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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folio/일반기사[1999~2002]

"자연 속에서 즐기는 대중 스포츠" - 천리안 골프동호회

[ okGGM 일반기사 ] 
 "자연 속에서 즐기는 대중 스포츠" - 천리안 골프동호회

 
     지난 98년 미국 LPGA에서 박세리 선수가 보내 온 승전보는 박찬호 선수에 이은 또 다른 쾌거였다. 국내 스포츠팬들을 TV 앞으로 불러 들이기에 충분한 화젯거리였던 것. 골프에 문외한이던 사람들까지 드라마같은 승부를 보면서 푸른 잔디에 직접 나가고픈 마음이 들도록 유도한 탓인지, 국내 골프 동호회 숫자는 그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아졌다.


☞ 매월 20회 오프 모임 가져


 현재 국내 골프 매니아는 대략 100만 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연간 골프장 내장객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연 850만명에 이른다. 이는 국내 프로야구가 야구장으로 끌어모으고 있는 관람객(600여만명)보다 엄청 많은 숫자다.


국내 4대 통신사를 제외하고서라도 현재 수많은 동호회가 설립되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골프를 즐기고 있다. 박세리와 김미현 선수가 연이어 LPGA에서 신인상을 수상해서 그럴까. 이런 열기에 동참이라도 하듯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해 골프를 대중스포츠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표가 있기 전부터 필드에 나간 골프팬들이 있다. 지난 97년 10월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천리안에서 둥지를 틀어 만든 것이 바로 '골프 동호회(go FIELD)'. 동호회 시삽을 맡고 있는 정헌철(41)씨는 국제 운송업을 하고 있는 중견사업가로 지난해 11월 골프동호회 시삽으로 취임했다.


"한달에 20여회 이상의 오프모임이 있어요.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필드에 나가고픈 사람들끼리 모이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모임들이 많은데 모두 열거하기 힘들 정도예요."


실제 골프동호회에서 개최하는 모임은 전국대회가 5월과 10월, 두 차례 열리며 이벤트성 대회도 연 5회가 넘는다고 한다. 수도권의 10여개 골프장을 이용하며 개최되는 대회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특색을 갖추고 있지만 특히 초보자들을 위한 대회에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귀뜀.


"많은 사람들이 모입니다. 20대부터 70대 노인까지 오시죠. 골프의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우선 자연 속에서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스포츠 중 유일하게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운동이라 초보자들도 많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 대규모 대회도 수 차례 열어


골프의 1홀은 야구장 만하다. 18홀까지의 거리를 생각하면 무척 큰 넓이인 것. 작은 땅덩어리의 나라에서 수많은 골프장이 난립해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매니아들의 생각은 다르다. 숲 속에서 경기를 펼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연과 호흡하게 되고, 공격과 수비가 없는 자신과의 싸움을 필요로 하므로 정과 동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얘기.


"항상 다양한 형태의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부분이 많아 더 매력이 있습니다. 뭐든지 쉬우면 금새 싫증나기 마련이잖아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다는데 가장 큰 매력이 있을 겁니다."


이런 골퍼들의 열기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국내 4대 통신회사가 모여 대회를 열었다. 천리안을 비롯해 하이텔, 유니텔, 네츠고가 참가해 연 2회 대회를 열고 있는데 'SBS배 4사 골프대회'와 'FILA배 골프대회'가 그것이다.
1개 통신사마다 40여명씩 참가해 총 160여명이 경기를 벌이는 이 대회에 천리안은 지난해 3위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해 2위에 올라설 만큼 실력이 늘었다. 경력 6년차인 정헌철 시삽의 수준은 아마추어급을 넘어선 고수에 속하는 핸디8. '핸디'라는 말은 개인의 실력을 급수로 평가하는 말로, 초보는 30에서 시작하며 핸디 1은 아마추어 최고수라고 이해하면 쉽다.


☞ "골프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


매 경기마다 골퍼들은 18홀까지 약 2만보를 걷게 되는데, 이는 14km가 넘는 거리로 골퍼들의 다리는 굵어지기 마련. 박세리와 김미현 선수의 다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희 동호회에선 아마추어를 넘어서려는 프로 지망생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더욱 체력을 강화시키기도 하죠. 그러나 일반인들은 그저 필드에 나가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는 기필코 아마추어임을 강조했다. 부부나 모녀, 부자가 서로 손을 잡고 필드에 서서 자연을 벗삼아 여유롭게 퍼팅하는 기분을 만끽하고 싶을 뿐이다.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단지 골프를 즐기고 싶은 것이다. 그것은 골프 동호회 설립 취지이기도 하다.


현재 천리안 골프동호회는 각종 스포츠 용품업체를 비롯해, 진로 제일화재 등에서 스폰서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일반 통신 동호회라 하기엔 무리가 있을 만큼 대규모의 오프 모임이어서 그런지 광고효과 또한 크다. "일반 동호회의 오프모임이라 하기엔 대회 규모가 매우 큽니다. 일간지에도 기사화되고 있는 실정이니 스폰서가 붙기 마련이죠."


사업가 다운 그의 말처럼 현재 골프동호회는 사람들로 매일 북적인다. 400여개의 글이 매일 올라오고 있는 것. 매월 30여시간을 방문하는 일반회원의 실적이 500위권을 맴돈다고 한다. 그만큼 활동회원수가 많다는 얘기다.


여러 문제점들을 모두 제쳐놓더라도 골프를 즐기는 많은 회원숫자에 비해 사회적 인식은 그리 달갑지 않다는 게 골퍼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골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듯 합니다. 현실적으로 골프를 대중화하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스포츠가 어디 흔합니까. 골프가 고급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벗게될 날이 오겠죠."


그의 수더분한 인상에서 풍겨져 나오는 웃음처럼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자리매김 할 날을 기다려 본다.


천리안 웹진 천리안월드 게재(2000년 7월)
[동호회소식] - 천리안 골프 동호회 (go Field)

- 끝 -