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올 623억원 투입한 대구시 '밀라노 프로젝트'
대형 마트 등 유통시장의 급격한 변화 한 몫
FT(Fashion Technology)은 일정한 기간동안 유행하는 특정한 스타일의 생활문화상품을 기획, 제조, 유통, 소비하는 전반적인 산업활동을 모두 지칭하는 말이다. 의류제품을 모태로 의식주 전체로 확산되어 의류, 잡화, 장신구, 향수, 화장품, 미용용품, 주거용품, 자동차, 건축,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잡은 FT산업. 시대의 흐름과 유행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FT산업의 국내외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
☞ 시대의 유행과 흐름을 창조하는 FT산업
작년 연말에 패션업계에는 때아닌 팬터지 패션이 유행했다. 영화‘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반지의 제왕’이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패션가에서도 이를 소재로 한 팬터지 패션이 유행했다. 시스루, 러플 등 하늘하늘하고 속이 비치는 소재로 여성스러운 분위기의 요정패션과 신비롭고 미래지향적인 문양 등이 들어간 전사패션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의 의상이 곧 유행패션 됐다.
또한 TV 드라마나 쇼프로에 등장하는 연예인의 의상과 스타일이 패션을 선도하던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김남주 8부바지, 이승연 머리끈, 이영애 귀걸이 등 누가 어디서하고 나왔다 하면 곧바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새로운 유행이 되어버린다.
이렇듯 FT산업은 시대의 흐름을 창조하고 유통시켜 소비자가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의류뿐만 아니라 잡화, 미용, 생활용품, 문화용품 등을 포괄한다. FT산업의 주요활동은 브랜드경영, 유행상품기획, 새로운 시장개발, 파생상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구매력이 높은 중상류층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행과 디자인이 반영된 독특한 소비상품을 제공한다. FT산업의 이윤창출요인은 상품기획력, 디자인력, 브랜드인지도, 유통가치 등의 부가가치로 가격특성 또한 중고가, 최고가 위주로 가격에 따른 수요탄력성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 확대되고 세분화되고 있는 세계 FT산업 시장
전세계 패션의류 및 잡화상품 시장규모의 지속적 증가로 FT산업 시장은 1992년 2,500억달러였던 것이 2000년 5,000억 달러로 늘어났다. 한편 FT산업의 세분화가 이루어져 기존 디자인 분야 및 소비상품에 패션개념 부가되어 의류에서 잡화, 향수, 미용, 생활용품 등으로 확산패션상품의 범위가 생활산업 분야로 확산됐다.
또한 새로운 틈새시장의 등장으로 청소년용품, 노년층용품, 캐릭터용품, 오버사이즈(over-size)용품과 관련한 FT산업이 발전하고 있다. 커다란 특징으로 세계시장 통합 가속화로 하나의 시장으로 형성되어가고 있으며 내수와 수출시장의 양극화 진전되어 고가 명품브랜드 혹은 중저가 실용품 중 양자택일해야 하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고 스페인, 터키, 멕시코, 브라질, 홍콩 등 FT산업 후발 국가간의 경쟁 치열해지고 있다.
생활양식 변화로 정장이 아닌 캐주얼웨어, 레져, 스포츠웨어의 수요 증대 및 해당시장 규모 확대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패션산업의 지식정보화 경향으로 FT산업 양상이 변화되어 제조기능 중심에서 서비스기능 중심으로 이행되고 있다. 패션상품이 의류에서 문화, 레저, 서비스 상품으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고 신소재 공학, 감성공학, 유행정보분석, 홍보마케팅 등의 지식이 FT산업에 접목되고 있다.
☞ 국내 FT산업시장에 놓고 벌이는 외국 FT기업들의 경쟁
FT산업 주도국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패션의 중심지 이태리와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들로 이들 국가들은 패션산업이 지닌 고부가가치사업이라는 점에서 정부차원에서 막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시장에 대한 외국 패션업계들의 거센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패션의류, 화장품 등 세계 고급소비재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되면서 거대패션그룹이 국내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1조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고급소비재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LVMH, 리치몬트, 구치 그룹 등은 한국 법인을 그룹차원으로 확대하는 등 새로운 경영전략을 속속 내놓고 있다. 또한 각사의 주력브랜드인 루이비통, 구치, 까르띠에 이외에도 본사가 갖고있는 여러 개의 패션브랜드를 국내에 진출시켜 한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이 거대패션기업들이 그룹화 하면서 기존 국내 수입 업체에 맡겨왔던 자사계열 브랜드가 직영체제로 속속 전환되고 있다.
리치몬트 그룹은 당초 롯데상사에서 판매 대행키로 했던 보석브랜드 '반클리프&아펠'의 국내 영업에 직접 나설 방침이다. 또 LVMH그룹은 지난해 웨어펀인터내셔날로부터 크리스찬 라크르와를 다시 찾아왔으며, 대성의 이브생로랑도 구찌그룹에 다시 왔다. 유로통상이 전개해온 버버리도 조만간 유로측과 버버리그룹이 합작법인을 설립해 직진출할 예정으로 이들 거대 패션그룹들의 국내 FT산업 향방이 귀추가 주목된다.
