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GGM 일반기사 ]
"누구나 쉽게 탈 수 있습니다" - 인라인스케이트 동호회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스케이트를 타고 얼음판에서 뒹굴었다. 하얀 날이 서려있는 스케이트가 발전해 나온 것이 바퀴 달린 스케이트다. 얼음판이 아닌 땅위에서 손쉽게 탈 수 있는 롤러스케이트는 청소년들에게 큰 각광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요즘 '인라인스케이트'의 열풍으로 또다시 스케이트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 올 2월 설립... 회원 800여명 육박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롤러 블레이드'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제조하는 미국 회사명이다. 이는 '초코파이'나 '대일밴드' 처럼 스케이트계의 고유명사가 됐으나 인라인스케이트라 부르는 것이 옳다. 천리안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는 일반인들이 쉽게 지나치기 쉬운 이런 부분에서부터 바로잡아 나가고 있다. 올 2월 25일 설립돼 회원이 벌써 800여명이다. 시삽 박혜원(23)양은 "단지 스케이트가 좋아서 만들었다"라는 간단한 설명이 설립 동기다.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는 남녀비율이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각종 모임을 갖게 되면 자연스레 '재미'가 있기 마련.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월 1회 정기모임을 갖으면서 실력이 수준급에 도달한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현재 국내 유일의 인라인 스케이트 프로팀이 있는데 부시삽을 맡고 있는 박상준(22)군이 SBS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각종 경기 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매우 화려하다. 일개 취미가 직업으로 변한 형태로 그의 실력은 '신기'에 가깝다고.
월 1회 정모 말고도 인라인 동호회는 전국 모임을 타 동호회처럼 연 2회 내지는 연 1회 개최하지 않는다. 신생 동호회라 그럴까. 두 달에 한번 전국 모임을 갖는데 그 참가 인원도 대단하다고. 그저 스케이트 타는 것이 좋아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을 불러모으는데, 지난 2월 경주를 시작으로 5월 대구, 7월 부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트를 신었다.
서울은 자동차가 많아 스케이트를 신고 '로드(스케이트를 신고 도로를 활주하는 것)'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지방은 사정이 다르다.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한적한 교외국도를 달리는 맛은 오로지 그들만이 알 것이다.
그러나 지방에서 매번 모임을 개최할 수 없어 두달에 한번 모임을 갖는 것으로 만족하며, 수도권에 거주하는 회원들은 월 1회 정도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만난다. 시삽이 일러주는 가장 쉬운 로드 코스는 '올림픽 공원 - 고수부지 - 여의도'라고. 자동차 전용도로인 88도로는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고수부지의 '자전거 도로'를 이용한다.
☞ '욕' 들어가며 질주하는 '로드' 재미
30대를 훌쩍 넘어버린 아저씨 아줌마들도 자녀들과 함께 로드를 펼치는 장면은 회원들이 가장 흐뭇해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항상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힘껏 달리고 있노라면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스케이트를 벗어야 할 때도 있다.
"모임에 나올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사람들이 스케이트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아 가방에 신발을 넣고 다녀야 할 때가 있어요. 가끔 할아버지들께서 '위험하니 벗으라'고 말하면 벗어야죠. 또 자동차 운전하시는 분들이 '욕'을 하며 '비켜라'고 하면 좋았던 기분이 싹 가십니다"
시삽 박혜원양은 "이러한 문제들 말고도 바퀴 베어링이 물이나 모래를 만나면 부식되기 때문에 벗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스케이트를 아예 신발로 생각하고 지하철이나 버스에 오르는 일이 잦은데 연세 높으신 분들이 "여자들이 이런 걸 타느냐"고 훈계할 때는 피할 수 없다고. 그러나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는 건 아니다. 어디서든 탈 수 있는 여건이 아쉬울 따름이다.
실제 국내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여건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도로에서 타게 되면 그것은 불법으로 간주되고 인도에서 타자니 사람들과 부딪히기 일쑤다. "프랑스에서는 매주 금요일 '스케이트 날'이라고 해서 경찰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고 호위한다고 합니다. 무척 부럽지 않을 수 없어요"
사회 체육이 발전하지 못한 국내 여건상 이러한 문제점들이 쉽게 해결되긴 어렵다. 그러나 시에서는 가끔 이들을 위한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오는 29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를 차량 통제로 묶고 인도로 만든다는 전문이 지난달 초 시삽에게 날아들었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퀵보드를 비롯해, 자전거, 유모차 등 바퀴가 달린 것들이면 모두 환영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오후 4시부터 진행되는 '서울 시민의 날' 행사 준비를 위해 요즘 분주하다.
