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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2003~2007]

[탐방] SK텔레콤 프로게임단 T1

[탐방] SK텔레콤 프로게임단 T1

진정한 e-스포츠의 강자로 태어난 SK텔레콤 T1


지난 1982년, 1983년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출범하면서 많은 이들은 반신반의 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그러나 지금은 범국민적 사랑을 받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고액의 연봉과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으며, 당시 거의 모든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이었던 ‘의사’ ‘과학자’라는 응답을 바꿔 놓기도 했다. 바야흐로 21세기. 이제 스포츠는 오프라인에서만 있는 것이 아닌 세상이 됐다. 온라인 스포츠라 일컫는 이른바 ‘e-스포츠’가 그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프로게임단 ‘T1’을 창단하면서 프로게임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SKT T1 4월 창단 … 대기업들, 줄줄이 입문 ‘예약’

SK텔레콤 T1의 창단은 프로게임계에 큰 이슈로 작용했다. 많은 언론에서 그들의 등장을 앞 다퉈 다뤘고, 강력한 라이벌인 KTF를 비롯한 국내 11개 게임단은 매우 긴장했다. 국내 최고의 스타크래프트 실력을 갖춘 임요환 등 쟁쟁한 선수들이 줄줄이 입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SK텔레콤 T1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SK텔레콤 홍보실 광고팀 조만수 대리는 이에 대해 “그룹에서 게임 산업에 전반적으로 폭넓은 관심을 가졌던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해 12월 오리온과의 계약만료로 독립선언을 한 ‘포유니언’이란 팀이 T1의 전신이다. 주훈 감독을 필두로 임요환, 최연성 선수 등이 포함돼 있던 ‘프리랜서팀’이었다. 이 팀에 먼저 손짓을 건넨 것은 SK커뮤니케이션스. 그러나 주훈 감독의 요청으로 SK텔레콤과 미팅을 했고, 그 후 팀 창단으로 이어지게 됐던 것이다.

“워낙 인기 많은 팀이었어요. 많은 기업체에서 그들을 스카우트하려 손짓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SK텔레콤과 손을 잡으면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조대리의 말처럼 SK텔레콤 T1의 창단 이후, 팬택앤큐리텔, LG, 한화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게임단 창단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고 한다. 그 만큼 게임에 대한 인식과 변화가 새삼 기업 마인드에 접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프로야구, 프로축구와 같은 큰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본 사람은 애초에 아무도 없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것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은 이를 두고 ‘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 98년 미국 벤처기업인 ‘블리자드’에서 만든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의 IT 산업의 발전과 PC방 호황과 맞물려 폭발적 수요를 나타냈다. 동북아시아 작은 나라의 외침이라고 비유하면 옳을까. 스타크래프트는 현재 전 국민의 교양 취미인 ‘바둑’처럼 하나의 문화 채널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매해 수십 개 리그 펼쳐 … 고액 연봉자 배출

SK텔레콤 T1이 창단된 지 이제 3개월 남짓 됐다. 지난 2월 창단이 확정된 후, 일선에서 많은 업무를 담당한 이재용 과장과 조만수 대리, 홍예진 사원은 SK텔레콤 T1의 핵심 멤버들이다.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발전시켜 SK 4대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게임)로 격상 시키는 것이 목표란다.

구단주인 김신배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게임장을 방문하면서 “이런 세계가 있는 줄 몰랐다”며 “회사 이미지에 큰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창단 소감을 밝혔다. 이러한 임원들의 게임 배우기외에도 국내 여러 가지 요건들이 게임 산업 발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케이블 TV는 이미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해마다 수십 개씩 개최하고 있는 상황이며, 세계 최초의 프로게임 대회를 개최한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밖에 문화관광부에서는 조만간 게임 포럼을 준비 중에 있다는 소식도 들리며, 조선일보 등 국내 유수 미디어들이 앞 다퉈 게임 지면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이나 유럽 등 정부 관계자나 게임 관련 기업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으며, 프로게임 선수들의 연봉이 억대를 넘어서는 것도 게임 산업의 질적 향상을 가져오고 있다. 최근에는 무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세계 최초의 무선 인터넷 게임 대회를 개최하는 등 대한민국 IT의 진가를 여지없이 드러내 놓고 있다.

