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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21세기는 바이오 시대 '지는 IT 뜨는 BT'

[ okGGM 일반기사 ] 
21세기는 바이오 시대 '지는 IT 뜨는 BT'
 

바이오테크놀러지(biotechnology). 생물체의 유용한 특성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 공업적 공정, 공업적 규모로 이루어지는 생화학적 공정. 생물공학 또는 생명공학이라고도 한다. 지난 2월 10일 미국은 인간 게놈 해석의 99%를 완성했다고 발표했다. 혈액 한방울, 머리카락 한가닥만 있어도 개개인에게 어떤 질병이 걸릴 것이며 위험한지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도 "미래의 산업은 BT와 IT로 요약된다"라고 말했다. 이미 MS를 비롯해 컴팩, IBM, HP, 인텔 등 세계적 IT 기업들이 BT에 손을 대고 있다.


☞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BT 공생 관계'


 지난해 6월 26일 6개국 국제공동연구팀인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의 1차 발표에 이어 올 2월 10일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셀레라 제노믹스는 인간 게놈 해석이 99%이상 완성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로 1990년대부터 바이오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점쳐온 많은 사람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대대적인 언론 보도에서처럼 미래의 산업을 뒤흔들어놓을 BT 산업의 근원이 되는 인간 게놈 해석은 왜 필요한 것일까. 왜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유전자 해석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유전자 기능 해석 결과를 놓고 특허를 따내면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인간을 매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BT에서는 기존의 기술을 다듬어 제품을 만드는 굴뚝 산업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기초 기술을 스스로 개발하는 것이 바로 BT 산업의 기본이며 핵심이다. 기초 기술 개발은 BT 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에서 바이오 벤처기업에 막대한 연구 자금이 투입되는 데도 발길을 돌리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벤처기업은 규모는 작지만 특정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에 몰두 할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며 벤처기업에 연구비를 투자, 낮은 비용으로 큰 목적을 거둘 계획을 세운다. 한국의 어느 바이오 벤처 관계자는 BT 산업에 대해 "뛰어난 아이디어와 젊은 혈기가 만나 창고에서 만들어지는 IT 벤처와는 달리 BT 벤처는 연구소와 인력, 축적된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바이오 산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민간 부문의 효율성과 공공 부문의 도덕성이 빚어낸 하나의 의무 사항으로 여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미국에서 열린 SBR 심포지엄에서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를 이끌고 있는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도 "IT와 BT의 융합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우리의 미래"라며 운을 뗀 뒤, "산더미처럼 쏟아질 데이터 처리와 30년 후 대부분의 질병이 정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위해서라도 효율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특허권 분쟁 등 BT 산업 시장 '뜨겁다'


BT는 분자생물학을 기초로 하는 산업으로 지난 1953년 왓슨과 클릭이 DNA 2중 나선형 구조의 모델을 발표한 이후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1985년 효소를 이용하여 유전자를 증폭하는 시스템인 PCR(polymerase Chain Reaction)기술이 개발되면서 BT의 산업화는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2000년 인간 게놈이 밝혀지면서 유전자 구조 해석의 1단계가 약 50년만에 완성됐다.


인간 게놈 해석은 실로 인간사의 한 획을 그을 만한 일로 기록될 만 하다. 그래서인지 많은 문제점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은 HGP와 셀레라사의 인간 게놈 해독 우선권 전쟁으로 야기될 문제에 대해 데이터를 무료로 공개한다는 것에 동의함으로써 문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해 버렸다.


32억개의 염기수 및 초파리보다 2배정도 많은 26,000∼40,000개정도 밖에 안되는 인간의 유전자수에 인류 미래 산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놈 지도를 기초로 유전자 기능을 분석하여 게놈을 응용하는 것이 21세기를 주도할 생명공학 산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BT 산업은 농업과 관련된 사업을 시작으로, 의약 및 시약, 화학, 분석기기 관련 사업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2월 휴먼제놈 사이언스사는 에이즈 유전자에 대해 특허를 받았으며, 그 특허의 실시권을 일본의 다케다 약품에 제공했다. 이 밖에도 암젠, 제넨텍, 바이오젠 등에서도 이미 신약 개발에 성공했으며, 표면에 발표되지 않은 각종 연구 개발이 세계 각국에서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인간 게놈 염기 배열 해독과 관련된 대표적 사업으로는 게놈 해독과 정보, 게놈 특허 판매 비즈니스가 있으며 유전자 해석과 관련한 포스트 게놈 비즈니스로는 DNA해석 장치의 개발과 DNA 해석 소프트의 개발 등이 있다. 또한 유전자 치료와 관련해서는 DNA칩 개발, 유전자 검사 및 진단 시약 개발, 게놈 신약 개발 등을 들 수 있다.


미래의 바이오 시장을 100조 달러로 추정하는 전문가들은 "BT 산업은 IT 산업처럼 순간적이 아이디어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기초 과학 분야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오랜 연구로 얻어진 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진다"고 말한다.