☞ 월 1회 운영진 정기 강의도
동대문에 가면 초보자들도 쉽게 스케이트를 구입해 보호장비만 있으면 바로 탈 수 있다는 인라인 스케이트. 전문가가 아니라면 약 20∼30만원 정도로 가로수를 누비며 도로를 누빌 수 있다. 인라인 동호회에서는 이러한 초보자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월 1회 운영진들이 '강의'를 펼친다. 또 오프모임 때 여러 회원들의 도움으로 반나절만에 시원스럽게 활주할 수 있다고 귀띰.
"훗날 결혼해서 자녀와 함께 로드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히는 시삽 박혜원양 자신도 그러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2월 제주도로 로드를 떠날 계획에 있는 인라인 스케이트 동호회는 현재 운영진 4명이 살림을 꾸려가며 천리안 베스트 동호회 10위에 랭크되기도 한 인기 동호회다. 설립 7개월만에 회원이 800여명을 육박하는 것만 봐도 인라인 스케이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는 듯 하다.
낙엽지는 거리를 스케이트로 활보하며 시원한 바람을 맞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가을에 쉽게 즐길 수 있는 레져 스포츠도 많지만 자녀와 혹인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드물다. 이 때문에 인라인 스케이트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가끔 음식점이나 커피샵에서 쫓겨나도 이들은 스케이트를 사랑한다. 경비와 장소섭외가 끝나는 내년 2월 제주도로 떠나며 이들은 스케이트를 신고 비행기에 오르며 한마디씩 할 지도 모른다.
"하늘에서 타는 기분은 어떨까?"
☞ 인라인 스케이트의 역사 및 발전
1700년 초 여름에 아이스 스케이팅을 즐기고 싶어 했던 네덜란드인들이 나무조각에 실패를 박아서 그들의 신발에 붙여 신고 다녔던 것이 최초 인라인의 모형이다. 1760년 런던의 장비 제조자인 Joseph Merlin이 가장 무도회에 금속 바퀴가 달린 부츠를 신고 참석하면서 인라인의 새로운 모델이 등장했다.
1892년에는 구두바닥에 5개의 바퀴를 단 `Roliro`라 불리운 스케이트를 런던의 John Tyers가 디자인 했으나 그 당시에는 실질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1863년 미국의 James Plimpton이 활용할 수 있는 스케이트를 만드는 방법을 발견했는데 이는 두 쌍의 바퀴를 나란히 둔 4개의 바퀴로 만들어 졌습니다. 이 모델이 현재 4개의 바퀴인 롤러 스케이트의 전신이다.
롤러 스케이트는 회전하며 앞으로, 뒤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졌는데 1884년 볼베아링 바퀴의 발견은 롤러 스케이팅의 발전을 증가시켰다.
1980년 미네아폴리스의 아이스하키 선수였던 Scott와 Brennan Olson 형제가 스포츠 용품점 목록에서 예전의 인라인 스케이트를 발견하고서 이들은 인라인의 크로스 트레이닝의 잠재성을 깨달았다. 그들은 브레이크에 가죽을 붙이고 폴리우레탄 바퀴, 하키 부츠용으로 다시 디자인하였으며 그것으로 얼음 위에서 하듯이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들은 스케이트를 제작, 판매했으며 이것이 롤러 브레이드사를 탄생시키게 되었다.
초기의 스케이트들은 수공 및 재료의 부족으로 대부분 고가였지만, 폴리우레탄 재료가 일반화되면서 비교적 가격이 낮은 제품들을 생산되어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급속하게 늘어났습니다.
그 뒤에 FITNESS, AGGRESSIVE, HOCKEY, RACE, OFF ROAD 용등 다양한 종류의 스케이트도 탄생했다. 현재는 R/B, K2, ROCES, ULTRAWHEELS, BAUR, SALOMON, NIKE, FILA 등 이름있는 메이커 회사들도 인라인 스케이트를 만들고 있다.
인라인 스케이트는 최근 6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스포츠이며 외국에선 이미 오래 전에 정착되어 이미 단순 유희 수준을 넘어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다. 하나의 예로 미국에 있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전문 네트워크인 ESPN사에서 X-GAMES와 같은 세계적 규모의 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아울러 세계의 여러 유명 기업들이 이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인라인 스케이트의 폭발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도 이미 대중화 되어 약 60만명 이상(98년 9월 기준)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으며 그 수가 매년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American Sports Data, Inc) 인라인 스케이터의 90%이상이 35세 미만이며 이미 전세계적으로 스케이트보드, 스노우보드화 함께 Y-세대로 대표되는 신세대층이 가장 좋아하는 대표적인 스포츠이다라고 말한다.
다양한 인라인 스케이트 중에서도 특히, 어그레시브 인라인 스케이트(Aggressive In-line Skate)는 묘기나 기술 중심의 인라인 스케이트로 요즘 젊은이들이 최고로 좋아하는 스포츠 장르로 자리잡았다.
천리안 웹진 천리안월드 게재(2000년 10월)
[동호회소식] - 천리안 인라인스케이트 동호회 (go Inline)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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