☞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FT산업의 현황
국내 FT산업은 70년대 태동기를 거쳐 80년와 90년대 지속적인 성장을 지나 현재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FT산업의 중추인 의류산업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IMF 이후 크게 성장해 작년 국내의류시장 규모는 총 14조3천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5.7% 성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2년은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미국의 대테러전쟁 등으로 상반기에 일시적인 하락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월드컵개최 이후 경기진작을 통한 소비추세 회복이 조심스럽게 전망되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대내외적인 경기 불안정에 따른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와 근무복 자유화, 주 5일 근무의 확산에 따라 정장이 감소하는 대신에 편안함과 활동성을 중시하는 캐주얼 의류가 소비가 늘고 월드컵에 대한 기대로 스포츠 캐주얼 시장이 다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FT산업의 경영방식은 브랜드 경영, 효율성 위주로 점차 정착되어 가고 있는 반면 대형 할인점, 전문점, 홈쇼핑,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유통업체의 출현으로 유통시장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IMF이후 FT산업은 내수지향에서 자체 브랜드 수출지향으로 전환해 해외브랜드인수, 다국적화 등으로 글로벌 패션비즈니스를 시도하고 있다. 2002년 S/S에만 벌써 60여개의 신규브랜드가 생겨나는 등 여성복과 골프, 유아동복 등의 런칭이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
☞ 통합적인 전략부재가 국내 FT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
국내 FT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FT산업육성을 위한 통합적인 전략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섬유, 디자인, 문화, 연예 등 개별적으로 분열되어 있고 국가 또는 도시의 패션 이미지 열세로 우리 상품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 고부가가치 수출에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한국패션' 관점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정책 부족으로 세계적인 브랜드 및 디자이너 배출 요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패션가치 창출이라는 지식산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과 더불어 패션산업을 사치조장 및 비산업적 시각으로 폄하하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시장분석, 홍보마케팅, 무역지식 등 제품판매에 필요한 마케팅 정보의 국가차원에서의 패션분야 마케팅 정보와 다국적 할인점, 홈쇼핑, 무점포유통, 전자상거래 등 신유통 및 뉴미디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필요하다.
☞ 2003년까지 6800억원을 지원하는 대구시 밀라노 프로젝트
국내외적으로 치열해고 있는 FT산업의 경쟁상황 속에서 정부가 FT산업육성을 위해 지원하고 밀라노 프로젝트의 성공여부에 대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사업착수 4년째를 맞는 밀라노프로젝트에는 17개 사업들 중 신제품개발센터와 염색디자인실용화센터·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섬유종합전시장 등 4개 사업은 이미 지난해까지 건물과 시설이 완공돼 사업이 종료됐다.
올해는 밀라노프로젝트에 총 6백23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섬유제품의 고급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신제품개발센터 설치에 40억원, 염색디자인실용화센터 설치에 40억원, 섬유정보지원센터에 25억이 투입될 예정이다. 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사업보조에 40억원,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사업보조에도 50억원이 지원돼 직물업계와 염색업계의 기술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연구사업들이 본격화된다. 이밖에 비수기 때 덤핑 수출을 막기 위해 직물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하기 위한 직물비축협동화사업에도 모두 1백억원이 지원되며 사업비 3천7억원이 소요될 밀라노 프로젝트의 핵심사업패션인 어패럴밸리 조성사업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3월에 막을 올리는 제1회 '프리뷰 인 대구(Preview In Dae gu)’박람회 또한 대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밀라노프로젝트의 중의 하나다. 주최측인 대구패션센터는 이 박람회를 통해 대구를 이탈리아의 밀라노처럼 세계적인 패션도시로 육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주최측은 건강을 중시하고 여가를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 다양한 기능성과 차별성을 지닌 고기능·고감도 소재인 고급 교직물, 신합섬, 후가공을 한 기능성 소재와 팬시 소재를 전시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바탕 위에 가격과 품질 양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기능의 시제품을 전시해 구매력있는 세계 각국 바이어를 대거 유치할 계획 중에 있다.
☞ 밀라노프로젝트란?
정부가 대구섬유업계를 부흥시키기 위해 지난 99년부터 2003년까지 68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구를 이탈리아의 첨단패션도시 밀라노같이 세계적인 섬유·패션도시로 만들겠다는 프로젝트. 대구는 한국 섬유산업의 중심지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합성섬유의 생산기지지만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제품의 차별화 및 고부가가치화 미흡, 섬유시장에 대한 마케팅 전략 부재, 대기업의 하청생산구조, 디자인관련 사업기반 취약, 공급과잉으로 인한 과당경쟁 심화 등이 지적되어왔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아시아의 섬유중심지로 가꾸자는 것이 바로 '밀라노 프로젝트'의 입안 동기다. 내용은 한마디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 섬유산업의 구조를 재조정하는 것으로 저가의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에서 고가 시장을 겨냥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의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바꾸어 나간다는 것이다.
#본 기사는 okGGM의 객원기자이며 월간 레이디경향 기자인 비안리(Vian Lee)님께서 올려주셨습니다.
월간 비즈니스저널 게재(2002년 3월)
[기획특집] - FT 산업의 현황과 분석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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