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한국인 소비지출의 절반은 '신용카드'로

[ okGGM 일반기사 ] 
한국인 소비지출의 절반은 '신용카드'로
결제 승인 시간 '1초'… 세계 최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신용카드. 그러나, 국내 신용카드 이용액은 세계 5위 수준이며 카드 사용액 증감 추이는 세계 최고를 달린다고 한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액의 목돈을 위해 신용카드로 대출을 받는 사람도 있다. 일상 생활에서 이제는 없어선 안될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신용카드. 미래에는 이러한 신용카드 등 전자화폐의 발전으로 더 이상 현금을 지니고 다니지 않을 것만 같다.


☞ 신용카드 이용액과 가맹점의 전산화 'NO.1'


중국은 지난 3월말 은행들의 해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금자동인출기(ATM)의 네트워크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중국의 100여개 도시에 있는 은행들이 서로 연계하는 시스템으로 올해 말까지 설치하고, 중국 신용카드 업체들의 결제시스템을 근간으로 하여 개발돼 오는 2005년까지 완전한 네트워크 망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 시스템을 상해에서 이미 공개했으며 중국 정부와 은행은 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 16억5000만위원(1억99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도 손쉽게 중국 은행에 예치된 자금을 인출해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하나면 이제 세계 어느 곳에서나 결제와 예금인출이 가능하게 됐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개발도상국들 사이에도 너나 할 것 없이 제3의 화폐인 전자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한민국의 신용카드 사용과 발급, 사용률은 어떠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신용카드 전문 조사지인 닐슨리포트는 최근 지난 2000년 한국의 신용카드 이용액을 발표한 바 있는데, 한국인은 신용카드로 지난해 총 1272억달러를 사용해 미국(1조2335억달러), 영국(2679억달러), 프랑스(1697억달러), 중국(1567억달러)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뒤를 이은 국가는 일본, 카나다, 브라질, 스페인, 호주 등이 올랐지만, 1999년 대비 이용액 증가률을 살펴보면 149%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닐슨리포트의 설명이다.


국내 신용카드 업계에서도 우리나라 신용카드 이용규모는 세계 3위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신용카드 이용액은 2000년에 비해 거의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나 총 이용액이 230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신용카드업계는 2001년의 이용액 증가율도 정부의 신용카드 장려책에 힘입어 2000년과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결제 시스템도 신용카드의 사용액과 맞물려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가맹점에서 전자방식으로 거래승인이 이뤄지는 곳은 세계적으로 한국이 유일하다. 외국에서는 대형매장을 제외하면 가맹점의 매출 전표를 은행에 직접 접수해야 입금이 이뤄진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전자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해 거래 후 3일 정도면 돈이 자동으로 입금되며, 승인이 이뤄지는 시간은 불과 1∼1.5초 수준으로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한, 훔치거나 위조한 카드의 부정사용을 적발해 내는 조기경보시스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자주 사용하는 가맹점, 지역, 시간대, 구매금액 등을 분석해 부정 사용하게 돼도 해당 가맹점으로 바로 연락이 취해진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를 두고 "신용카드 사용 확대에 따른 소비 증가가 한국의 경기회복에 기여했다"며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인프라 구축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민간부문에서 사용한 소비지출의 55.2%가 카드로 결제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백만원을 사용할 때 55만원 정도는 카드를 사용했다는 얘기다.


닐슨리포트는 "미국의 카드결제비율은 23.8%며, 호주, 카나다, 뉴질랜드, 일본 등도 5∼17%에 불과하다"며 "개인수표, 직불카드 등 지역별 차이는 있지만 한국이 카드 선진국임을 나타내는 확실한 수치"라고 평가했다.


☞ IC칩 이용한 스마트 카드… 아시아 최초 다기능 전자화폐 개발


이러한 신용카드 사용의 폭발적인 증가는 전자화폐의 기술 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표준에 맞는 다기능 전자화폐가 국내 기술로는 처음으로 아시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IC카드 연구조합과 비씨카드는 지난 1월 카드와 단말기 결제 시스템 등 국제표준형 전자화폐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다. 이는 산업자원부의 중기거점 기술개발사업의 하나로 이뤄져 민·관이 110억원을 투입하고 (주)효성과 한양대 전자부품연구원 등 18개 기관이 참여해 이뤄진 성과다.