SK텔레콤도 무선 인터넷의 발전으로 최근 모 게임대회를 후원하기도 했으며, T1의 선수들이 참가해 일반인들과 게임을 겨뤄보는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대리는 “선수들 게임 장면, 게임 방송, 사인 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만들 계획에 있다”며 “수익도 중요하지만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 회사 이미지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사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내기 게임단의 활약 기대하세요!”

통신 경쟁사인 KTF의 프로게임단은 지난 99년 창단했다. 이미 선점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그 실력도 만만찮다. SK텔레콤 T1이 창단하면서 경쟁 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 있으나, 게임 관계자들은 매우 좋은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으며 시장 파이를 키워나가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평가다. 조대리의 말에 의하면 KTF 관계자들도 “SK가 게임단을 창단해 매우 반갑다”고 말했다고.

항상 즐겁게 일하는 일한다는 조만수 대리와 홍예진 사원은 휴일에도 게임장에 나와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었다. 땀방울이 부끄럽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 그 동안 시행하지 않았던 T셔츠 무료 배포나 게임 사이트내의 블로그 등 많은 이슈를 만들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좋은 선례를 남겨야 후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좋은 본보기로 삼을 듯 하니까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항상 재밌는 일이라 여겨져 힘들지 않아요.”

환하게 웃는 그들의 목소리에서 뭔가 비상한 날개짓이 보인다. 새내기 게임단인 SK텔레콤 T1. 그들의 굵직한 포부가 무엇이냐고 묻자, “게임에 대한 사회 부정적인 인식을 다소 불식시키고 보다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분야로 만들어내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다. 그들은 프로게임 선수 못지않은 선수처럼 보였다.

SK텔레콤 프로게임단 T1 공식 홈페이지 http://www.sktelecomt1.com

글/ 원창연(자유기고가)

미니인터뷰 - SK텔레콤 T1 주 훈 감독

“국민에게 사랑받는 게임단이 되겠습니다”

턱수염을 곱게 길러 첫인상이 매우 강렬하다고 하자 주감독은 “그런 소리 많이 듣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 32세인 그는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한 해외유학파다. 프로게임세계에 발을 들여놓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 후회는 없다. 지난 2002년 임요환 선수를 처음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맺어오는 것도 그 만의 지도 스타일 때문이다.

Q SK와의 인연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지난해 12월 동양그룹과 계약이 만료된 후 프리로 독립선언을 했죠. 올 2월 SK커뮤니케이션스에서 연락이 왔어요. 제가 커뮤니케이션스보다는 텔레콤으로 창단하는 것이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의해 성사된 것이죠. 당시 KTF라는 통신 업체가 게임단을 운영 중에 있었거든요.
Q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T1이란 이름처럼 항상 팀포스트를 지향하고자 합니다. 베스트 팀워크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죠. 개인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팀워크가 우선이죠.
Q 팀 창단 후 성과는?
퍼포먼스가 중요하죠.(웃음) 지난 4월 MBC배 개인전에서 최연성 선수가 우승했습니다. 한해 게임 리그가 매우 많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결과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Q 수많은 기업들의 제의를 뿌리치고 SK텔레콤과 손을 잡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게임계 발전을 위해 손을 잡았습니다. 임요환 선수라는 하나의 게임 아이콘을 이동통신의 최강자인 SK텔레콤과 맞물리면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최고의 회사에서 최고의 게임이 나온다는 얘기가 되겠죠.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최고 기업과 손을 잡은 만큼 최고에 맞는 행동 즉,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입니다. 현재 SK에 3개의 프로구단이 있잖습니까? 모든 국민들이 T1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ip 1. 스타크래프트란?

스타크래프트는 지난 98년 블리자드에서 만든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Terran, Zerg, Protoss 3종족이 있는데 각 종족마다 특징이 있다. 요즘에는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생겨 TV에서 생중계를 한다. 현재 스타크래프트는 게임의 지존으로 군림하며 수많은 게임의 ‘아버지’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길드(동호회)만도 수천 개에 달하며 동호인은 수백만 명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