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실업자 100만명 시대 개막 - "누가 일 좀 시켜줘요!!"
실업자 100만명. IMF 시대를 벗어났다 하여 또 샴페인을 터뜨렸나. 아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을 두고 왈가왈부 하는 사람들이 많을 지 모르나, 현 정부에 질책만 가할 일이 아니다. 경제 효과나 사회 간접 자본에 의한 투자 등은 짧게는 20여년 길게는 100여년만에 나타나는 장기 플랜이기 때문이다.
☞ 지금의 경제난... 20여년전 過誤일 듯
박정희 대통령 시절,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지도에 큰 흠집을 냈다. 이름하여 경부고속도로. 60, 70년대 유년 시절 누구나 겪었을 테지만 먹을 것 없고 입을 것 없었던 시절, 막대한 돈을 들여 공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정부주도의 성장모델로 초기의 시행착오를 거쳐 60년대 중반 수출주도형 전략과 결합되면서 개발국가의 기적과 한계를 모두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출주도형. 원자재와 자원 부족이란 말은 초등학교 때부터 질리도록 들었던 역사 및 지리 교과목에 단골 메뉴로 나오는 말이다. 그러니 박대통령은 어찌 했겠는가. 눈을 세계로 돌린 것. 그렇다고 '세계 경영' 같은 일을 벌이진 않았다. 빚내가면서 까지 하진 않은 것.
현재도 박대통령의 업적을 두고 왈가왈부 한다. 그러나 긍정적 평가는 일단 인정해야 한다. 과감한 결단력이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가 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을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으로 옮겨가면서 얻은 시행착오를 반성하지 않고 그대로 다음 정권으로 넘겼다. 아니 넘기게 됐다. 어쩔 수 없이. 그 결과, 현재의 실업자 양산으로 이어진 것은 아닐는지.
☞ 14개월째 실업자 김모씨 인터뷰
실업자 재수, 삼수란 신조어를 양산시키며 해마다 수 십만명의 대졸 실업자와 고졸 실업자를 벽돌 찍듯이 토해내는 대한민국. 숨쉬기도 힘들겠지만, 어찌 됐든 현장에 있는 그들을 만나고 싶어진다. 그들의 심경 고백! 들어보자.
현재 실업자 된 지는 얼마나 됐나.
- 14개월째다.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 당신 내 마음 아는지 모르겠지만, 고통을 얘기하자면 너무 길다. 짧게 끝내고 싶다.
왜 실업자 대열에 합류하게 됐나.
- 당신 웃기는 소리 하지마라. 내가 합류하고 싶어 합류했나? 나? 실력 만만치 않다. 대학 나왔고, 영어 토익 600점 넘는다. 남들 다 따는 자격증도 1∼2개 있고. 그런데도 이 사회에는 고학력 인력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
주위에 실업자가 또 있는가.
- 우리 아버지 작년에 명예 퇴직 하시고, 집에서 노신다. 지금은 어머니가 소일거리 하시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외아들이라 책임이 막중하다.
입사원서는 얼만큼 제출해 봤나.
- 수도 없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한곳도 합격하지 못했나.
- 아니다. 몇 곳 오라는 데는 있었다. 하지만, 가보면 외판원 취급하는 데... 화가 났다. 물론, 업무를 영업부터 배워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인턴제도로 인한 노사간의 갈등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말단이라 말은 못하지만, 불만들이 대단하다. 노동법에 3개월로 명시된 인턴제도? 웃기지 마라. 1년 되는 곳도 있다. 월급의 70%를 지급할 수 있다는 달콤한 말에 업주들은 1년 동안 부리다가 짜른다. 우린 할 말 없다.
그런 업주에 대한 사법 처리는 안됐는가.
- 사법 처리? 당신은 자꾸 웃기는 소리만 한다. 법이 앞설 것 같은가. 주먹이 앞설 것 같은가. 우리 나라의 교육 제도부터 시작해서 어디 한 군데 쓸모 있는 구석이 있다던가. 인간 냄새나는 곳은 시장 바닥 밖에 없다. 여차하면 시장에서 벽돌이라도 나를 예정이다.
현재 나이가 궁금하다
- 밝힐 수 없다. 이 글을 읽는 업주가 나이 제한으로 서류 전형에서 짜를 지 모른다. IMF 때 잠깐 나이제한을 풀었지만, 입사되는 사원이 몇이나 됐겠는가. 나이가 원수다. 그래서 요즘 친구 생일 파티때 케익도 안 자른다.
눈을 좀 낮춰보는 건 어떤가.
- 눈. 그거 미묘한 문제다. S대 나온 사람이 월 60만원 받으며 주 50시간씩 일할 수 있을까. 힘들다. 그렇다고 내가 S대를 나온 건 아니지만, 현실을 직시하자고 채찍질 한다.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월 평균 임금이 166만원대로 나타났다. 그 임금은 아마도 전체 노동자의 10%도 안되는 임원들의 월급을 나머지 90% 말단 직원들이 까먹은 금액일 것이다.
현재 심경은.
- 죽고 싶다. 하지만, 부모님 얼굴을 뵈니 죽지 못하겠다. 살아야 한다면서도 답답해서 도저히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어찌 하면 좋은가. 내 삶을. 내 인생을.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 그래도 희망을 갖고 열심히 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언젠가는 내 적성에 맞는 직업이 나타날 것이라 믿고 내 자신 개발에도 소홀하지 않을 것이다.
☞ 2001년 1월 실업률 4.6%... 100만명 넘어서
말을 끝내며 일어서는 뒷모습이 어찌나 처량하던지, 신파극에 나오는 그것과 흡사해 보였다.
통계청이 지난 2월 20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실업자는 98만2천명으로 한달새 8만9천명 증가했다. 1월 중 실업률도 4.6%로 지난해 12월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오는 올 2월은 더욱 높아져 102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답답한 노릇이다. 일하고 싶고 돈도 벌어 멋지게 살고픈 사람들의 희망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취업대란. 이리저리 휘말리며 거리를 방황할 그들에게 과연 대안은 없는 것인지! 희망의 목소리가 듣고 싶은 시점이다.
Inpeople.TV 게재(2001년 3월)
[가상인터뷰] - 실업자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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