이 시스템은 기존 전자화폐와는 달리 국제표준 규격에 맞춘 것이어서 비자 등 해외 신용카드 및 전자화폐와 호환이 잘 되는 데다 다양한 기능의 추가와 삭제가 용이한 개방형 구조를 갖고 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교통카드와 직불카드 등 다양한 대금결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이 전자화폐는 월드컵 기간 중 시범 서비스할 예정이며 2005년에는 4000억달러의 거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용카드가 진보하면서 전자화폐 기술이 급진전하고 있다. 기존 MS(마그네틱 스트라이프) 카드를 대신해 IC(집적회로)칩이 부착된 '칩카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IC칩 신용카드는 전자화폐와 교통카드, 신분증 등의 기능도 갖고 있어 이른바 '스마트카드'로 불리기도 한다. 휴대폰이 급속도로 발전했듯이 스마트카드도 향후 2∼3년 내에 일반화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한, 마그네틱 카드가 10만원 안팎의 장비만 있으면 위조가 가능해 문제가 많았지만, IC칩 카드는 위조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설계돼 있다.


세계 카드 시장의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오는 2006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카드를 모두 IC칩 카드로 바꿀 계획에 있다.


국내에선 몬덱스코리아와 비자캐시, A캐시, K캐시, 마이비 등 5개사가 전자화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몬덱스와 마이비, 마스터카드는 지난해부터 국민카드와 함께 몬덱스 전자화폐가 실린 신용카드 '트레이트 패스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전자화폐는 IC칩에 일정한 돈의 가치를 암호화해 적립한 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카드로 소액결제용으로 주로 사용한다. 한국은행은 오는 2005년에는 현금결제시장의 22%이상을 전자화폐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미래의 결제 시스템은 '휴대폰'… IC칩 내장


신용카드 결제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스마트 카드가 확산됨에 따라, 한걸음 더 나아간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무선 결제 시스템 기술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국내 최대 의류업체인 파크랜드는 지난 2월 부산에서 하렉스인포텍과 업무 제휴 조인식을 갖고 3월 1일부터 파크랜드 전국 347개 매장에서 휴대폰으로 결제를 받기 시작했다. 적외선 통신을 이용한 휴대폰 신용카드 지불서비스는 휴대폰에 각종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한 뒤 버튼을 누르면 대금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이는 카드 결제 시스템에 비해 매우 간편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사용이 가능해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KTF도 최근 기존의 휴대폰 결제 시스템인 '엔페이 매직'을 확대해 최고 50만원까지 구매가 가능한 휴대폰 직불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업체와 제휴해 휴대폰 번호로 일반 상품 구매를 가능케 하겠다는 것. 이는 기존 소액결제 시스템처럼 휴대폰 요금에 합산 청구되는 대신 사용자가 등록한 은행통장에서 자동이체 시키는 직불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회사 관계자는 "휴대폰이 기존에는 소액 결제만 가능했으나 이 시스템 도입으로 휴대폰으로도 최고 50만원까지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대형 온라인 쇼핑몰 등 100여개 업체와 시스템 도입을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신용카드를 대체할 새로운 결제 시스템의 출현은 고객의 보안을 유지시켜 안전하고 보다 신뢰성 높은 고객에게 구매력을 돋워 준다는 의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카드사들은 변화하는 소비행태에 부응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 시험에 나서고 있다. 휴대폰 결제의 핵심은 휴대폰을 지불 수단으로 한다는 것이다.


LG카드는 가장 발빠른 대응을 보이며 지난해 말부터 휴대폰을 이용한 '페이웰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고객이 휴대폰으로 LG카드의 서버 컴퓨터에 접속해 가맹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 승인을 요청하는 결제 시스템이다.


이러한 모바일 결제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먼저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카드사와 통신사업자들은 이 과정에서 서로 힘겨루기를 벌이며 '전쟁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카드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준비중에 있다.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는 모바일 결제는 첫째, 카드사 서버에 카드 회원의 정보를 입력해 두고 소비자가 휴대폰으로 서버에 접속해 결제하는 방식. '모바일 월렛'이라고 불린다. LG가 선보이고 있는 페이웰서비스가 이 경우에 해당한다. 노키아도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가 내장된 모바일 월렛용 휴대폰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에 있다. 이 방식은 MS방식의 신용카드에서도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두 번째는 IC칩이 장착된 스마트 카드를 휴대폰에 집어넣고 결제하는 방식이다. 휴대폰에 카드가 들어가는 긴 홈을 만든다고 해서 '슬롯방식'이라 불리기도 한다. 유럽에선 이같은 방식이 이미 실현됐다. 한국에서도 SK텔레텍이 슬롯 단말기를 시범 생산했으며 올 상반기 중으로 상용화할 전망이다. 현재 상용화된 KTF멤버스카드나 모네타 카드가 이 경우에 속한다.


