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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CT(Culture Tech) 산업의 현황(2)-한국 1% 점유… '우물 안 개구리' 탈피

[ okGGM 일반기사 ] 
CT(Culture Tech) 산업의 현황(2)
한국 1% 점유… '우물 안 개구리' 탈피 급선무

 
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과학기술 연구개발 분야에 35조원을 투입키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13조원이 IT, BT, NT, ST, ET, CT 등 6개 차세대 전략기술에 집중 지원될 전망이다. 시대 조류를 타고 최근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테크놀로지 산업은 각 기업들로 하여금 정부의 지원과 맞물려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번 호에서는 부가가치 산업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은 게임, 영화, 캐릭터 산업 등 창의적 아이템과 저자본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어 21세기 주력 산업으로 꼽히고 있는 분야다.


☞ 한국 1% 점유… '우물 안 개구리' 탈피 급선무


◎영화산업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의 평균제작비는 33억원, 이중 마케팅 비용은 평균 9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평균 1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영화를 만들던 지난 90년대 초만 해도 마케팅비용은 1억원선이었다. 2001년은 국내 영화 산업의 최대 부흥기였다. 지난해 영화관람객은 총 8,200만명을 넘어서 연 27.4%의 성장을 거뒀다. 그런데,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4천만명이 한국 영화를 관람했다. 무려 79.3%의 성장세를 나타낸 것. 이러한 괄목할 만한 성장은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을 높여 49.5%(2001년 12월 21일 영화진흥회 발표)를 기록하게 만들었다.


외국 영화 관람객은 지난해말까지 4,159만명으로 약 0.8%감소해 시장 점유율이 50.5%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 영화의 흥행수입도 102% 늘어난 2,444억원을 기록한 반면, 외국영화흥행수입은 10.9% 증가한 2,495억원으로 집계됐다.


 바야흐로 한국은 미국 헐리우드 영화를 제외하고 자국 영화 시장 점유율을 세계 최고로 올려놓은 것이다. 세계 최강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 한국영화의 수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말까지 집계된 바에 의하면, 영화 '친구'가 일본 등 12개국에 총 264만달러의 수출액을 올린 것을 비롯해, '조폭마누라' 128만달러, '무사' 86만달러, '은행나무침대' 30만달러, '번지점프를하다' 22만달러 등 총 수출액은 800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약 성사단계에 있는 작품들이 많아 올초까지 잠정 1천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판권계약도 늘어나는 추세다. '조폭마누라'는 헐리우드 인기스타인 카메론디아즈가 주연을 맡아 리메이크될 예정에 있는데 판권만 1백만달러 이상을 받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달라먀 놀자'도 헐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와 현재 리메이크 판권 계약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줄줄이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빅히트를 친 영화들이 헐리우드를 상대로 판권 계약을 맺는 등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영화 산업이 부흥기를 맞으면서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올해부터 2006년까지 영상 산업에 모두 440억원의 자금을 투자키로 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센터벤처타운내에 40억원을 들여 '부산영상벤처센터'를 설립키로 했으며 영화 캐릭터 사업과 각종 영화관련 수익 사업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또한 옛 부산무역전시관에 총 43억원을 들여 세운 '영화촬영스튜디오'에 추가로 중소형 스튜디오를 건립해 연중 가동되는 실내 촬영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부산시에 이어 전주시와 서울시도 영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전주영상위원회도 촬영지원을 아끼지 않아 최근 개봉한 '이것이 법이다'의 촬영협조와 이미지 쇄신에 만전을 기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2일 발기인대회를 가지고 영화뿐 아니라, TV, CF 등 각종 영상물의 로케이션 촬영을 유치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지역의 이미지를 개선시킨 계획이다.


이러한 영화 산업의 부흥의 요인으로는 영화상영관의 대형화(멀티플렉스화), 주5일 근무제 도입으로 인한 1인당 영화관람 횟수 증가, 관람료 인상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영화 전문가들은 "영화 산업은 2003년까지 연 20%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화 한편에 대한 투자는 투기일 수 있으나 여러 작품에 투자하는 신탁 상품 등에 대한 간접 투자는 더 이상 투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향후 2년간 시네마서비스가 제작하는 영화 20여편에 한해 1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이른바 '하나시네마 투자신탁'이라는 신탁상품을 선보였다. 앞으로 개인별로 2천에서 5천만원 규모로 투자가 가능한 이 신탁은 원금을 보장하고 투자된 시네마서비스의 흥행성적에 따라 최소 0.5%∼19%까지 이자율이 보장된다.