사실상 BT는 충분한 연구비와 좋은 연구 환경, 우수한 인재를 기동력 잇게 모으는 것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 2010년까지 10조 투입 ... 세계로 눈돌리는 한국의 BT


미국 클린턴 前대통령이 인간 게놈 정보를 공개키로 했다는 소식은 뒤늦게 BT 산업에 뛰어든 한국에게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나라의 바이오 기술은 선진국을 100으로 볼 때 약 60% 정도라고 한다. 10년 정도 뒤떨어져 있는 기술력의 극복을 위해 정부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지난 9월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은 200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미래의 원천 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BT를 비롯해, IT, NT, ET, CT 등 5T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양대학교는 벤처기업이 밀집한 안산에 국내 처음으로 바이오칩생산지원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산자부에서 70억원, 안산테크노파크 20억원, 13개 기업에서 3억원을 출자해 총 120억원의 자금으로 마련될 '마이크로바이오칩 생산지원센터사업'은 칩 제작용 설비와 장비를 구축해 산학연에서 공동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벤처기업이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고가의 장비를 갖춰야 하는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산업은행도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5T 산업과 부품, 소재 산업 등 4개 분야에 중점 투자해 지식 산업 기반을 확대하고 산업과 지역간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내용의 설명회를 지난 9월 개최한 바 있다. 또한 서울대학교는 BT 분야의 연구와 교육을 위해 사상 두 번째로 인문계와 이공계를 네트워크화 했다. 부산대학교도 지난 8월 나노 기술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의 연구소인 미국 나노바이오테크놀러지센터와 연계한 '한국나노바이오테크놀러지센터'를 유치해 개소식을 가졌다.


이 밖에도 정부는 기초의과학 전공자를 BT 분야의 핵심 인력으로 흡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기초 의학 기술 연구자에게는 병역 특례 혜택도 부여키로 했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 경제는 고부가가치 지식 산업 위주로 바뀌고 있고,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대부분 분야에서 우리 나라를 급격히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략 수립이 불가피 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5T 산업에 대한 예산 증가율도 연평균 22%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현재 250여개의 BT 벤처기업도 2010년까지 1,20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세계 시장 규모가 2003년에 740억 달러, 2013년에 2,10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통계를 의식한 탓일까. 정부 시책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인류가 게놈 연구를 시작한 것은 불과 15년여밖에 되지 않았다. 4만개도 안되는 인간 유전자 중 그 기능이 밝혀진 것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또한 엄청난 특허 전쟁과 특정 기업의 독점을 막기 위한 행정, 사법적 대응도 미비한 상태다.


이렇듯 '포스트 게놈 시대'에는 각종 단밸질의 유전자 기능을 규명하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즉 단밸질 유전체학과 단백질의 3차원적 구조를 밝히는 '프로테움 프로젝트'가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과 인종간의 유전자 정보를 비교하는 비교유전체학도 유전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예방책을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최고의 슈퍼컴퓨터도 곧 사장되어 100만배 빠른 DNA 컴퓨터가 개발될 것이며, 혈액이나 DNA 샘플만 있으면 개인의 질병 발생 위험도를 정확히 측정해 이상 유전자를 찾아낼 DNA 칩도 급속히 발전할 것이다. 이러한 생활의 혁명이자, 제 4물결이라고 불리는 BT 산업. 개인의 유전자 특성에 따라 약물이나 치료 방법 등을 달리하는 '맞춤 의학' 등이 탄생하며 엄청난 산업의 변화를 가져올 BT 산업에 대해 인류의 미래를 점치는 것이 섣부른 판단일까?


미국과 일본의 바이오 비교  구분 일본 미국
바이오 벤처 기업 150개 1500개
바이오 관련 정부 예산  5조6,000억원  20조8,000억원 
프로젝트 계획 활동  관 중심
기자재 부족
인맥 중심  전문위원회 설립
효율적 인재 등용
강력한 권한 부여 
미생물 보유수  8,000주  71,000주 


☞ 게놈(유전체)이란 무엇인가?


게놈(Genome)은 생물의 생로병사와 관련된 생명 현상의 유전 정보 전체를 의미하는 말로 '유전 정보의 전달자'인 유전자(gene)와 '유전자를 담는 그릇'인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다.


사람의 핵속에는 모두 2n=46개의 염색체가 들어있고 이 염색체속에는 가늘고 긴 DNA가 2중 나선으로 꼬여서 차곡차곡 쌓여있다. DNA는 4종류의 염기 G(구아닌), C(시토닌), T(티민), A(아데닌)로 구성돼 있으며, 32억개의 염기로 구성된 DNA 염기 서열이 유전 정보를 나타낸다. 이렇듯 세포의 염색체 안에 있는 DNA 유전 정보의 총체를 게놈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32억개의 DNA 염기 중 실제로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기능이 있는 부분을 유전자(gene)라고 한다. 사람의 46개 염색체 안에는 이전의 10만개로 추정했던 것과는 달리, 26,000∼40,000개 정도의 유전자가 들어 있다고 밝혀졌다.


인간 게놈 지도의 완성이란 말은 곧 복잡한 게놈 구조를 구성하는 32억개의 염기쌍들의 배열 순서를 모두 알아내 인간이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편 생명윤리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일부 학자들은 게놈프로젝트의 수행으로 인하여 인명경시풍조가 확산될 것을 예견하여 반대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에는 현재 한국인체유전자연구회(Human Genome Research Association of Korea)라는 단체가 설립되어 있다.

 

 

월간 비즈니스 저널 게재(2001년 11월)
[기획특집] - BT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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