세 번째는 신용카드에 장착된 IC칩을 아예 휴대폰 속에 내장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신용카드의 실물은 없어지게 되며 내장되는 칩에는 신용카드 정보뿐만 아니라 휴대폰의 고유정보도 내장돼 해외에서도 국내처럼 휴대폰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로밍서비스도 가능해 진다. 핀란드와 스웨덴에서는 이같은 방식이 이미 실현됐으며, 업계에서는 이를 '원칩 페이먼트'라 부르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이 확대되면 그동안 신용카드 정보 유출로 인해 이용을 꺼렸던 많은 이용자들도 안심하고 온라인 쇼핑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이며, 컨텐츠 등의 소액결제에 휴대폰을 이용하던 구매자들이 휴대폰 번호 하나로 결제 방식을 일원화할 수 있어 온오프라인 구매가 훨씬 간편해질 전망이다.


실제 각종 컨텐츠 제공업자들과 온라인 업체들은 이같은 움직임을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글로벌화된 기술 표준 '절실'… 잇따른 특허 분쟁도


그러나, 이러한 전자화폐의 결제 시스템이 편리하고 안전성이 확보된다 해도 현재로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가 전자 결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이에 대한 기술 개발을 위해 선진국이 주축이 돼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으나 각 국가마다 풍토에 맞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화된 세계적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간의 거래에서도 결제시스템 선택에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전자결제 표준화 동향을 파악해 인터넷 등 개방형 네트워크 및 인증기관 등과 같은 전자결제 수단의 핵심적인 하부구조가 될 부분에 대한 기술적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때 전자결제 수단에 의한 결제가 기존 환경과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을 새롭게 정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스템 장애와 제도적 장애가 발생할 경우 전자결제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이해관계에서 그 원인 관계의 규명, 명확한 책임 분담에 대해 기존의 법과 제도는 해결하기가 곤란하다. 이런 분쟁해결을 위한 네트워크 책임론과 같은 새로운 법제도 정비가 시급한 것이다.


실제 휴대폰 결제 서비스 특허에 따른 관련 업체간 법적 분쟁이 표면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9년 12월 특허를 출원해 2001년 10월 국내 최초로 휴대폰 결제 특허를 획득한 인포허브는 다른 휴대폰 결제 업체에게 서비스 중단 및 저작권료 지불을 요구하는 통지서를 보내고 컨텐츠 제공업체(CP)들에게 독점적인 영업 관계를 요구하는 E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해 다날·모빌리언스·엠차지정보기술 등 관련 업체들이 '무효 심판' 등을 고려하며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인포허브 측은 "이번에 ARS인증을 이용한 휴대폰 결제·이동통신단말기를 이용한 자금 이체 및 송금 등 25개 항목에 걸친 방대한 내용의 특허를 획득한 만큼 혹시라도 특허권 행사 과정에서 귀사가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충분한 사전 공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날 등 반발업체들은 "인포허브의 특허는 '결제 수단으로 휴대폰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것으로 독창적인 기술이라기 보다 판단 기준이 모호한 포괄적인 개념에 대한 특허"라고 맞서고 있다.


이러한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상거래를 할 때 거래 당사자들의 프라이버시보호측면을 두고 보면 전자서명 및 전자인증과 관련해 안전성과 신뢰성은 전자 문서의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운영상 안전장치를 강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디지틀 서명은 기존의 서명이나 기명날인 보다 보안성에서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평가되고 있으며 선진각국과 여러기관에서도 안전성과 그 효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전자서명도 시스템 상에서 행해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전문적인 해커들에게 정보가 항상 누출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밖에도 비용문제면에서 발행처의 경영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자상거래일 경우, 이러한 비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발행처가 연합해 공동 관리기구 조성에 따른 이중 투자를 방지하는 것과 전자화폐의 이용확대에 의해 현행 통화 시스템에 관계되는 사회 비용의 절감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자결제수단의 편의성을 위해 한 장의 카드로 이용자의 기호와 상품 가격 등에 따라 수시로 결제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카드의 기억량을 증대시켜 상거래를 할 수 있는 보다 편리한 시스템 구축도 생각해 볼 일이다.


월간 비즈니스저널 게재(2002년 5월)
[기획특집] - 전자결제의 모든 것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