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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한글에서 인터넷까지... 차세대 워드 '워디안' 출시

한글에서 인터넷까지... 차세대 워드 '워디안' 출시

 
     몇해 전 국내에 IMF 한파가 몰아칠 때 애국심에 호소하며 부도를 막아낸 기업이 있었다. 세계적으로 MS 워드의 강력한 힘을 막아낸 나라가 흔치 않은 점으로 미뤄볼 때, '한글과 컴퓨터'는 당시 해외토픽 감이었다. 8·15 특별판 단돈 1만원으로 MS의 독과점을 막아 낸 것이다.


☞ 창립 10주년... 시장 점유율 76%


 그런 그들이 국민들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한글 97 기능강화판'의 업그레이드 판격인 '워디안'을 지난 10월 9일 출시했다. (주)한글과 컴퓨터(대표 전하진; 이하 한글)도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해 이래저래 '워디안' 출시가 기념비적 사업이 됐다.


다소 출시가 늦어졌지만 올 12월까지 마무리 작업이 끝나면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워드 프로세서로써 자리 매김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컴의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그렇지만 해외에 설문을 의뢰한 결과, 국내 워드 프로세서 마킷쉐어에서 76%이상 차지해 더 이상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한글'은 국민적 소프트웨어다.


1989년 한글 1.0이 나온 지 10여년 만에 출시된 워디안은 21세를 이끌어 갈 차세대 워드 프로세서로써 여러모로 장점을 많이 지녔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듈화를 통한 가장 가볍고 빠른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자유로운 다국어 동시 입출력  및 다양한 문서 호환, 막강한 편집 기능으로 신문 편집까지 가능한 인쇄 출판이 가능하며 다른 응용 프로그램을 통합 연동시켜 사용할 수 있다"


한컴의 마케팅 실장 채재은씨의 말이다. 가장 한국적인 작업 환경을 마련해 놓은 탓일까. 한글은 컴퓨터의 기본인 워드 부분에서만은 국내 최고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치 않은 한컴은 지난해 10월 9일 인터넷 시대에 걸맞게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인터넷만 연결되면 어디서든 워드프로세서를 사용 할 수 있는 인터넷 오피스 웨어 '넷피스 한글'을 열었다.


 그동안 넷피스(www.netffice.com)에서 제공하는 워드 기능을 한차원 높여 빠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개발한 것.


☞ 인터넷으로 눈 돌려... 99년 넷피스 오픈


그럼, 넷피스에 대해 몇가지 살펴보자. 넷피스는 우선 한컴의 21세기 주력 사업이 될 것 같다. 한글의 400만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오픈한 넷피스의 회원은 현재 50만(유료 회원 5,000명)을 넘어섰다.


넷피스는 한마디로 '인터넷 오피스'다. UMS, 오피스웨어, 핌즈(스케줄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최고의 비즈니스 포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또, 기술력을 인정받는 ASP 사업의 대표주자로 성장하고 있는 넷피스는 국내는 물론 서비스 솔루션의 해외 수출 계획도 갖고 있다고.


수익모델도 확실하다. 이미 유료화 작업을 마친 넷피스는 연 25,000원의 사용료를 받고 사이버 폴더 100MB, 이메일 서비스(POP3), UMS 리얼번호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글 워디안의 출시로 더욱 인터넷과 소프트웨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컴은 이 밖에 널리 알려진 '하늘 사랑 인수'와 '네티앙 분사' 등 나름대로의 구조조정을 통해 98년의 악몽을 떨쳐버리려고 애쓰고 있다.


 현재 한글 워디안이 70만 카피 이상 판매되며 호조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 좋은 소식이 한컴에게 들려왔다. 바로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워드 프로세서 수출 계약을 맺은 것. 2003년까지 50만 카피 이상을 일본에 수출하게 된 것은 한컴만이 아닌 '한국의 쾌거'였다.


일본내의 한국 열풍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일본 한복판에서 '한글97 강화판'을 만난다면 얼마나 흐뭇할까. 일본뿐만이 아니다. 중국에는 이미 '문걸'이라는 이름의 번들로 제공 중에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전하진 사장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58년생인 그는 드림위즈의 이찬진씨와 89년부터 동고동락했다. 그런 그를 만나려고 했으나 현재 컴덱스 참관 때문에 만날 수는 없었다.


☞ 일체의 종이 서류가 없는 전자 결제 시스템


그의 경영 마인드는 '지식 경제'라고 한다. 일체의 종이를 이용한 서류를 없애 모든 결제 시스템이 컴퓨터 안에서 이뤄진다. "소프트웨어 회사이다보니 그만한 프로그램 짜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는 게 채실장의 설명. 모든 문서를 공유하며 자신의 문서들을 '회의록'에 저장하면 직원 누구라도 들어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각종 판공비, 경비 등을 게시판에 올려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했다는 것도 직원들에게는 매우 만족스런 점이 된다. 이런 마인드로 한컴은 한창 어려웠던 지난 98년 IMF 당시 한글 815 특별판이 약 70만 카피를 팔며 40억원을 벌었다. 정신적으로 무척 도움이 된 당시 일은 현재에도 회자되고 있다고.


 지난해 불법 복제 단속 때문인지 지난해에는 매출이 더 뛰었다. 98년보다 2배 정도가 상승된 약 3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 이 중 한컴은 30여명과 함께 100억원 정도를 워디안 개발에 투자했다고 하니,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듯 하다.


내년 1월 강남구청 근처의 신사옥으로 이전한다는 한컴은 현재 테헤란 밸리 끝자락에서 한국을 세계 최대의 MS와 경쟁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한국내의 MS워드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것만 봐도 한컴의 노력은 애국심의 발로인 셈이다.


그러나 채실장은 달리 말한다. "누군가가 한컴을 MS의 경쟁자로 치켜세우기도 하는데, 우리가 MS와 경쟁할 순 없는 일이다. MS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해 나가는 게 한컴의 바램이다"


☞ "디지틀 강국 확신"


한국은 요즘 벤처 열풍이 잠들기 시작하며 벤처 거품이 빠진다고 야단이다. 이에 대해 전하진 사장은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아직 성급한 판단이다. 현재 인터넷 기업이 수익을 못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산업 구조의 디지틀화가 이뤄지는 날까지 기다리는 준비단계에 있는 것이다. 한국은 분명 디지틀의 중심이 될 것이다."


이에 한컴의 준비 작업도 만만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중심으로 인터넷까지 섭렵하겠다는 게 야심찬 21세기 한컴의 청사진이다. 소프트 웨어의 노하우를 살려 '한글에서 인터넷까지'라는 슬로건아래 언제 어디서나 사이버 상에서 사무처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


 "현재 부분적으로 서비스하는 분야도 있지만, 앞으로 2년여 동안 연구 개발 등 준비 단계를 더 거치면 될 것 같다"고 채실장은 말한다.


평균 20대 후반의 젊은이들이 200여명 근무하고 있는 한글과 컴퓨터. 지난 10여년간 컴퓨터 보급과 함께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그들의 한컴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이제 한국인이면 누구나 '워디안'이 될 것 같다. '워드'와 '인디안'의 합성어로 그 의미는 '워드를 사랑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란 의미이므로.


천리안 웹진 천리안월드 게재(2000년 11월)
[닷컴탐방] - (주)한글과 컴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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