 가기 위해 제일 먼저 농약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미생물 농약을 적극 권장한다. 미생물 농약 생산 업체를 적극 유치 중에 있다.
일본 수출의 길도 열어야 한다. 전남의 산림은 전국 평균치에 다소 나쁘지만, 산성화는 아직 덜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계곡의 수질도 전국 대비 가장 좋다. 식물의 성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 아황산가스 농도도 4.1로 전국 평균 5.9보다 낮다. 이런 여러 가지 정황을 토대로 살펴보면,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 같이 나무를 심어놓으면 광양이 두 배 이상 잘 자란다고 한다.

- 우리나라 농업의 비전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전남은 전국 농산물의 20%를 차지하는 農道다. 지금까지 식량 공급 기지의 역할을 다해왔으며 전남 농업은 곧 우리나라 농업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배어있다. 이제는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농업도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나갈 수 있는 자생력을 창출해야 할 때다.

친환경 농업은 우리 농업이 가야 할 방향이고, 농촌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길이다. 우리 농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품질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기 위해서는 ‘친환경 농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때 한국을 방문했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처럼 소규모 가족농업에 환경친화적 농산물 생산과 지식 경험을 첨가할 경우 훨씬 더 경쟁력이 있고 능률적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일본과 중국 등 소비 시장을 개척해 ‘공세적 수출 농업’의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면 분명히 전망이 있다고 확신한다.

-<디지털농경21> 2005년 2월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