프랑스 르몽드지에서 "일본 영화산업이 한국에 이끌려 갈 만큼" 한국의 영화산업은 날로 번성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예대 강한섭 교수는 한 일간지 기고를 통해 한국 영화의 부흥에 부정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한국영화의 팽창은 이상징후이며 거품에 불과하다"며 "지난해 한국영화 산업의 수익률은 -29.3%로 흥행작 몇 편에 수익이 몰려있다"고 비평했다.


 2000년부터 3년간 1천500억원의 국고가 영화진흥기금으로 영화계에 유입돼 영화제작에 붐을 일으켰으나, 이러한 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충고다. 또한 홍콩영화의 쇠퇴에서 보듯이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성의없이 급조하면 관객들이 결국 외면하게 돼 영화계 몰락은 다시 올 수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박도 만만찮다. 이런 갑론을박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의 점유율은 날로 높아만 가고 있다. 한국영화가 사실상 시장 절반을 차지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임에 틀림없다. 이는 CT 산업에 대해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조타수를 붙여야 하는지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 같아 보인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우수한 인력과 풍부한 자본, 정책적 뒷받침, 기술력 등이 어우러진 결과지만 시장의 90%이상을 30여편의 큰 영화가 독식하는 데 문제가 있다"며 "영화의 다양성을 위해 저예산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에 대한 세제혜택 등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릭터산업


지난해 11월 한국 애니메이션 업체인 시네픽스가 만든 '큐빅스'는 미국 만화방송 시청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전역에 방송된 첫 국산 애니메이션인 '큐빅스'는 방영 첫회부터 시청률 2위에 올랐는데, 부동의 1위를 놓치지 않던 포켓몬스터를 제치고 드디어 정상에 오른 것이다.


시네픽스는 미국 공중파 방송사인 키즈워너브라더스에 편당 12만 달러씩 26편을 총 312만 달러에 방영권을 넘겼다. 이를 발판삼아 현재 일본 방영권도 협상 중이다.


이런 애니메이션과 함께, 최근 한국산 캐릭터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기공룡 둘리에 지나지 않던 캐릭터 산업에 지난 2000년 초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마시마로(엽기토끼)'와 최근 '뿌까(중국요리집 막내딸)', '홀맨(눈사람)', '우비소녀' 등 토종 캐릭터들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것.


헐리우드의 영화 캐릭터와 일본 만화 캐릭터에 맥을 못추던 국산 캐릭터들이 분발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나라에 초고속 인터넷과 이동전화를 이용하는 무선 인터넷 인구가 늘면서 이를 토대로 한 국산 캐릭터들이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마시마로와 졸라맨 등은 인터넷 플래시 기술을 이용해 젊은층에 급속도로 번져나간 캐릭터로 고정관념을 벗어난 아이템과 창의력으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토종캐릭터가 인기를 끌면서 캐릭터 업체들이 직접 만화영화를 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완구업체인 손오공은 TV만화영화인 '탑블레이드' 제작 금액의 30%인 20억원을 투자하며 대성공을 거둔바 있다. 손오공이 제작 및 판매한 탑블레이드 팽이는 한 달여만에 100만개가 팔려나가 엄청난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99년 베스트 인물'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기 캐릭터들은 미국와 일본이 주름잡고 있다. 포켓몬스터는 영화 개봉 첫날 1천만 달러를 기록해 이전 애니메이션 부문 최고 기록 영화였던 '라이온킹'의 640만달러를 훨씬 앞질렀다.


