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현장리포트] - 세계불꽃축제 현장에서(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환상적 불꽃 속에 내 마음 빼앗겨"
서울불꽃축제 오는 23일까지 여의도서 열려


2002 FIFA WORLD CUPTM 기념 서울세계불꽃축제가 5월 25일부터 6월 23일까지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펼쳐진다. 이번 서울세계불꽃축제는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고, 세계인에게 화합과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서울의 상징 한강에서 월드컵 기간동안 서울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 "내 평생 다시 볼 수 없는 장관"


이번 불꽃축제는 'Dream Fantasy'라는 주제로 개막됐다. 5월 25일 미국을 시작으로 호주, 일본, 중국, 이탈리아, 한국 등 각국 최고의 연화팀이 참가하여 매주 일요일밤 독특하고 환상적인 불꽃의 세계를 선보인다.


기자가 찾아간 6월 9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은 그야말로 발딛을 틈 없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밤 8시 30분부터 펼쳐진 총 5만5000여발의 불꽃쇼는 평생 볼 수 있는 불꽃은 모두 봤다고 할 만큼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무정차 통과를 한다며 시민들에게 홍보하며 그 기운을 감돌게 했다.


지하철 역을 나서니, 지하의 사람들과는 달리 거리에 차가 없었다. 대략 20여대의 견인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죄 있는 차량'들을 견인하고 달릴 뿐이었다. 견인차를 이렇게 많이 보는 것도 드문 일. 63빌딩에 들어서자 여의나루역 부근에 식당이 없어서인지, 시민들의 까만 눈동자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졌다.


세계 풍물 축제도 큰 볼거리가 될 수 있었으나, 불꽃쇼 앞에서는 별로 눈길을 끌지 못했다. 식사를 마치고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으로 나서니 그야말로 사람과 하늘이 하나가 된 듯 한 분위기였다. 꽃밭 또한 장관을 이뤄 사람들의 발걸음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듯 바람에 살랑거렸다.


오후 8시. 삼삼오오 모여 돗자리를 깔고 김밥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가족들과 연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친구들과 찾은 인라인스케이트 동호회원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오후 8시 30분. 약 30여분간 펼쳐진 불꽃쇼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눈 앞으로 치닫고 나오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그 모습은 1km 밖에서도 충분히 감상이 가능한 것이었다. 한강 가운데 배를 띄어놓고 하늘을 수 놓은 이날 불꽃쇼. 대미를 장식한 몇발의 불꽃은 싯가 1억원 상당이라고 할 만큼 쉽게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대방역까지 약 3-4km를 걸어 지하철을 탔지만, 피곤함은 별로 느끼지 못했다. 요사이 시민들이 거리를 온통 휘감는 날이 많은 것 같다.


가족끼리, 혹은 연인, 친구끼리 꼭 한번은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올해가 2회째라지. 아마도.


다만, 아쉬웠던 것은 '세계'라는 말을 넣을만큼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하려한 세계불꽃축제의 관람객은 정작 외국인이 없어 썰렁했다. 약 5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관람객 중 외국인은 고작 1000여명 수준이었다.

 

오후 5시 30분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월드컵 열풍 때문인지 지하철 역사 벽면은 온통 축구 스타 포스터로 도배를 했다. 설기현과 나카다 등이 눈에 들어오는 것으로 보아 '나이키'의 광고인 듯. 많은 사람들은 이날 오후 11시까지 여의나루역을 이용할 수 없었다.
지하철 역사를 나오니 사람들이 우수수. 땀을 닦는 아낙네(?)가 카메라에 잡혔다. 여의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매주 일요일마다 귀가에 홍역을 치렀을 듯 싶다.
거리에 차가 한대도 다니지 않는다. 가끔 선거활동을 하는 후보자들의 음성이 확성기를 통해 귀를 찢을 뿐이었다.
단언컨데, 이날 견인된 차량은 대략 100여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강시민공원 주차장도 통제했는데, 이 견인차들은 잘도 빠져나가 차량보관소에 다다랐다. 소나타는 주요 먹이감이었고, 에쿠스, BMW 등도 얄짤(?) 없었다. 하물며, 소형차들이야...
63빌딩 앞에서 펼쳐진 세계풍물축제. 20여개 국가가 참가한 듯 보이는 이 곳은 판매대를 설치하고 시민들을 유혹했으나, 그들의 마음 속엔 불꽃만이 살아숨쉬고 있었으리라.
우측 끝에 보이는 특설무대에는 SBS 라디오 생방송이 진행 중이었다. 오후 8시 30분, 불꽃쇼가 시작되기 전까지 인기 가수들이 줄줄이 나왔다. 마지막엔 신승훈이 나와 청중들을 흔들어 분위기를 북돋웠다. 코요테의 신지를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다.
축구 경기 관람하시나? 무얼 그리 뚫어지게 보고 있는지. 이 날 한강시민공원을 찾은 시민은 대략 5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잔디는 물론, 성한 인도까지 모두 흙바닥으로 만들어 해가 사라지지 않았던 오후 7시까지 먼지를 눈으로 확인하며 걸어야 했다.
꽃밭도 조성돼 있었다. 그 덕분에 사람이 다녀야 할 길은 폭 3미터에 불과한 '골목'이 되고 말았다. 죄없는 의경들이 길을 막아 짜증이 나긴 했지만, 불꽃쇼에 희망을 건 시민들의 발걸음은 힘겨워 보이지 않았다.
불꽃쇼 시작 3분전. 아쉽게도 디지틀카메라의 배터리가 방전돼 더 이상 촬영할 수 없었음에 땅을 쳤다. 그 멋지고, 놀랍고, 아름다웠던... 그 불꽃쇼를 담을 수 없다니.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해 보는 수 밖에. 태어나 처음으로 본 불꽃도 많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추억 거리가 될 것이다.

단독취재(2002년 6월 9일)
[현장리포트] - 세계불꽃축제 현장에서(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