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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기능성 화장품1]업계 사활건 한판 승부 '황금알 낳는 거위'로

[ okGGM 일반기사 ] 
관련법 시행 10개월... 잡음 끊이지 않아
업계 사활건 한판 승부 '황금알 낳는 거위'로

 
     '황금알 낳는 거위'로 여겨지며 업체는 기능성 화장품에 사활을 걸고 연구 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또 정부는 정부대로 원료 첨가 제한을 두며 경직된 태도로 심사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기능성 화장품은 99개 항목으로 확대되며, 업체들은 정부의 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탄생한 기능성 화장품. 이에 대한 분석 기사를 기획 특집으로 묶어 4회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


☞ 지난해 7월 화장품법 규정 고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제조된 의약품과 화장품 등에 대한 허위 과대 광고와 표시 기재 내용에 대해 집중 감시를 실시했다. 지난달 24일 식약청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약사법 및 화장품법을 위반한 혐의로 203개 의약품,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소를 적발해 116개 업소는 고발, 31개 업소는 광고 업무정지 등 행정 처분했다.


태평양의 '아이오페레티놀2500인센티브', 피어리스 '엑시몬 필링클렌징크림', LG화학 '이자녹스화이트포커스' 등 업체들도 판매정지 1개월, 광고정지 3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식약청이 밝힌 "의약품과 화장품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로 소비자가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하고자 한다"는 말처럼 광고 매체를 통해 허위 과대광고를 일삼는 기능성 화장품 광고에 대한 행정처분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단속해 나갈 뜻을 명확히 했다.


이렇듯 기능성 화장품은 지난해 7월 화장품법이 개정 고시된 이래, 업계에서는 '황금알 낳는 거위'로 여겨지며 무수히 많은 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연구 및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존의 화장품에 대한 반목과 불신을 배제한 채 기능성 화장품이 '최고'인 양 대세를 몰고 가는 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식약청은 지난해 7월 21일 기능성 화장품의 안전성·유효성 심사와 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원료의 규격 및 안전성 심사업무에 적정을 기하기 위해 '기능성 화장품 등의 심사에 관한 규정'을 고시했다.(제2000-33호)


제4장 17조 부칙3항으로 구성된 규정 고시는 화장품에 대한 정의와 함께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적정 원칙'을 적용한 것이어서 많은 화제를 뿌렸었다. 핵심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기능성 화장품은 안전성·유효성 또는 기능을 입증하는 자료와 기준 및 시험방법에 관한 자료 등을 심사시 제출토록 했다. 또 신원료의 규격 및 안전성 심사를 위해 제출해야 할 자료는 신원료의 규격 검토에 관한 자료, 안전성에 관한 자료 등으로 규정했다.(4조)


이러한 심사 규정은 지난해 12월 11일, 올 3월 12일 등 2회에 걸쳐 개정되며 점차 완화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 정부의 행정편의주의적 태도·업계의 무조건적 만능주의 문제


그러나, 이런 규정이외에도 현실적으로 문제가 공공연히 드러나고 있다. 안정림 대한화장품공업협회 전무이사는 "외국에 비해 화장품에 대한 범위가 너무 협소하다"며 "더욱 많은 제품들이 기능성 화장품으로 지정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식약청의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경직된 심사태도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심상치 않아 보인다. '법대로 하겠다'는 식약청의 행정편의주의적 규정도 문제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무조건적으로 몰두하는 업계의 태도도 문제시되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 하나를 놓고 서로 줄다리기하고 있는 인상이다. 업계조차도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의 대체적 목소리는 "식약청이 지나친 규제로 인해 업계가 시간적,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는다"고 말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업계의 만능주의는 제살 깍아먹기"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현재 수십억원씩 개발비를 투자해 연구 개발 중인 기능성 화장품은 줄잡아 수 백개. 이는 지난달 19일 식약청이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한 태평양의 '헤라화이트프로그램'과 LG 화장품의 '이자녹스링클디클라인'이 시판된 이후 불붙기 시작한 것이다.


LG 화장품의 '이자녹스링클디클라인'은 99년 11월 첫 출시된 이후 능률협회 월드 베스트상(개발력부문) 수상 등 각종 상을 휩쓸며 시장에 나와 지난해 11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매출고를 올려줬다. 원료 함량에 대한 연구 제한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돌출 되는 가운데서도 특허청에 신고한 기능성 화장품 출원수는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난 9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최근 5년동안 국내외 10개 업체의 특허출원 건수는 399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로레알 화장품은 8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LG 화장품이 79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 규정 다소 완화... 확고한 자리매김 해야


이러한 특허 출원 건수에 맞물려 식약청의 승인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27일 태평양, LG화장품, 제일제당, 한국화장품 등은 주름개선과 미백, SPF 기능성 화장품 15개를 잇달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식약청으로부터 승인 받은 기능성 화장품은 39개 품목으로 늘게 됐다.


 이와는 별도로 수입화장품 회사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자료 미비를 이유로 심사에서 누락되는 것.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말한다.


국내 업체와 달리 실험실 등이 떨어져 있고 발빠르게 대응할 능력이 거의 없는 수입 화장품 업체들은 "자국내 기능성 화장품 규정이 없고 전 세계를 상대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한국 사정만을 고려해 실험을 하거나 자료를 별도로 갖출 수 없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지금으로선 작성 가능한 자료는 제출하고 가능하지 않은 자료는 식약청을 설득해 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듯 기능성 화장품은 여러모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새로운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업체와 다소 완화된 태도를 보이는 정부와의 줄다리기는 이제 새로운 화두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또한 업체들은 화장품법 제정 당시 협회 약사제도 위원장으로서 기능성 화장품 도입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안정림 대한화장품공업협회 전무이사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한 사람에 의해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겠지만, 하루빨리 기능성 화장품에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분석했으면 한다. 또 업체들이 겪고 있는 애로점을 정부가 다각도로 수렴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제품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주간 코스메틱 신문 게재(2001년 5월 21일자)
[기획특집 시리즈] - 기능성 화장품 무엇이 문제인가? [1] 기능성 화장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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