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고용허가제가 유일한 방안”
노동허가제는 국내 기업 부담과 사회적 비용으로 ‘곤란’
지난 90년대부터 한국에 유입되기 시작한 외국인 노동자의 숫자는 정확히 산출된 바 없다. 다만, 지난 5월 불법체류자들의 자진신고 기간에 접수된 25만 명의 숫자만 헤아릴 뿐이다. 조선족 동포까지 포함시키면 이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불법체류자로 간주되고 있는 현실과 국내 기업들의 노동력 부족 현실을 감안하면 이들을 마냥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에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대책에 대해 집중 해부한다.
외국인 노동자 분석 및 현황(上) - 외국인노동자 실태
외국인 노동자 분석 및 현황(下) - 정부의 대책 및 국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 외국인노동자 연혁
전체 33만명... 불법체류자 77.4% 차지
우리나라의 외국인력정책의 역사를 살펴보면, 전문기술인력을 제외한 단순기능인력에 대해 근로자로서의 고용을 금지하고 연수생 신분 도입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밑바탕이다. 지난 91년 11월 해외진출 기업의 현지 고용인력 기능향상을 위한 외국인력 산업기술연수제도를 시행한 것을 시작으로 비로소 93년 외국인산업연수제도를 실행에 옮겼다.
이 제도는 기존 산업기술연수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을 도입하려는 업종과 규모를 확대했으며,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산업연수생의 모집과 알선, 연수 등 사후 관리를 담당함으로써 비로소 틀을 갖추게 됐다. 이로써 지난 94년 5월 국내 처음으로 산업연수생의 입국이 시작됐으며, 2000년 4월에는 연수기간 2년에 연수취업기간 1년이라는 연수취업제도를 시행했다. 이러한 제도는 지난해 12월 연수취업기간을 연수 1년에 연수취업 2년으로 조정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외국인노동자들의 입국은 러시를 이루게 된다. 지난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고용사정 악화로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외국인력은 산업연수생 제도가 도입된 지난 93년에는 6만7000명에 불과했으나, 97년 24만5000명, 지난해 12월에는 33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단순기능인력의 도입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인력부족이 완화되고 있는데, 이는 생산 관련직 부족인력을 상당부분 외국인력 도입을 통해 해결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수치는 지난 5월 불법체류자들의 자진신고 기간에 접수된 25만명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국내 취업자의 1.5%의 비중을 두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일본 1.3%, 대만 3.4%, 싱가포르 20%, 독일 7.7%에 비해 아직은 낮은 수치지만, 계속 증가추세에 있어 외국인노동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연수생으로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노동자라도 전편에서 언급했듯이, 악덕사업주를 만나 임금을 체불당하거나, 폭행 등으로 사업장을 이탈해 자진 불법체류자의 길을 걷는 외국인노동자도 상당수 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의하면, 국내 체류 외국인력은 지난해말 현재 33만명 수준이며, 이중 불법체류자의 비중이 77.4%를 차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불법체류인력은 지난 93년 5만5000명에서 97년 14만8000명으로 늘어난 뒤 지난해 12월에는 25만5000명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수치는 최근에도 계속 늘고 있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 현행 단순기능외국인력 정책의 문제점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고용정책 ‘절실’
지난 7월 정부가 내놓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대책 방안에 대해 시민단체를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이 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노동부의 한 관계자도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산업연수생 제도는 관계부처와 논의해 수정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며 “가장 바람직한 외국인력정책은 고용허가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연일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정부의 단순기능외국인력에 대한 정책은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단순기능외국인력에 대한 합법적이고 체계적인 고용관리체계가 이뤄지지 않아 그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국내 노동시장에서 외국인력은 현실적으로 30여만명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단순기능외국인력에 대해 지난 2000년 4월 1일부터 연수취업제를 제외하고는 전면 금지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현실을 외면한 안일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점도 여기에 있다. 올해부터 연수기간을 단축하고 연수취업기간을 연장하는 제도개선이 이뤄졌으나, 이는 매우 제한적인 범위내에서 수행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둘째, 산업연수생을 ‘연수’ 대신 사실상 ‘근로’에 종사시킴으로써 외국인노동자의 편법활용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실상 국내 중소기업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을 이유로 ‘산업연수생’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고용해 ‘교육’보다는 ‘근로’에 일임함으로써 입국 목적과 매우 상반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불법체류자를 낳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 합법적인 외국인력의 공급부족 사태로 빚고 있다. 