이런 기록은 영화 하나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포켓몬스터가 TV만화 영화에 그치지 않고 비디오, 게임, 캐릭터 상품 등 미국에서만 연간 10억 달러가 판매된다는데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선진국들은 애니메이션을 캐릭터 판매를 위한 일종의 광고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큰 인기를 누리는 애니메이션은 해당 판권보다 캐릭터 라이선싱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캐릭터 산업이 애니메이션보다 약 20배 가량 크다고 평가한다.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된 바 없지만, 한국캐릭터협회가 지난 2000년 조사한 '캐릭터 산업 육성시책 마련을 위한 국내 산업 조사 및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말 기준으로 최소 1조에서 2조원대를 웃돌 것이라고 추정했다. 불법복제까지 포함하면 시장은 훨씬 커진다.


또한, 지난 99년 출간된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의 '캐릭터산업육성방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시장 점유율은 월트디즈니가 40∼50%, 워너 등 국외 캐릭터가 15∼18%, 일본 캐릭터가 25%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독자 캐릭터는 아직 10∼15%에 불과한 형편인 셈이다.


 120조원에 이르는 세계 캐릭터 시장을 공략키 위해서 우리는 연관 업체들과 효율적인 네트워킹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관련 업체의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네트워킹 구축은 기대하기 어렵다.


캐릭터 비즈니스는 어떠한 사업보다도 체계적인 사전 계획 및 과학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캐릭터 비즈니스 관련 업체들의 종업원수가 10여명 내외인 소자본 기업이라는 현 상황은 매우 암담할 뿐이다. 체계적 마케팅 전개나 전략 수립은 먼 나라 얘기인 것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양준경 디자인컨벤션팀장은 이에 대해 "벤치마킹이나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해 기준을 삼을 수 있는 비즈니스 데이터, 연구보고서, 비즈니스 사례 연구 자료들의 확보가 쉽지도 않고, 이런 군소 업체들의 마케팅을 지원할 국가기관이나 컨설팅 업체가 존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고 아쉬워했다.


☞ 캐릭터 라이선싱 독점계약 - 로열티는 보통 순판매액의 5∼15% 선에서 결정


캐릭터란 '사람이나 사물의 외형상의 특징뿐만 아니라 이름, 성격, 행동, 목소리 등 다른 것과 구별되는 개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고객흡인력을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캐릭터는 보통 모양(시각), 이름(어문), 목소리(청각), 성격 등으로 구성되는데 시각적인 것은 저작권으로, 이름과 목소리, 성격 등은 특별한 재산권의 일종으로 보호된다.


그림과 이름을 상표로 출원해 상표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에 대해 의장등록을 하면의장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상표권, 의장권은 특허청에 출원을 해 등록을 해야만 법적인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캐릭터의 권리자(이하 '라이선서'라고 한다)가 캐릭터를 상품화하고자 하면 자신이 직접 상품을 개발. 생산. 판매할 수도 있지만 보다 전문적인 업체에 이를 맡기려고 할 때에는 캐릭터 라이선싱 계약을 맺어야 한다. 캐릭터 라이선싱 계약에서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상대방(이하 '라이선시'라 한다)에게 사용을 허락할 권리의 범위다.


구체적으로 '지역, 허용하는 제품류, 허여기간, 독점적으로 사용허락을 할 것인지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한다. 만일 특정 지역에 독점권을 줄 경우에는 라이센시에게 최소판매량을 보장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좋다. 라이선서는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라이선시에게 견본품을 보내게 해 이를 검수해야 한다. 기술개발, 홍보, 가격정책 등에 대해서도 라이선서가 개입할 수 있는 조항을 두는 것이 좋다.


로열티는 보통 경상 로열티(running royalty)로 하는데, 대개 순판매액의 5∼15% 정도로 한다. 라이선시를 잘 모를 때에는 로열티를 선불로 받기도 한다. 계약 종료시 재고처리를 위해 보통 2∼3개월의 재고소진기간을 둔다.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제품에 특별한 표지를 붙여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해 두는 것이 좋다. 라이선시나 제3자에게 제품개발을 맡길 경우에는 개발된 제품의 저작권이 라이센서에게 귀속된다는 점도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한편 라이선시와 구별되는 것으로 에이전트가 있다. 에이전트는 라이센서에게 라이선시를 소개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라이선시를 통해 서재(再)라이선스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재라이센스 계약의 내용에 대해서 라이선서가 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놓을 필요가 있다.


월간 비즈니스저널 게재(2002년 2월)
[기획특집] - CT 산업의 현황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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