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맛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햄버거는 이미 준주식의 선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1조원의 햄버거 시장을 선점키 위해 세계적 햄버거 브랜드들의 입점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햄버거는 각종 성인병 유발의 타깃이 되기도 하지만, 제대로 만든다면 이 또한 ‘건강식품’이 될 수도 있음을 ‘Freshness burger’는 알고 있는 듯 하다.
☞ 패스트푸드 아닌 슬로우푸드 ... 단호박 넣은 빵맛 ‘일품’
서울 한복판, 명동에 자리잡은 ‘Freshness burger’ 1호점은 그런 의미에서 각별하다. 냉동식품으로 유통되어 온 재료로 만든 여타 햄버거와는 전혀 다른 시스템이다. 또한 워커힐 호텔과 SK글로벌이 출자해 만든 (주)베넥스인터내셔널의 경영 노하우가 그대로 접목돼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자’는 의미가 햄버거 소스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구름 한점 없는 높은 가을 하늘과 닮은 듯, 서울 명동 ‘Freshness burger’ 매장은 멀리서도 눈에 띄는 초록의 원색을 사용해 인테리어를 꾸몄다. 1층과 지하로 구분된 매장은 얼핏 보아 카페테리아 분위기를 연상할 수 있으나 메뉴판으로 고개를 돌리면 이 곳이 ‘햄버거 가게’임을 금새 알 수 있다.
총 81석의 좌석을 두고 지하포함 50여평 규모의 매장에 고풍스런 테이블을 두었다. 시끄럽거나 어수선한 패스트푸드의 분위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올드패션이다. 더운 여름철엔 1층 테라스의 문을 열 수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도 연출해내고 있다.
메뉴도 다양하다. 일본에서 그대로 들여왔다고는 하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햄버거들의 이름이 고객의 눈길을 끈다. 가장 스탠다드한 ‘Freshness burger’부터 고기와 양파를 가득넣은 오믈렛버거, 소고기와 야채를 갈아만든 멘치까스를 곁들인 멘치버거, 가볍게 볶은 대파와 특제 미소소스를 사용한 네기미소 버거 등 총 9개의 햄버거와 3개의 핫도그로 메뉴판을 만들었다.
특히, ‘Freshness burger’의 모든 빵은 단호박을 넣어 그 맛이 일품이다. 패티도 전자렌지나 오븐에 해동시켜 만든 것이 아닌 직접 철판과 그릴에 구워 나온다. 그래서 패스트푸드가 아니다. 1분 이내에 맛볼 수 없음은 물론이다. 약 3-4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 개의 햄버거가 나온다는 얘기다.
2001년 설립된 회사에 발령받으며 최근까지 총 다섯 개의 레스토랑 운영 경험을 지닌 정규황(32) 대리는 ‘Freshness burger’의 기획자이자, 총 매니저다. ‘Freshness burger’의 준비과정에서부터 태동까지 모든 것을 지켜보아온 ‘Freshness burger’의 ‘어머니’같은 존재다.
“약 1년전부터 준비했습니다. 햄버거 시장이 이제는 포화상태라 생각하며 좋은 수익모델을 찾아 다녔지요. SK의 고객만족 이미지와 소자본으로 운영가능한 프랜차이즈업을 접목시키다보니 국내에서 보기 힘든 ‘버거’를 생각하게 됐어요.”
필자가 정대리의 말에 소스를 붙이자면, 즉 ‘프리미엄 버거’를 탄생시켰다고 해석할 만 하다. 다른 햄버거 브랜드들이 60초내에 음식을 내놓는 이른바 ‘패스트푸드’라면 ‘Freshness burger’는 외국에서 통용되는 ‘비스토랑’과 ‘카페’의 중간단계 쯤으로 설명하면 이해하기 쉽다.
60초안에 햄버거를 만들어내라면 오히려 ‘Freshness burger’는 다른 매장으로 고객을 안내한다. 제품의 품질과 제조시간은 비례한다는 것을 고객에게 묵묵히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대리는 본사 마케팅팀에서 파견나온 김선미(25)씨와 명동 1호점을 책임지고 있다. 곧 압구정동에 2호점이 오픈할 예정이어서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러나, 매장 오픈할 때 “아기를 낳은 기분이 들었다”고 할 정도로 그에게 있어 ‘Freshness burger’는 매우 각별하다.
