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사후관리 체제로 전환해야
업체들 “철지난 제품 내놓는 격” 볼멘 소리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지난 1월 18일 부천상공회의소에서 대한화장품공업협회와 함께 기능성화장품 심사서류 작성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날 참석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못미더운 눈치를 보냈다. 기능성 심사에서 노출된 많은 문제점들 차례로 살펴본다.
☞ 기능성 화장품 심사의 문제점
업계가 갖는 기능성 화장품 심사에 가장 큰 불만은 역시 정부의 사전관리 체제라는 점이다. 정부가 왜 책임을 도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발언은 이제 새롭지 않을 만큼 귀에 녹록해 지고 있다. 제품의 잘잘못을 따지려 제조물 책임법이 도입되는 마당에 기능성 화장품의 사전 심사는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유행에 민감한 화장품의 제품 특성상 심사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지적할 만 하다. 현대 경영 체제는 마케팅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시장 분석이 철저해야 살아남는 법. 특히, 시기를 잘 타야 하는 화장품은 그런 의미에서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심사기간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대개 두달 가까이 되는(현재 20% 가량 감소 진행 중) 심사 기간은 ‘여름 다 지나고 자외선 제품 내놓는 격’이 된다는 분석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할까. 근원적으로 따지자면 시장에 비례하지 못하는 정부의 관리 인원 책정도 한 몫하고 있다. 식약청 전체 인원의 0.1%도 되지 않는 화장품 담당인원이 국내외 300여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체의 기능성 화장품 심사 서류를 감당하고 있다. 제대로 된 화장품 전담 부서도 없이 의약품 안전과에 2∼3명이 더부사리 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의약외품과에 7∼8명의 연구원이 있지만 이 들도 화장품 전담 인력은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여개의 기능성 심사 서류가 쏟아지지만, 이를 관리하고 처리하는 데 필요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호전되지 않는 상황이 악순환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사실 자외선을 제외하면 미백이나 주름개선 효과는 화장품의 기본 효능이라 할 수 있다”라며 “이를 기능성으로 분류해 정부의 사전 심사에 의지하는 국내 심사 제도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망 및 미래
업체들에게 기능성 화장품의 문제점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대개 같은 대답이 나온다. 심사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대답을 들고 식약청을 찾으면 그들도 나름대로의 변을 내놓는다. “기능성 화장품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자료만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한다.
기능성 화장품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원흉’으로 보고있는 업체들의 반응 또한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대한화장품공업협회에 접수된 업체들의 애로사항 및 개선점은 이런 이유에서인지 ‘무관심’으로 일관해 전체 회원사 중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견 접수율을 보인 바 있다.
서로의 이견을 좁히기 위해 식약청은 민원설명회 개최, 화장품 안전성 관리 사업 실시 등의 활동을 펼치며 노력하고 있다. 업체들도 식약청의 민원설명회에서 들은 지적대로 심사 자료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러한 상황에서 행정 처분이 과도하고 감시가 엄격해 기술 발전에 과감히 도전하기 힘들다는 심정도 털어놓았다. 현재 수입 브랜드의 점유율은 높아져 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국내에만 머물러 세계 경쟁이 되겠냐는 볼멘 소리다.
A화장품은 이에 대해 “내년 7월부터 제조물 책임법이 시행되면 화장품법에서 기능성 화장품 관련 법안은 유명무실해 질 것”이라며 시안을 넓혀 언급했다.
제조물 책임법은 상당 기간 진통 끝에 내년 시행될 국내 최초의 제조물에 대한 제조 회사 책임 법안으로 각 산업별로 현재 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제조물 책임법과 관련해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제조물(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사후 관리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며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당연히 퇴출되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능성 화장품 출시 1년. 현재 나타나는 많은 문제점들은 어찌보면 통과의례인지도 모른다. 기능성 화장품은 시대적 전략 산업으로 평가받으며 정부의 폭넓은 지원을 얻고 있으며, 생명공학과 맞물려 점차 소비자 인식도 변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래의 화장품 시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전망되는 기능성 열기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 코스메틱 게재(2002년 3월)
[기획특집] - 기능성 화장품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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