셋째, 합법연수보다는 불법취업이 더 유리하다는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교육생이면서도 근로에 임하고 있는 외국인연수생들은 국내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고 있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받고 있는 불법취업 외국인력에 비해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임금 및 근로시간에 있어서도 연수생보다는 불법취업자가 매우 유리해 이들을 양산하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넷째, 공급자 중심의 연수생 선발 및 배정도 문제다. 사업주의 선발권을 무시한 공급자 위주의 연수생 배정방식은 외국인 연수생과 고용주와의 업종 및 기술, 기능의 불일치를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사업주에게 필요한 외국인을 활용하기 어렵게 하고, 연수생에게는 연수사업장을 이탈하고 싶은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다섯째, 외국인력에 대한 수요조절장치의 미비를 들 수 있다.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수요조절 장치의 부재는 외국인력에 대한 초과수요를 야기함으로써 외국인력의 국내유입을 촉진시켜 결과적으로 국내 노동시장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 단순기능 외국인력 정책방향
2002년 11월 산업연수생 교육... 앞당겨 잡아
이렇듯 현재 정부가 내놓은 외국인력정책은 매우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에 발표한 ‘외국인력 대책방안’에 대한 것을 보면, 내년 3월 국내에 불법체류중인 외국인 노동자를 모두 추방하겠다는 의지다. 이 발표로 외국인력이 과연 빠져나갈까. 만약 출국을 한다고 해도 현재 중소기업들의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이 동시에 빠져나간다면 그 공백은 무엇으로 메꿀 것인가.
노동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 3월 강제추방에 대비, 오는 11월부터 산업연수생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교육 일정이다. 합법적인 외국인고용제도를 도입해 외국인력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명제는 이제 명확해 졌다. 합법적으로 취업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국내법에 따라 보호를 해야 하며, 불법취업 외국이과 고용주에 대해서는 반드시 처벌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불법취업 외국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과제다.
현재 단순기능외국인력의 합법적인 고용관리제도로서는 고용허가제도가 거의 유일한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규용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일부에서 노동허가제도를 주장하기도 하나, 노동허가제도는 국내기업의 부담과 사회적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채택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한다. 현행 산업연수제도와 고용허가제의 병존을 통한 사업주의 선택권도 보장해야 한다는 것도 그의 주장이다.
“단순기능 외국인력에 대한 고용허가제도를 도입하더라도 현행 산업연수제도와 연수취업제의 골간은 그대로 유지하되, 사업주의 입장에서 더 양질의 외국인력을 저렴하고 신속하게 활용할 수 제도를 선택하게 하여 각각의 제도가 상호 경쟁하면서 보완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이에 덧붙여 이규용 책임연구원은 외국인력에 대한 정책 방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단순기능 외국인력에 대한 국내기업의 수요를 적정수준으로 조절해나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국내근로자의 일자리 잠식을 방지 ▶고용허가업체는 구인노력을 통해 국내인력을 구할 수 없는 업체, 관계법령의 준수의사와 능력이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함. ▶단순기능인력의 귀국담보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 ▶ 외국인력의 선발은 수요자인 고용주가 외국인력을 선택하여 채용할 수 있는 수요자 위주의 외국인력공급정책으로 전환 ▶고용허가제 하에서는 단순기능 외국인력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직장이동이 금지되나 사업장의 휴, 폐업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관할관청의 허가를 받아 직장이동을 허용 ▶외국인 근로자가 고용 허가된 사업장을 이탈하여 다른 사업장에 취업한 경우, 정기건강검진을 받지 않았거나 전염병에 감염된 경우 등의 사유가 발생 시 당해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취업허가를 취소하고 곧바로 출국 조치 ▶외국인력에 대한 정기적인 통계조사를 실시
월간 비즈니스저널 게재(2002년 10월)
[기획특집] - 3. 정부의 대책
- 끝 -
'Portfolio > 일반기사[1999~200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선 정보통신기기의 현황-“노트북과 휴대폰의 결합인가” (0) | 2009.03.09 |
---|---|
레드 마케팅의 핵심은 “대~한민국!” (0) | 2009.03.09 |
[기획특집]“과연 외국인노동자 없이 국내 노동시장이 평온할까” (0) | 2009.03.09 |
[기획특집]외국인 노동자 분석 및 현황(上) - 외국인노동자 실태 (0) | 2009.03.09 |
전세계 50여개국에서 6천여개 기업 “Go! Korea" (0) | 2009.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