“보통 아이들이 부모님을 졸라 패스트푸드점에 방문한다면, ‘Freshness burger’는 오히려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 찾게 되는 경향을 띠고 있어요. 고객층도 여성분들이 많고 특별한 러쉬아워가 없을 정도로 매출이 좋습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는 얘기는 곧 유기농 야채와 패티를 그릴에 직접 굽는 방식 그리고, 빵에 단호박을 넣는다는 설명일 것이다. 이러한 햄버거가 하루 300-400개가 팔려 나간다. 명동에는 외국인도 많아 그들이 방문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특히, 일본인들의 눈에는 더욱 친숙한 브랜드라 매출에 상당 부분 도움이 된다.
본격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프랜차이즈 신청을 받고 있지는 않다. 압구정 2호점이 오픈하고 나면 전문 교육실을 마련해 총 3주간의 교육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Freshness burger’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맹점주들에게 교육시키고 매장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고 가맹점을 선착순으로 선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대리는 이에 대해 “무리가 따르는 얘기가 될지 모르지만 가맹점주를 본사에서 소정의 기준을 거쳐 선발할 계획”이라며 “12월경 ‘Freshness burger’ 프랜차이즈업에 관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프랜차이즈업이 본격 시작되면 내년 한해에만 총 30여개의 가맹점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고객들을 하나로 묶는 멤버쉽 프로그램도 시행할 예정이다. 정대리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신선한 맛에 놀라 국내에 접목하고자 했을 때의 느낌을 고객들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싶은 것이 그의 바램이다.
30여개의 브랜드를 놓고 저울질을 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았을 듯 하다. 그러나, 전 세계 패스트푸드업체들의 성장세가 더딜 때 ‘Freshness burger’ 브랜드만이 작년대비 8%의 성장을 거뒀다는 통계가 그를 붙잡았다.
“내년에 30개 가맹점 유치를 시작으로 3년내에 총 200여개로 늘릴 예정입니다. 많은 고객이 찾아주시면 고맙겠지만, 정년 ‘맛’을 알고 ‘맛’을 느끼는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제대로 만든 햄버거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Freshness burger’란?
지난 92년 일본 동경대학 뒤의 주차장 구석, 한 극단의 연습장으로 쓰여지던 목조건물의 원룸에서 ‘Freshness burger’라는 간판이 내걸렸다. 철판만으로 햄버거를 굽는 미국 테네시주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따온 ‘Freshness burger’는 쿠리하라 미키오씨의 작품. 그는 이러한 아이템을 들고 고풍스런 아메리카 분위기를 내 현재 일본내 200여개의 체인점을 운영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12일 서울 명동 1호점이 오픈했다. 총 9개의 햄버거와 3개의 핫도그, 직접 만든 바나나케익 등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제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품질의 햄버거를 내놓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11월말일까지 마일리지를 이용한 더블이벤트를 시행 중에 있으며, 장애인 및 마라톤 대회 지원 등 ‘건강한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27일 압구정 2호점이 오픈 예정에 있으며,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과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명동의류 옆) 02-6230-1533.
☞ ‘Freshness burger’의 맛
필자가 인터뷰 도중 정대리의 배려로 ‘Freshness burger’를 공짜로(?) 맛보게 됐다. 시식가도 아니고 전문 감별사도 아닌 이상, 전문적인 소견을 피력할 순 없으나, 나름대로 느낀 바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몇 자 적어본다.
나이드신 분들은 햄버거라면 고개부터 돌릴 수 있으나 ‘Freshness burger’가 시중에 나온 이상,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질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담백하며 씹는 맛이 기존의 그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다소 부피가 커 눌러 먹어야 하는 불편도 있으나 그것은 그 만큼 재료가 풍부하다는 의미도 된다.
‘Freshness burger’의 첫맛과 끝맛은 달랐다.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맛을 혀가 느끼지 못해 발생한 ‘긴장감’이 첫맛이었다면, 익숙해져버린 연인 사이의 편안함같은 것이 끝맛에 있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양손으로 햄버거를 누르지 않으면 대략 7-8cm의 두께를 자랑한다. 토마토는 국내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두껍다. 소고기는 직접 갈아 만든 것으로 순도 100%짜리다. 양파와 마요네즈 등 소스를 얹으니 맛이 일품이다.
(주)SK 사내보 'SK management'(2003년 11월)
[탐방] 프레쉬니스 버거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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